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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주목 ‘관아터 말살’하는 신청사는 반대한다

칼럼- 여주목 ‘관아터 말살’하는 신청사는 반대한다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22.05.30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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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 발행인/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이장호 발행인/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이번 선거에서 여주시 신청사 위치를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항진 후보는 현 여주시청 위치에 다시 지으면서 여주초등학교가 이전하면 그쪽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충우 후보는 현 여주시청 위치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에 대해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 올해 안에 위치와 규모를 확정해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두 후보의 당선 여부와 관계없이 이 두 가지 의견에서 가장 우려가 되는 것은 ‘여주초등학교 이전하고 그쪽으로 여주시 신청사 확장’이다.

지금의 여주초등학교는 어떤 곳인가?

그곳은 조선시대 경기도 4개 목(牧)의 하나인 ‘여주목(驪州牧) 관아와 청심루(淸心樓)’라는 오래된 여주의 자랑거리가 있던 곳이다.

일제에 의해 일제 군수 관사와 학교로 쓰인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는 여주의 자존심일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 우리나라 문학사에 길이 빛나는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이야기가 서린 유서 깊은 곳이다.

일제가 여주사람들의 자존심을 짓밟기 위해 군수 관사로 썼듯이 이곳에 여주시청을 짓는 것이 ‘관아 복원’이라는 주장이라면 이는 매우 위험하다.

이항진 후보는 5월 23일 여주시선거방송토론위원회가 주최한 후보자 토론회에서 자신에 내세운 ‘여주시 신청사’ 위치를 흔들지 말라며, 그 이유로 ‘여주시청 부지를 지금의 위치로 건설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됐다’는 주장이다.

같은 논리라면 지난 번 선거에 내놓았던 ‘청심루 복원’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나 이번에는 이에 대한 언급이 보이질 않는다.

이항진 후보의 논리대로라면 지난 선거에서 이항진 후보를 지지한 여주시민은 33.87%였고, 그를 선택하지 않은 여주시민이 더 많았으니, 그 ‘여주시 신청사’ 위치는 반대가 더 많다.

필자는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면서 ‘여주시 신청사 건립’과 함께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 복원’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했다.

그러나 ‘여주시 신청사’에 대한 논의의 목소리가 커질수록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 복원’에 대한 논의의 장은 점점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것에 서운함을 넘어 여주사람으로서 자존심이 상할 뿐 아니라 분노할 수밖에 없다.

역사에 대한 고민과 철학을 피력하는 정치가 아니라 상대의 말꼬리 잡기와 5일장 약장수처럼 떠벌이며 상대의 실수를 꼬투리로 득을 보겠다는 꼼수가 판치는 이번 선거에서 애초부터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는 설 자리가 없었던 것이다.

110년 만에 돌아 온 ‘여주목과 청심루 복원’의 기회는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러고도 여주가 역사와 문화관광의 도시라고 말하는 것은 한마디로 ‘뻥’이다.

여주초등학교가 이전한 후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를 복원하면 그 미래 가치는 천문학적이지만, 여주시 신청사를 짓는 과정에서 얻을 달콤함에 빠진 그들에게 ‘여주목과 청심루 복원’을 하자는 필자의 주장은 ‘시절 모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여주초등학교가 이전한 후 이곳에 여주시 신청사를 지으면 ‘여주목 관아와 청심루 복원’은 영영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여주목과 청심루’가 있던 자리에 여주시 신청사를 짓겠다는 발상은 일제 병탄(倂呑)시기 일제가 우리 땅의 기맥(氣脈)을 훼손할 목적으로 강천2리 자산(紫山)에 쇠말뚝(혈침)을 박은 것과 같은 포악한 발상이다.

여주초등학교는 ‘여주목과 청심루’로 시민에게 돌아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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