상단영역

본문영역

“혼자서도 잘해요”...장애인자립주택을 가다

“혼자서도 잘해요”...장애인자립주택을 가다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24.03.12 13:4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설에서 나와 직장 다니며 자립 꿈꾸는 발달장애인

 

여주시 홍문동의 한 다세대주택에 살고 있는 김종익 씨(가명. 남. 25)는 아침에 일어나 스스로 아침밥을 챙겨먹고, 버스를 타고 오학동의 일터로 출근한다. 직장에서 일이 끝나면 다시 집으로 돌아와 TV를 보거나 태블릿PC로 인터넷을 검색해 새로운 요리법을 알아보기도 한다.

평범한 청년의 반복되는 일과이지만 김 씨에게 하루하루는 새롭게 배우는 일의 연속이다.

그 이유는 김 씨가 발달장애인으로 올해 1월부터 여주시가 시행하고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에서 운영하는 ‘여주시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김 씨와 함께 살고 있는 전인호 씨(가명. 남. 20)도 김 씨와 같은 발달장애인으로 하이닉스 안에 있는 직장을 다니고 있다.

 

여주시가 운영하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은 김 씨와 전 씨뿐 아니라 여성 세 사람이 각각 2명씩 한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의 도움은 최소로 받으며, 스스로 일상생활을 하는 것으로 당사자들에겐 큰 도전이다.

집에서 생활했던 김 씨나 일곱 살부터 시설에서 생활하던 전 씨는 그동안 가족이나 시설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생활했던 탓에 혼자서 밥을 차려 먹거나 버스 타는 일 조차 처음엔 버겁기만 했다. 하지만, 차근차근 배워 이제는 혼자 시간에 맞춰 일어나 회사까지 출퇴근을 하고, 간단한 요리 몇 가지는 할 수 있다고 한다.

“라면과 참치김치찌게, 계란프라이는 할 줄 안다”는 김 씨는 “인호가 나보다 더 요리를 잘한다”며 동료를 부러워한다.

힘들지만 천천히, 하나씩 혼자서 생활하는 방법을 배워가야 하는 사람들에게 장애인자립생활주택은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김 씨가 다니는 전국 1호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푸르메소셜팜이나 전 씨가 다니는 베이커리업체와 같이 발달장애인의 안정적인 일자리는 장애인자립생활을 위한 사회적 인프라가 있었기에 김 씨와 같은 발달장애인도 자립생활이라는 목표를 향해 도전할 수 있었다.

자립이라는 말이 ‘남에게 예속되거나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일어서는 것’을 뜻하지만, 사실 비장애인도 학교와 지역사회, 인간관계에 의한 지원으로 자립에 이른다는 점에서 볼 때 장애인 자립생활을 위해서도 지역사회의 지원과 관심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장애인의 입장에서 자립생활을 하려는 경우, 우리 사회가 가지고 있는 주거정책은 장애인이 독립적인 생활을 영위하기에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조정오 소장은 “여주시의 장애인자립생활주택이 3채에 불과하지만 여주시가 장애인자립생활에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한 것은 장애인복지정책의 전환점”이라며 “사업을 채택하고 추진해 준 이충우 여주시장과 관계 공무원들의 관심과 지지가 있었기에 사업의 시작이 가능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여주시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 입주한 장애인들을 전담하고 있는 여주시장애인자립생활지원센터 오영진·김향순 사회복지사는 “장애인체험홈은 자립생활을 희망하는 장애인을 대상으로 주거공간 및 자립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자립생활주택은 주택을 중심으로 그동안 체험홈이나 시설에서 자립생활 프로그램의 경험을 토대로 바로 독립을 하기 직전에 거주하는 형태”라며 “우리는 그분들이 생활하는 데 부족한 점들을 지원하면서 도움을 드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즉 사회복지사들이 일상생활의 모니터링은 하되 개입은 최소로 하면서, 장애인이 완전히 혼자서 독립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경험을 쌓는 것을 지원하고 있다.

여주시에서 처음으로 운영되는 장애인자립생활주택에서 만난 김 씨가 아직은 서툴지만, 혼자서 살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은 것에 지역사회의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가 요구되고 있다.

한편 지난 2월 22일 개소식을 가진 여주시 장애인 자립생활주택은 총 3채에 정원 6명 가운데 남성 입주자 2명, 여성 입주자 3명이 단기체험 중이며 추후 자립위원회의 심사결과에 따라 정식 입주계약을 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