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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지역축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여주 지역축제의 정체성은 무엇인가?

  • 기자명 이장호 작가
  • 입력 2023.04.20 09:11
  • 수정 2023.04.20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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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시인·수필가,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이장호 시인·수필가,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지역축제가 전국에서 봇물 터지듯이 열리는 가운데 지역축제를 보며 느꼈던 개인적 아쉬움을 밝히고자 한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2일 이상 일정으로 계획된 문화관광축제, 특산물축제, 문화예술제, 일반축제 등 문화관광예술축제는 무려 1천129개에 이른다. 이 숫자는 경연대회, 가요제, 연극제 등 특정계층만 참여하거나 경로잔치와 같이 단순한 주민위안 행사, 음악회, 전시회 등 순수 예술행사와 시민의 날, 엑스포, 박람회, 패션쇼 등 축제의 성격이 약한 행사를 제외한 것이라고 하니 대한민국은 축제의 나라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는 생각이다.

축제는 즐거움을 통해 평소에 느꼈던 긴장, 불안감과 같은 부정적 감정을 해소시킴으로써 삶의 질을 더욱 높이는 놀이로서의 기능에서 시작해, 점차 지역 기반 문화산업으로 인식되면서 경제적 가치와 놀이문화를 결합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콘텐츠로 진화해 왔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크고 작은 축제를 보면 자연환경을 주제로 한 휴식 축제와 지역 특산물을 매개로한 축제, 전통을 이어가는 전승축제 등이 있다. 지역축제는 사회문화적 기능을 강조하지만 그 이면에는 지역공동체의 경제적 이익을 위한 경제활동의 한 방법인 동시에 문화적 욕구를 채우는 수단이기도 하다.

많은 축제 기획서에 ‘지역 경제 발전과 지역 활성화’가 있는 것은 많은 사람들이 축제에 참여하면 관광객 유입이 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분명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축제 기획단계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것은 축제의 정체성이 아니라 ‘집객’이라고 부르는 관람객 유입 방안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첫날부터 끝나는 날까지의 행사에 대한 논의에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결론은 비슷하다. 개막일에 가수는 누굴 부르고, 중간에 어떤 행사를 하는지에 대한 것과 먹을거리와 화장실과 같은 관람객 편의시설과 행사장 안전관리라는 큰 틀을 마련하고 마무리 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계획이 어느 축제나 비슷하다는 것이다. 축제를 앞두고 공연대행사의 제안서를 심의하는 자리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하나가 “개막식에 가수는 누가 오느냐”라는 것이라고 한다.

가수와 공연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축제의 정체성과 목적이라는 점에서 “축제의 정체성을 돋보일 수 있는 아이템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이 먼저 나왔으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다보니 예쁜 풍경을 보러오는 축제에 공연장을 설치하고 야시장이라는 외지상인을 부르고, 문화예술축제라며 작품을 감상하는 옆에서 하루 종일 음악을 틀어대고, 특산물 축제에서 야시장 상인들이 수익을 올리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우리 여주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축제의 주인공이 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을 불러 모을 수 없다면 차라리 축제를 포기하고 그 예산으로 관련 분야에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지역축제에는 축제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과 특정 지역주민이나 특정 분야 종사자만 참여하지 않는다. 지역행사라는 이유로 내 일처럼 나서서 도와주는 지역리더들과 행사장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고사리 손으로 쓰레기를 주워 담는 초등학생부터 어르신까지 함께하는 자원봉사자, 그리고 경찰과 소방은 물론 자율방범대와 의용소방대 등 다양한 기관과 단체가 함께한다.

지역축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질문을 해 본다.

풍경을 보러 오는 축제에 굳이 공연이 필요할까?

주민들이 만든 특산물과 향토음식이 있는데 외지상인을 불러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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