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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소소하지만 궁금한 여주시 이야기”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소소하지만 궁금한 여주시 이야기”

  • 기자명 김수영
  • 입력 2022.08.16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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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발견한 여주”

김수영  /중앙동 민원복지팀장
김수영  /중앙동 민원복지팀장

「소소하지만 궁금한 여주시 이야기」는 2022년 5월 현재, 여주와 관련된 17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2022년 5월 현재’로 시기를 특정한 것은 2021년부터 두 번째 업데이트된 책인데다 향후 또 내용이 추가돼 발간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시작은“2019년 공무원정책연구모임에 ‘숨겨진 여주역사탐방단(여.사.탐.)’”활동이지만, 1차 완성과 이후 진행은 편저자인 안병호 팀장(현 여주시 전략정책관 정책1팀장)의 노력이라 생각합니다.

이 책은 <강천면과 지내면은 언제 여주군으로 편입됐을까?>라는 이야기로 처음을 열고 <친일인명사전 여주>로 끝을 맺습니다. 여주시의 연혁과 행정구역의 변화, 일제강점기 여주 모습, 세월에 사라진 여주 명소의 이력과 추억, 여주의 인물과 문화 등을 17개 장(章)을 통해 촘촘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 장 <일제강점기 1941년도 여주면의 모습> 편을 보면, 여주면(面)이 여주읍(邑)으로 승격하기 위한 서류인 ‘여주군 여주면 관련 조서’의 내용이 나옵니다. 이 조서는 여주읍 승격에 앞서 여주면사무소에서 작성한 문서로 읍 승격 이유, 장래 발전 방향, 인구․소득, 관공서 현황 등이 기재돼 있습니다. 이 조서에서 재미있었던 부분은, “면을 읍으로 승격하고 재정력을 확장하여 주민들의 오랜 숙원사업을 달성하고 지방자치를 실현하고자 합니다.”(17쪽)라는 문장이었습니다. 일제강점기라는 사실을 차치하더라도 1941년에 그 내용이 어떻든, ‘지방자치’라는 용어가 공문서에 쓰였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시청에서 근무할 때 청사 뒤편에 마련된 느티나무 밑에서 담배를 태우며 잠시 쉬고는 했습니다. 청사 울타리 너머 바로 아래 ‘여주 나루터’표석이 있습니다. 이 책에 따르면, 여주나루는 처음에는 현 여주교육청(상동) 뒤쪽이었다가 지금의 자리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편저자는 현재 여주시청 부지는 조선시대 수군(水軍), 선군(船軍)의 주둔지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은, 제가 휴식을 하곤 했던, 시청 느티나무 쉼터가 간직하고 있는 세월의 두께를 가늠하게 합니다.

“현재, 여주시청 뒤쪽에 수령이 오래된 느티나무가 있으며, 그 주위는 쉼터로 조성되어 있다. 이곳은 조선시대 주진(主鎭)과 수어좌부(守禦左部) 군병들이 훈련에 지쳐 느티나무 그늘 밑에서 휴식을 취했을 것이고, 지친 뱃사공의 휴식 공간이었을 것이며, 한강에서 훈련하던 수선(水船)과 학동을 왕래하던 도선(渡船)의 이정표(등대)가 아니었을까 상상해 본다.”(89쩍)

<여주문화의 상징 청심루> 편을 통해 ‘여주팔경(驪州八景)’이 청심루에서 바라본 여주의 모습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됐습니다. 맑은 마음, 깨끗한 마음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청심루(淸心樓)에서 바라본 한강의 경치가 얼마나 빼어났던지, 성종21년(1490년)에 청심루에 오른 성종이 “이 지방 강산이 가장 좋으니 만약 어진 수령(守令)이 아니면 유람에 빠져서 백성의 일에는 마음을 두지 아니할 것이니, 잘 선택하여 제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140쪽)라고 말할 정도였습니다.

편저자는 청심루 관련, 조선 중기의 여류시인 이옥봉(李玉峰)의 지은 ‘여강으로 가는 사람을 보내며(送人往驪江)’라는 시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신륵연파사(神勒煙波寺) - 신륵은 연파(煙派)에 잠긴 절이요, 청심설월루(淸心雪月樓) - 청심은 설원(雪月)에 비친 다락이다.”(141쪽)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연파’의 ‘연(煙)’은 흔히 아는 ‘연기’라는 뜻 외에 갈색부터 흙갈색을 띠는 연수정(煙水晶)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어, 갈색 물결로 풀이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설원(雪月)에 비친 다락’도 한글 표기는 설월이라고 해야 할 것을 설원으로 오기한 것으로 보이고, ‘설월(雪月)’이라는 단어는 눈과 달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지만, 중국 시가에서 보면 ‘아름다운 경치와 이로 인한 정취’를 표현하는 말로, ‘아름다운 정취의 누각’으로 번역하는 게 나을 뻔했습니다.

이 책은 편저자가 각종 (역사)자료, 사진자료, 신문기사를 수집․참조하고 주민들의 증언을 듣는 것은 물론 현장 답사 등을 통해 여주의 여러 이야기를 찾아 묶은 것입니다. 지금에서야 말씀드리지만, 이 책은 비매품입니다. 서점에서 살 수 있는 책이 아닙니다. 편저자가 사비를 들여 만든 이 책은 한글 파일을 프린팅해서 인쇄소에서 제본한 형태로 사실, 읽기에 편하지는 않습니다. 내용은 흥미롭습니다만, 가독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닙니다. 가령, 이 책에 담긴 17개의 장의 경우 여주의 역사/ 일제강점기의 여주/ 여주의 명소, 인물, 문화 등으로 주제를 묶거나 순차적으로 소개하면 좋을 텐데, 시기, 소재 등이 들쭉날쭉합니다. 수많은 각주도 내용을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미주로 돌리고, 그렇지 않다면 본문에 넣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러 세부자료와 참고자료는 사료(使料)로서 가치가 있겠지만, 읽기에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경북 울진이 고향인 편저자는 여주시 공무원으로서 여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여주 역사를 고증․탐구하는데 힘써 왔습니다. 저는 이 책이 제대로 편집이 되고, 모양새를 갖춰 많은 분들이 보다 많이 접하고, 쉽게 읽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6월 17일 여주 지역을 토대로 한 지역학을 연구하는 ‘여주학 연구소’가 여주문화원 부설기관으로 본격 출범했습니다. 여주학 연구소에서 이 책에 대해 토론과 논쟁을 통해 번듯한 책으로 출간됐으면 합니다.

제본판으로라도 이 책을 읽고 싶으신 분은 031-887-2763(여주시 전략정책관 전략정책1팀장)으로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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