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 “May the Force be with you”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 “May the Force be with you”

  • 기자명 김수영 경기 여주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
  • 입력 2023.04.24 09:1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칼 세이건, 『코스모스』 (Cosmos)

김수영 경기 여주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
김수영 경기 여주시 중앙동 행정복지센터 맞춤형복지팀장

여주 시내권만 해도 지상의 다양한 불빛 때문인지 밤에 별을 보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어릴 적만 하더라도 밤에 집 밖으로 나가 머리를 들면 까만 하늘에 총총히 빛나는 별들이 보였습니다. “별 하나하나가 빛을 낼 수 있는 것은 그 별 내부에서 핵융합 반응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466쪽)입니다.

맑은 날 밤하늘에서 우리 눈으로 볼 수 있는 별들은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것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우주에는 별들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또 많습니다. “지구상의 해변이란 해변 모두에 깔려 있는 모래알들보다 우주에 있는 별들이 훨씬 더 많”(390쪽)습니다.

우리 은하 안에 별이 4,000억 개 정도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별들이 복잡하면서도 질서정연하고 우아한 법칙에 따라 움직입니다. 이 숱한 별들 중에서 지구인들이 가장 가까이 알고 지내는 별은, 아직 태양 하나뿐입니다. 그렇다면, 우주 안에는 대략 몇 개의 은하가 있을까요? 우주라는 “광막한 어둠 속에는 1,000억 개가 넘는 엄청난 수의 은하들이 널리 흩어져 있”(384쪽)습니다.

인간은 우주라는 영원 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인,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류라는 존재는 코스모스라는 찬란한 아침 하늘에 떠다니는 한 점 티끌에 불과.”(37쪽)합니다. 인간사라는 게 우주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 지극히 하찮은 일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그렇다면 왜 코스모스를 알아야 하나? 이해할 수 있기는 하나? 그게 지금의 인류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칼 세이건은 이렇게 말합니다.

“인류는 코스모스에서 태어났으며 인류의 장차 운명도 코스모스와 깊게 관련돼 있다. 인류 진화의 역사에 있었던 대사건들뿐 아니라 아주 사소하고 하찮은 일들까지도 따지고 보면 하나같이 우리를 둘러싼 우주의 기원에 그 뿌리가 닿아 있다.”(22쪽)

코스모스(Cosmos)는 우주의 질서를 뜻하는 그리스어입니다.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Chaos)에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코스모스라는 단어는 우주 전체가 서로 깊이 관련돼 있다는 뜻을 내포합니다. 칼 세이건은 『코스모스』라는 책을 통해 생명의 기원, 지구의 기원, 우주의 기원, 외계 생명과 문명의 탐색, 인간과 우주와의 관계 등을 탐구합니다. 저자는 “우리도 코스모스의 일부”이며, “이것은 결코 시적 수사(修辭)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인간과 우주는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 연결돼 있”(이상 22쪽)다고 말합니다.

칼 세이건은 인류 “생명의 기원과 진화는 별의 기원과 진화와 그 뿌리에서부터 서로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458쪽)고 말합니다. 인간을 구성하는 물질이 원자 수준에서 볼 때 아주 오래전에 은하 어딘가에 있던 적색 거성 ― 항성 분류에서 작거나 중간 정도의 질량을 가진 밝고 거대한 별 ― 들에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새로 생긴 태양에서 쏟아져 나온 자외선 복사가 지구 대기층으로 들어와서 그곳에 있던 원자와 분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면서 천둥과 번개가 난무하게 됐고, 이것이 생명이라는 복잡한 유기 화합물의 화학 반응 에너지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지금부터 100억 또는 200억 년 전에 빅뱅(Big Bang)이라고 불리는 대폭발의 순간이 있었고, 우주는 그 대폭발에서 비롯됐습니다. “왜 그런 폭발이 있었는지는 신비 중의 신비”입니다만, 이러한 “폭발이 있었음은 거의 틀림없는 사실”(이상 482쪽)입니다. 텅 빈 공간을 수소 원자들이 주인 행세를 하며 떠돌아다녔습니다. 그러다 큰 기체 덩어리들이 방울방울 생겼고, 덩어리 안에 숨어 있던 모종의 에너지에 불을 당길 수 있는 핵융합 반응이 시작됐습니다.

