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칼럼- ‘여주 시민의 날’에 대한 유감(遺憾)

칼럼- ‘여주 시민의 날’에 대한 유감(遺憾)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23.09.26 13:49
  • 2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내년엔 ‘제555주년 여주의 날’로 했으면 좋겠다

이장호 여주신문 발행인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이장호 여주신문 발행인 /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지난 주말인 9월 23일은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이었다. 이날 여주종합운동장에서는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각종 공식행사와 읍면동 주민들이 참가하는 체육대회도 열렸다. 행사를 앞두고 여주시 곳곳에는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 기념식과 체육대회’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이라는 문구는 지난 2013년 9월 23일 여주시로 승격한 것에서 기인한 것이다. 9월 23일이 시민의 날이 된 것은 지난 1977년 9월 15일 「여주군 군민의 날 조례」에서 정한 10월 10일을 민선 5기 김춘석 군수 때 여주시 승격을 추진하며 2012년 5월 11일 조례에서 정한 날을 바꾼 것 때문이다.

당시 여주군이 날짜를 바꾼 것은 예종1년(1469년) 8월 8일 ‘천녕현(川寧縣)을 여흥부(驪興府)에 합하여 목(牧)으로 승격하고’, 8월 18일 ‘여흥부(驪興府)를 여주(驪州)로 개호(改號)’했다는 기록에 따라 이날을 양력으로 계산하면 1469년 9월 23일(토요일)이 되는 것에 착안한 것이다.

나름대로의 이유는 충족하지만, 필자는 새삼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에 대해 유감스럽다

먼저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이라는 현수막을 접하는 외지사람들은 여주시가 유구한 역사문화의 고장이라는 생각보다는 생겨난 지 얼마 안되는 신생도시라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11년쯤 된 신생도시 여주를 떠 올리는 사람들이 여주사람들이 가진 세종대왕과 효종대왕을 모신 고장이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통해 9명의 왕비를 배출한 고장이라는 자부심에 공감하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역대 여주군수와 시장은 세종대왕과 한글을 지역의 경쟁력으로 삼겠다고 천명했다. 그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외지 사람들이 보는 여주는 ‘세종대왕과 한글의 고장’이라는 인지도는 낮은 것으로 느껴진다. 왜냐하면 외지에서 만난 사람에게 여주에 대해 한참을 약장수처럼 떠들어야 “아 그렇구나”하는 반응이 오기 때문이다. 간혹 여주에 사는 주민도 마찬가지다.

여주시의 세종대왕과 한글날 관련 행사를 보면 행사 관련자나 특별하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면 그야말로 세종대왕 능침이 여주에 있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수두룩하다. 그런데 여주시가 그리는 그림은 이미 이 정도는 알고 있다고 전제하고 큰 그림에 치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여주라는 이름이 세상에 쓰인지 555년째다. <여주신문>은 지면신문 신문발행일 옆에 서기와 단기, 그리고 <여주 555년>을 함께 적고 있다. 간혹 “이게 무슨 말이냐”고 묻는 사람이 있으면 필자는 정말 반갑고 고마워 열심히 설명한다.

여주라는 이름이 생긴지 555년인데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이는 현수막 때문에 여주가 11년쯤 된 도시로 오해받는 것이 필자로서는 여주의 역사가 아깝고 안타깝다. 더욱이 양력으로 환산한 9월 23일도 <여주>라는 이름이 태어난 정확한 날이 아니다. 

‘제11회 여주 시민의 날’을 맞아 필자는 여주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내년에는 <시민의 날>이라는 명칭을 <여주의 날> 또는 <여주목(牧)의 날>로 바꿔, 여주의 탄생일을 기리자. 내년이면 556년째가 되니 사람나이로 치면 555살이다. 그러니 내년에는 ‘제12회 여주 시민의 날’이 아니라, <제555주년 여주의 날>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또 하나는 예종 당시의 날짜를 원형대로 복원하여 음력 8월 18일을 <여주의 날>로 하자는 것이다. 원래 <여주>라는 이름이 생긴 날이 추석 3일 뒤이니, 기억하기도 훨씬 수월할 것이다.

지금도 우리나라의 가장 큰 명절인 설날(음력 정월 초하룻날)과 추석(음력 팔월 보름), 정월 대보름(음력 정월 보름)과 단오(음력 5월 초닷새)는 음력을 사용하지만 큰 불편이 없으니 생각해 볼만하다. 이제 <제555주년 여주의 날>을 통해 세종대왕과 여주의 역사를 담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논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목록
최신순 추천순  욕설, 타인비방 등의 게시물은 예고 없이 삭제 될 수 있습니다.
민건율 2023-09-29 06:04:13
여주555년인줄 저도 글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김동삼 2023-09-28 09:59:47
여주인으로서 여주의 날 제안에 공감하고 이 의견이 꼭 현실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