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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명 시의원, 제69회 여주시의회 임시회 자유발언

경규명 시의원, 제69회 여주시의회 임시회 자유발언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4.03.06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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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여주시 공직자와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여주시의원 경규명입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본격적인 봄기운이 완연하지만 여주시에 봄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얼어붙은 도시 여주는 수도권의 대표적 낙후지역 가운데 그저 하나일 뿐입니다. 멋지고 아름다운 미래보다 답답하고 밋밋한 현실이 안타까운 지역입니다. 사람들이 오고 또 오고 싶은 도시가 아니라 다시 올 이유를 찾기 어려운 고장입니다.

1966년 인구통계조사가 시작되었을 때 11만이었던 인구는 60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제가 초등학교, 중학교 때 보았던 건물이 아직도 그대로인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고 면 단위로 가면 1960∼1970년대 영화를 찍기 딱 좋은 세트장에 온 듯한 느낌이 새록새록 해서 차라리 정겹기 그지없습니다. 누에 치는 뽕밭이었던 잠실에 123층 세계 유수의 건물이 올라갔지만 여주시 면 소재지의 건물들은 정겨운 옛 모습 그대로입니다. 인공지능이 우리의 삶과 사회를 빠르게 변화시키는데 내 고향 여주의 삶은 1960년대와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썰렁하고 삭막하고 더 초라하게만 느껴집니다. 그래도 그때는 활력이 넘쳤었습니다. 젊은이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 여주는 그 활력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각종 규제로 이렇다 할 변변한 공장도 들어올 수 없습니다. 자영업자들은 파리를 쫓기 바쁘고, 여주 쌀은 콧대가 높으며, 여주를 먹여 살리던 도자기는 과거의 영광만 곱씹고 있습니다. 제가 나고 자란 곳, 아름다운 여주가 왜 이렇게 되었을까? 왜 뒤처지고 있을까? 활력 넘치는 여주가 왜 시들어 가고 있을까 고심해 보았습니다.

 

규제 때문입니다.

여주는 1982년 수정법 제정 이후, 수도권에 속해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지난 40여 년간 수도권 규제와 환경규제를 비롯한 각종 중복규제로 토지이용 제한 및 대규모 개발행위 제한 등의 역차별을 받아왔습니다. 이러한 중복규제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주시민은 국가를 위해, 수도권 시민을 위해 수질오염총량관리제도를 수용하였습니다. 언젠가는 규제를 풀어주리라 기대했습니다. 규제의 대가를 돌려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바뀔 때마다 수도권 규제완화계획은 번번이 무산되어 묵묵히 정부를 믿고 인내해 온 여주시민의 고통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인근 시군이 20만, 30만으로, 더 나아가 100만 도시로 점차 성장해 가는 동안 여주는 1982년 「수도권정비계획법」 제정 당시 인구와 별반 차이 없이 그대로 정체되었고, 그 결과 지역경제는 황폐화되어 버렸던 것입니다. 대규모 인구집중을 유발시키는 공장을 비롯한 모든 시설들은 원천적으로 차단되니 지역발전이 정체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다 규제 때문입니다!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특별대책지역, 수변구역, 상수원보호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수도권 대기관리권역 등 중첩된 규제로 여주시는 지금도 꽁꽁 묶여 있습니다. 이러한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규제개혁추진단을 출범시키며 규제개선 과제를 발굴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꾀했지만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경강선과 제2영동고속도로가 개통되어 객관적인 교통인프라는 엄청 개선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여주가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영릉, 신륵사, 명성황후생가, 여주프리미엄아울렛, 강천보, 파사성, 황학산 수목원 등 풍부한 역사와 문화유산, 관광자원을 품고 있지만 찾아오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팔당호 수원지 보호를 위해 우리는 40년간 희생을 강요당해 왔습니다. 2,500만 수도권 주민들의 식수원인 팔당호 수질 보전을 위한 갖가지 규제에 고통받고 있지만 희생의 대가는 미미합니다. 서울과 인접해 있지만 팔당 상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 여주시에는 건축물이나 공작물 설치하기도 어렵고, 아름다운 남한강 변에 딸기 등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가공하거나 음식점을 운영하는 것도 사실상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북한강과 남한강이 똑같이 팔당 상수원으로 들어가는데 북한강 주변에는 식당, 카페, 숙박시설이 즐비하고 양수리를 넘어 양평에도 상업시설들이 들어차 있는데 양평을 넘어 여주시로 넘어오면 남한강 변에 황야가 펼쳐집니다.

상수원 보호는 불합리하고 허울 좋은 규제일 뿐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환경정비구역 내 음식점의 용도변경 비율 확대, 용도변경·증축 면적 합리화, 상수원보호구역 내 어로행위 보상 추진 등의 규제개선이 필요하다고 주민들이 아우성을 치지만 시대에 뒤처져지고 탁상에서 이루어지는 행정은 현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이 매우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이제라도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기준에 의해 지정된 상수원보호구역 규제는 즉시, 그리고 신속히 해제되어야 합니다.

먼저, 하수처리장 확충을 위한 국비 지원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상수원 수질 영향 분석과 이해당사자 의견수렴을 기반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물관리 규제 방안을 도출하여 수질 영향 분석을 활용한 상수원관리 개선 방안의 제도화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상·하류지역 간 상생과 협력, 안정적 상수원공급, 친환경적 개발 원칙 등을 세우고 지속 가능한 미래 상수원관리계획도 시급한 상황입니다. 팔당호 상수원에 대한 중첩된 입지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주민의 재산권 보호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함께 도모하는 합리적 입지규제가 절실하다고 판단됩니다. 팔당호 수질이 1급수가 되는 등 수질관리 기술이 선진국 수준으로 발전해 오염물질을 충분히 제어할 수 있게 된 만큼, 이제는 과도한 입지규제를 합리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저는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저는 이번 자유발언을 통해 ‘자연보전권역 내 소규모 난개발 공장 집적화와 반도체 등 첨단업종 육성을 위한 입지규제 완화’, ‘팔당·대청호 특별대책지역 고시를 통한 수변지역의 중복된 입지규제 폐지와 오염총량제를 통한 관리의 필요성’, ‘자연보전권역 및 특별대책지역의 계획관리지역 내 공장부지 면적 제한 완화’, ‘하수처리구역으로 편입된 수변구역에 대한 규제 완화’, ‘특별대책지역 내 수상레저사업 및 계류장 증설과 공공 하수도 설치 보급 확대’ 등을 강력히 촉구하는 바입니다. 

앞으로 대한민국은 수도권 규제라는 단편적인 시각을 탈피하여 선진국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과 메가시티 전략 등 거시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균형발전과 상생이 이루어져 세계적인 선진 국가로 도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원칙을 지키되 대책을 세우면 해결책을 도출해 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의 환경 기술은 1980년대와는 완전히 다른 수준입니다. 우리나라의 법은 수십 년 전 과거에 머물며 미래를 위해 앞으로 나아갈 준비 자세가 전혀 없습니다.

지방자치제는 우리에게 우리의 운명을 찾아갈 권리를 주었습니다. 우리의 권리를 존중해 주시고, 우리의 능력을 믿어 주시기 바랍니다. 여주시가 누구에게도 해악을 끼치지 않으며, 우리 비상의 날개를 펼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12만 여주시민의 이름으로 간절히 촉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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