태양과 같은 별의 탄생입니다. 별의 옆에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기에는 질량이 너무 작은 방울들이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방울은 별들 사이의 공간을 채우는 성간 한 귀퉁이에서 행성이 됐습니다. 그 행성 중에서 돌과 철로 된 하나의 작은 세계, 그것이 바로 원시 지구입니다.

원시 지구는 얼었다 녹기를 반복하며 내부에 있던 메탄, 암모니아, 수증기, 수소 등의 기체를 외부로 방출했고, 이렇게 해서 원시 대기와 최초의 바다가 지표와 그 인접 공간을 둘러쌌습니다. 태양 광선이 지구를 덥히면서 대기 중에 폭풍이 일고, 천둥 번개가 쳤습니다. 화산이 터졌습니다. 와중에서 원시 대기의 구성 분자들이 일부 해리(解離)되고, 다른 것과 합해져 일부는 바닷물에 녹아들었습니다. 리처드 도킨슨의 『이기적 유전자』에서 언급된 ‘원시 수프’가 생긴 것입니다. 여기서 수많은 (우연한) 화학 반응 끝에 생명이 탄생된 것입니다.

46억 년 세월이 지구를 지나는 동안 원시 바다에서 진화되고, 복제된 한 무리가 영악함과 민첩함으로 살아남았습니다. 그들은 두 발로 똑바로 설 수 있었고 연장을 사용할 줄도 알았습니다. 다른 동물, 식물은 물론 불을 다스렸으며 언어를 궁리하고 글자를 사용했습니다. 도시를 건설하고 예술과 과학을 발달시켰으며, 급기야 다른 행성과 별에 우주 탐사선을 보내고, 인공지능을 발명하기까지 합니다. “여기까지의 이야기가 마치 신화의 서사시(敍事詩)처럼 들렸을 것“입니다. 맞습니다. “현대 과학이 서술한 (150억 년) 우주 진화의 대서사시”(이상 674쪽)입니다.

지구는 이 장대한 서사시의 하나의 구두점(句讀點)에 불과합니다만, 우주 별의 일부인 것은 분명합니다. 칼 세이건은,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이 주요 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됐”다며, “그러므로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상 457쪽)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이 광활한 우주에서 지구에만 지적 생물이 살고 있는 것일까요? 칼 세이건에 따르면, 우리 은하에 대략 1,300억 개의 행성계가 존재한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태양계와 마찬가지로 행성들이 열 개씩 있다면 우주에 존재하는 행성들의 총수는 무려 1조 3,000억 개라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 많은 행성 중 오로지 지구에만 지적 생명체가 산다는 건, 항간의 말처럼 ‘공간 낭비’라 할 수 있습니다.

칼 세이건은 일련의 방정식을 통해 “어느 특정 시점에서 볼 때, 고도의 기술을 자랑하는 문명권이 우리 은하에 겨우 열 개 정도 있을 수 있다”(603쪽)고 말합니다. 다만 그러한 문명권이 지구의 문명과 동시에 공존한다기보다는 순차적으로 발생하고 소멸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우리 은하수 은하에서는 문명 사회가 많은 행성들에서 반복적으로 출현했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사회들은 극소수의 문명권을 제외하고는 탐욕과 무지, 공해와 핵전쟁 같은 불안한 난제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자신들이 개발한 기술 문명에 스스로가 희생되는 비극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수도 있다.”(596쪽)

150억 년 전 수소의 재에서 시작한 생명 원자는 광막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지구에서 46억 년을 거치며 인류의 문명을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핵전쟁의 위협, 기후 위기, 기술적 파괴 등“오늘 지구의 문명을 공평무사한 외계인들의 관점에서 조망해 보”면, “행성 지구와 생명의 보존이라는 인류의 당면 과제가 결국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깊은 우려를 낳”(이상 652쪽)고 있습니다. 인류가 우주 탐험을 통해 결국 도달하게 되는 것은 인류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영화 『스타워즈, Star Wars』에서 등장인물들이 상대에서 행운을 빌 때 ‘포스가 함께 하길(May the Force be with you)’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포스는 우주의 ‘기운(氣運)’, ‘기(氣)’ 정도로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쩌면, 책 『코스모스』 우리에게 이 말을 건네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 도서정보

 

□ 『코스모스』

□ 칼 세이건 지음

□ 홍승수 옮김

□ 사이언스 북스, 2021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