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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인 교수의 Coffee Life ...2

구자인 교수의 Coffee Life ...2

  • 기자명 구자인 교수
  • 입력 2023.02.0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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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흐의 커피 칸타타 (Coffee Cantata'BWV211)

구자인 교수의 Coffee Life
구자인 교수의 Coffee Life

 

아! 커피가 얼마나 달콤한지.

 

천 번의 키스보다 더 사랑스러워,

무스카텔 와인보다 더 부드러워.

커피, 난 커피를 마셔야 해.

그리고, 누군가 나에게 한 턱 내고 싶다면,

 

아! 그냥 나에게 커피 좀 줘 !

 

Ei! wie schmeckt der Coffee süße,

 

Lieblicher als tausend Küsse,

Milder als Muskatenwein.

Coffee, Coffee muss ich haben,

Und wenn jemand mich will laben,

 

Ach, so schenkt mir Coffee ein!

Schweiget stille, plaudert nicht (가만히 소리내지 말고) BWV211,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Schweiget stille, plaudert nicht (가만히 소리내지 말고) BWV211, Johann Sebastian Bach (1685~1750)

칸타타란 ‘노래하듯이’란 뜻의 이탈리아어 칸타레(cantare)에서 비롯된 말이다. 칸타타는 성악곡이라는 의미이고 쉽게 이야기해서 규모가 작고 길이가 짧은 오페라로 생각하면 된다. 기악반주가 있고 독창자가 노래도 부르고 그러면서 극이 진행이 된다. 하지만 오페라와는 달리 해설자가 등장한다는 점이 다르다.

 

17세기 바흐시대의 라이프치히에서는 커피를 마시는 것이 유행이었다. 각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시내의 커피 하우스에서도 커피 담소를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했고 사람들의 사교장 역할을 하던 커피 하우스에서는 종종 소규모의 공연이 열리기도 했다. ‘커피 칸타타’도 이때 공연을 위해 제작된 작품 중 하나이다

이 당시 여성들은 커피 하우스 출입이 금지되었는데, 이를 은근히 풍자한 가사를 ‘커피 칸타타’ 곡에 붙였다. 커피에 빠진 딸에게 커피 금지령을 내리는 아버지와 딸의 대화를 묘사한 내용으로 등장인물은  해설자, 아버지 슐레드리안, 딸 리스헨이다. 술도 담배도 아닌 커피를 못마시게 한 아버지와,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할수록 점점 커피에 대한 딸의 깊은 애정이 강해지던 걸 보면 커피 마시는 것을 반대했던 사회 분위기를 전환 시키려고 했던 의미이기도 한 것 같다. 커피는 많은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작은 위안을 주는 음료였을 것이다.

‘커피 칸타타’는 내용을 모르고 음악만 듣는다면 잔잔하면서도 밝고 경쾌한 클래식 음악같다. 또한 그 시대의 사회 현실을 톡톡 튀게, 귀엽고 코믹하게 풍자한 점도 그 내용을 이해하면서 보다 그 시대도 얼마나 커피가 인기가 있었는지, 그리고 커피를 마시면서 느끼는 편안함과 분위기를 좋아 하는 건 지금과 다를 게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커피를 마시고 싶어하는 딸이 아버지를 설득하는 귀여움까지 느낄 수 있는 흥미로운 곡이다.

국내 광고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칸타타 커피도 바흐의 ‘커피 칸타타’에서 비롯되었다. 바흐의 이 음악도 일종의 커피 광고 음악인데 TV가 없던 18세기에도 오늘날의 CM송과는 다르지만 은근한 커피 홍보 효과로 만든 세계 최초의  커피 예찬음악이다.

오늘은 와인 보다 달콤하고, 천 번의 키스보다 사랑스럽다는 바흐의 커피 칸타타 아리아를 감상하며 잠들고 지친 기운을 되살리고 바라보는 사람의 마음도 갓구운 보리빵처럼 보들보들하게 만드는 마음 따뜻한 커피 한 잔 하시길.

 

거울과 같은 얼어버린 호숫가 앞에서

 

구자인 교수

여주대학교 호텔조리 베이커리과 외래교수

더 자인 식문화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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