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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시선- 사회적경제 이대로 버릴 것인가?

기자의시선- 사회적경제 이대로 버릴 것인가?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3.08.3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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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편집국장
박관우 편집국장

벌써 10여 년 전 일이다. 경기도에서 진행한 사회적기업 간담회에 참석했었다.

그곳에서 발달장애인들에게 쿠키 만드는 일자리를 만들어 운영하는 수녀님들을 만났다. 이분들이 운영하는 사회적기업은 TV CF에도 나올 만큼 유명했고 그로 인해 공공기관 명절 선물로도 판매가 되는 곳이었다. 당연히 이분들의 모습을 보고 사회적기업의 꿈을 키운 사람도 있고, 사회적기업들의 롤모델이었기에 컨퍼런스에서도 소개되었다.

공식행사가 끝난 후 간담회에서 수녀님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는데 반전이 있었다.

행사를 주관한 경기도 관계자와 지원기관들에게 수녀님들은 눈물을 보이며 이야기했다. 수녀님들의 부채가 한계를 넘어 운영을 포기해야할 지경이라는 것이다.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실제로는 많은 고통이 따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자본주의의 산물이다. 앞에 ‘사회’라는 단어가 들어가기에 사회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정반대다.

미국의 자본주의는 고전학자인 아담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믿고 따르다, 기업 독점의 부작용으로 대공황을 맞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장은 비효율적이기에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가 받아들여진다. 정부가 개입해 후버댐 같은 공공일자리를 만들고 소비를 강조하며 대공황을 극복했다.

이런 흐름이 이어지며 협동조합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적경제 기업들이 생겨났다. 썬키스트, 제스프리, FC바로셀로나, AP통신 등이 대표적인 협동조합이고, 런던 심포니오케스트라, 뉴욕 그레이스톤 베이커리, 하우징 워크 등이 대표적인 사회적기업이다.

우리나라는 사회적기업이 정부주도로 정책이 마련되면서 지원금에 의지해 정부에 종속되었다는 비판이 지속됐다. 그리고 정부 종속에 의해 관료들이 요구하는 전시행정과 부실경영에 대해서도 지적됐다.

가장 중요하게는 선의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 마음과 재정적인 피해를 강요했다. 발달장애인들에게 일자리를 마련하려던 수녀님들은 자부담을 진짜 스스로 부담했기에 빚더미에 앉게 되었다.

정부가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금 3000억 원을 삭감한다는 소식이다. 이어 여주시에서도 장애인들의 취업을 지원하는 사회적기업이 폐업할 것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추진한 정책이 법인세 감면이다. 대기업들의 세금을 줄여준 것이다. 이로 인해 세금이 부족해지자 정부는 예산을 감액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일이라고 한다.

법인세 감면의 혜택을 대기업이 받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초대기업들은 10여 년 전부터 세금을 더 내겠다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 자신들에게 부가 집중되면서 더 이상 소비가 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는 상품의 생산이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소비이다. 소비를 할 수 있는 계층이 점차 사라지면서 자신들의 존재가 위험해지게 생겼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전통적으로 고전자본주의에 기반해 운영되다 보니 수정자본주의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부 들어 수정자본주의에 기반한 정부의 역할을 모두 포기할 기세다.

사회적기업과 사회적 경제의 실책에 대해 비판하기 앞서 그동안 정부가 그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무엇을 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여주시도 사회적경제와 관련된 협동조합, 마을기업, 사회적기업 등을 포기할 것인지 입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부진하고 지원금만 받고 있었다는 비판이라면 사회적경제가 담당하고 있던 선한 영향력을 무엇으로 대체할 것인지?

어렵다면 여주시의회라도 나서 정책토론회라도 진행해야 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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