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초의 쌀산업 특구인 경기 여주시의 농민들이 벼 수매가 일방적 인하에 대해 대대적인 규탄에 나섰다.
지난 5일 오전 9시 30분 여주시농업인단체협의회와 세종대왕면농업인단체협의회 등 쌀 재배 농민 200여 명은 세종대왕농협 앞에서 ‘여주쌀 명성회복 및 벼 수매가 정상 결정 촉구 세종대왕 농민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여주시농단협(회장 류병원), 한국농촌지도자여주시연합회(회장 서재호), 전국농민회총연맹 경기도연맹(의장 길병문)을 비롯한 농업 관련 단체장 및 인근 지역 농민들이 함께해 “농약값, 비료값, 경유값 등 물가는 폭등하는데 수매가 폭락이 웬 말이냐”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여주통합RPC) 수매가는 지난 8월 29일 여주통합RPC 윤주병 대표이사와 회원농협 조합장·이사, 생산자인 농민단체장 2명, 농가대표 3명 등 14명으로 구성된 운영위가 수매가(40kg)를 추청 8만2000원, 진상 9만2000원으로 합의했지만 여주통합RPC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인하했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에 따르면 그동안 여주통합RPC 벼 수매가는 운영위 합의안을 따라왔는데 지난달 27일 윤주병 RPC대표와 여주 지역농협 조합장 등이 참석한 여주통합RPC 이사회에서 운영위의 합의를 뒤집고 추청 7만2000원과 진상 8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에 농민들이 ‘여주통합RPC 해체’와 ‘지역농협 조합장 책임’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내거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이달 3일 긴급 임시회를 다시 열어 추청 7만7000원과 진상 8만5000원으로 각각 5000원과 3000원씩 인상했다는 것.
여주시 8개 지역농협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통합RPC이사회는 이 같은 수매가 인하에 대해 지난해 높은 수매가와 쌀 판매 부진으로 100억원 대의 손실이 발생해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주장이다.
농민들의 반발에 통합RPC이사회가 조정안을 내놨지만 당초 운영위 합의안인 추청 8만2000원, 진상 9만2000원보다는 각각 5000원, 7000원 낮은 가격이어서 농민들의 분노는 수그러들지 않았다.
농민들은 “여주통합RPC 적자는 벼 수매가가 아닌 여주통합RPC의 ‘방만, 부실 경영’이므로 이에 대한 책임은 윤주병 대표이사와 조합장들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농민들은 △운영위 벼 수매가 존중, 수매가 재결정 △여주시농협조합공동사업법인 부실운영에 대해 윤주병 대표이사와 조합장들이 책임질 것 △수매 품종을 운영위 협의 규정 △벼 수매가 관련 운영위‧이사회 회의록 공개 △세종대왕농협은 여주통합RPC 탈퇴해 독자 운영 등 5개 요구안을 이명호 조합장에게 전달했다.
한편 세종대왕면 농민들은 지난 4일부터 세종대왕농협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했고, 인근 지역 농민들도 여주시 8개 지역 농협 앞에서 집회 신고를 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