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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천도서관, 책을 넘어 지역 생활문화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흥천도서관, 책을 넘어 지역 생활문화에 새로운 시작을 알리다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3.09.0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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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곳곳에 아기자기한 공간으로 핫플레이스 등극
"한 번도 찾지 않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찾는 사람은 없는 곳"

 

여주시 흥천도서관 전경
여주시 흥천도서관 전경

 

가끔 문을 열면 다른 세상이 펼쳐지는 상상을 하곤 한다.

흥천도서관이 그런 곳이다.

한적한 농촌, 꽃을 기르는 화훼단지로 유명한 경기 여주시 흥천면에 도서관이 들어서면서 흥미로운 변화가 생겼다.

 

(왼쪽부터)흥천도서관 홍가혜 사서와 오은영 여주시 여주도서관팀 팀장
(왼쪽부터)흥천도서관 홍가혜 사서와 오은영 여주시 여주도서관팀 팀장

■ Stairway to Flower 꽃으로 가는 계단

도서관에 들어서면 1970년대를 풍미했던 레드 제플린의 Stairway to Heaven을 연상하게 하는 계단이 있다. 레드 제플린은 천국으로 가는 계단을 노래했지만 흥천도서관의 계단은 꽃을 향하고 있다. 계단 끝에 다양한 꽃들이 LED 창에 보이도록 배치했다.

이유가 재미있다. 도서관을 준비하면서 여주시청 공무원들이 지역 화훼단지 농가들과 만나게 되었고, 화훼관련 도서들이 몇 십만 원을 호가해 책이 있는 사람을 찾아 빌려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준비한 것이 계단을 오르면 나타나는 ‘원예특화자료’ 코너이다. 개인이 소장하기에는 값비싼 도감류의 책부터 전문 서적까지 구비하여 농가에 도움을 주려는 배려였다.

지역 주민들도 자신에게 필요한 자료가 도서관에 있으니 도서관을 찾는 것이 기쁘다. 실제로 취재진이 평일에 방문했음에도 도서관 곳곳에 주민들이 편안한 자세로 자신들이 관심이 있는 책을 보면서, 책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었다.

 

흥천도서관 홍가혜 사서는 “세금 혜택을 가장 잘 받는 영리한 방법이 도서관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하더라고요”라며 최선을 다해 준비한 공공서비스에 자부심을 표시했다.

 

■ 개관 한 달 만에 핫플레이스가 되다

흥천도서관에는 곳곳에 책을 읽는 사람들을 위해 배려한 공간이 많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창이다. 높은 산이 없어 너른 평야 지역인 흥천면의 목가적인 풍경이 그대로 잘 보이는 창 앞에 앉아 자신이 고른 책을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도서관하면 똑같은 책상과 똑같은 의자에 똑같이 수납되어 있는 책을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흥천도서관은 카페 같이 꾸며진 공간, 계단에 마련된 좌석, 특색 있는 책상과 심지어 편히 누워서 볼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어 있다.

아이들과 부모들을 위한 수유실과 1층의 어린이자료실과 유아자료실을 거쳐 계단을 오르면 2층에 마련된 ‘우주다락방’이 있다. 누워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이라 그런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서둘러야 한다고 한다.

 

이런 배려 때문인지 1년에 한두 명의 아이만이 태어나는 흥천면이지만 도서관에는 항상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미 SNS와 맘카페에서 다녀간 방문객들의 폭발적인 호응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웃 이천시를 비롯해 가평군에서도 흥천도서관을 벤치마킹을 하려고 준비 중이다.

 

■ 도서관의 도시 ‘여주시’

인구 118만의 수원시가 17개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에 비해 인구가 10분의 1에 불과한 여주시에는 9개의 도서관이 있다. 2026년 강천도서관이 완공되면 8개 면지역에 모두 도서관이 설치된다. 동지역에는 남한강 옆에 설치된 여주도서관과 함께 최근 세종도서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주민들의 편의에 일조하고 있다.

 

도서관마다 운영하는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여주시립도서관에서는 ‘내 아이 인생성공 천책 프로젝트’라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4~6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책을 5권씩 200개의 가방에 담아 대출을 하는데 모두 읽으면 1000권의 책을 읽게 된다. 이미 1000권의 책을 읽은 아이들도 있다. 어른들을 위해서는 ‘고전문학 백 권 읽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VR시설로 특화된 여주기적의도서관에서는 청소년들이 보드게임과 VR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대신도서관에서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600권의 책을 180개 가방에 담아 읽을 수 있도록 ‘초등학생 독서능력향상프로젝트’가 마련되어 있다. 금사도서관은 5~13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영어 독서 실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YES Books Project’가 운영 중이다.

 

■ 흥천도서관을 잘 즐기는 법

흥천도서관은 개관하고 방문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9월 9일(토) 고혜성 개그맨이 ‘세상에서 가장 재밌는 삼국지 이야기’를 강의하고, 9월 10일(일)에는 ‘재즈가 있는 도서관’이 준비되어 공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연주할 예정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메이커스페이스에서는 9월 10일(일) ‘약속 머그컵 만들기’, 9월 17일(일) ‘나무 연필꽂이 만들기’, 9월 24일(일) ‘원목 독서대 만들기’가 준비되어 있다.

 

하반기 정기강좌도 마련되어있다.

△매주 월요일 16~17시 (2017~2018년생 대상) 흥천아이 love book

△매주 월요일 17~18시 (초등1-3년 대상) 흥이나는 천사들의 놀이터

△매주 수요일 15:30~17:30 (초등4-6년 대상) 스마트 웹툰

△매주 화요일 19:30~21:30 (중학생 대상) 슬기로운 토론생활

△매주 수요일 10:20~12:20 (성인 대상) 스마트폰 왕초보

△매주 수요일 13:30~15:30 (성인 대상) 1인미디어(유튜브 기초)

△매주 수요일 10:20~13:20 (성인 대상) 편안한 옷 만들기

이충우 여주시장은 흥천도서관 개관을 앞두고 부탁을 한 것이 있다고 한다. 흥천면에 다문화 가정이 많으니 관련 도서를 구비해 달라고 한 것이다. 그래서 흥천도서관에는 베트남, 필리핀, 중국, 일본 4개국 어린이 도서와 일반도서 470권이 구비되어 있다. 시설도 중요하지만 일하는 사람들의 진심을 느낄 수 있다.

도서관 문을 나서며 오은영 여주도서관팀 팀장은 “흥천도서관이 생기면서 흥천면이 많이 알려지고 있다.”며 기뻐하고 “한 번도 안오신분은 있지만 한 번만 오시는 분은 없다.”며 흥천도서관에 대한 자긍심을 나타냈다.

 

■ 흥천도서관 현황

-위치 : 경기도 여주시 흥천면 효자로 121

-규모 : 연면적 855.67㎡(지상2층) 부지면적 2215㎡

-사업기간 : 2019년 7월 ~ 2022년 11월

-사업비 : 30억1800만원(국비16억, 시비14억1800만원)

-개관일 2023년 7월 12일

-주요시설 : 종합자료실, 어린이자료실, 메이커스페이스, 강의실, 동아리실, 수유실, 휴게실

-운영시간 : 평일 10:00~19:00 / 토~일 09:00~18:00 / 휴관일 금요일, 공휴일

-장서량 : 1만155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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