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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선택제의 바람직한 방향

고교선택제의 바람직한 방향

  • 기자명 권동수(본사 객원논설위원)
  • 입력 2008.09.08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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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시 교육청이 중학교 2학년생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0학년도부터 서울시내 후기 일반계 고교 선택제 확대 시행에 앞서 현 서울시내 11개 학교군을 31개 학교군으로 확대하는 안을 행정예고 했다. 서울시내 고교 학교군은 1974년 고교 평준화 시행 당시 공동학교군 1개, 일반학교군 5개 등 6개 학교군으로 시작해 1980년대 이른바 `강남 8학군 시절을 거쳐 1998년부터 11개 학교군 체제를 유지해 왔다. 고교선택제 추진은 학생들의 고교 입학시 학교 선택 범위를 넓혀주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30년이 넘은 고교 평준화 정책의 붕괴라는 극단적인 평가를 내리는 교육전문가도 있다. 18일까지 의견 수렴을 거쳐 서울시 교육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최종 결정되겠지만, 2010년부터 고교 신입생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이에 일부 교원단체와 학부모단체의 우려는 고교서열화와 과열 경쟁으로 인한 교육의 황폐화 등 많은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반면 교육의 경쟁력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학력 신장이나 학생들의 학교 선택권을 보장해 주는 측면에서 환영하는 입장도 있다. 고교선택제가 내포하고 있는 관점은 교육평등이라는 근본적 교육 이념 추구보다, 교육 목표의 효율적 달성이라는 가치를 선택하는 문제이다. 물론 학생들의 고교선택이라는 문제가 교육평등을 부정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고교선택제를 주장하는 많은 사람들은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 계발이 하향화되고 있는 교육 현실의 극복이라는 측면에서 고교 경쟁의 도입을 통해 학생들의 능력을 전반적으로 상향화하자는 주장을 제시하고 있다. 그래서 비선호 학교에 교육적 지원을 강화하여 선호학교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여 동반상승효과를 기대하는 지원 중심의 구체적 정책도 설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하면 안 될 내용이 학생들이 선택에서 선호하는 학교와 선호하지 않는 학교가 되는 결과는 대학 입학 실적이라는 결과가 절대적 평가 기준이 된다는 점이다. 우수한 대학에 입학한 학생 수가 고교 서열의 평가 기준이 되면 모든 고등학교는 우수한 대학을 보내기 위한 노력에 사활을 걸 것은 당연하다. 현재 우리 대입 제도가 학력 중심의 기준을 통해 선발하는 편협성 높은 현실에서 모든 고등학교는 학력 향상을 위해 전력을 기울일 것이고 결국 학생들의 교육이 인지적 발달이라는 단편적 교육으로 흘러갈 것이다. 이는 종국에 입시과열, 사교육비 증가라는 부작용과 교육이 추구하는 다양한 전인 교육을 소홀히 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조화로운 인간 발달이라는 교육 본연의 책임을 다하지 못할 수 있다. 물론 고교선택제를 통해 선의의 교육 경쟁을 도입하여 학생들의 개별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여 전체적으로 우수한 실력을 갖추는 것은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유럽의 교육선진국으로 알려진 스웨덴, 핀란드 등 많은 나라들은 오래 전부터 고교선택제를 시행하고 있고, 그를 통해 전세계 최고의 교육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교육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와 교육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유럽처럼 고교의 등급을 다양한 평가기준을 통한 평가라기보다 학습력을 통한 대학입학실적이라는 단편적인 기준으로 평가의 절대성을 부여하는 것은 재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고교선택제가 가지고 있는 제도 본래의 취지를 왜곡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대학입시제도의 다양한 선발 방법을 마련해야 하고,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의 고교선택 기준을 학생의 개인 적성에 따른 잠재력 계발이라는 측면과 연계하는 인식의 전환이 보완되어야 하겠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심각하게 대두되고 있는 교육 양극화 극복을 위한 국가적 책임을 다하는 것도 선행해야 한다.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한 교육 평등을 기저에 두고 우수한 인재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면서 고교선택제를 시행하면 제도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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