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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포노 사피엔스”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포노 사피엔스”

  • 기자명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 입력 2022.05.17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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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의 기술”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포노 사 피엔스’라는 말은 책의 부제처럼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를 뜻합니다.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는 2015년 영국의 경제주간지「이코노미스트, Economist」에 실린 <스마트폰의 행성 Planet of the phones>이라는 기사에 처음 등장합니다.

이 기사는 스마트폰 없이 살 수 없는 새로운 인류 문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말하며, ‘지혜가 있는 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모 사피엔스에 빗대어‘포노 사피엔스’(지혜가 있는 폰을 쓰는 인간)라는 신조어를 사용합니다.

최재붕의「포노 사피엔스」는 ‘포노 사피엔스’로 상징되는 ‘디지털 문명’을 사회․문명학 관점으로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비즈니스․경영 측면에서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를 조망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스마트폰 출현 이후 자본이 선택한 문명의 표준은 ‘포노 사피엔스 시대’(107쪽)이며, 이 새로운 문명에 적응하는 것만이 생존을 위한 유일한 선택이라고 강조합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로의 이행은 ‘역변 없는 진화’이며, 신문명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혁신의 기회를 잃고 퇴행해서는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스마트폰의 부작용이 많은 게 사실이지만, 그래서 부작용에 대한 강력한 대응책을 마련할수록 새로운 기회의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더욱 강력한 대안도 제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실제 미국과 중국의 자본 시장과 기업 사례를 제시하며 ‘포노 사피엔스’시대의 도래와 적응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우리의 일상생활과 경제․산업 생태계가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저 또한 지금과 앞으로의 사회는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로 여기며 삶의 방식을 재정의한 사람들”(113쪽)인 ‘포노 사피엔스’가 주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자의 지적대로, 그동안 한국 사회는 ‘스마트폰’의 부작용을 많이 우려해 왔습니다.

이런 걱정은 특히 자녀 교육에서 두드러집니다. 게임은 당연  금지고, 유투브 시청이나 SNS 사용도 제한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아이들이 스마트폰을 아예 안 썼으면 하는 게 대개 부모의 마음일 것입니다.

책에는 미국과 중국 등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비해 스마트폰, 디지털 혁명의 폐해를 염려해 경고와 규제에만 열을 내는 한국 사회에 대한 답답함이 느껴집니다.

저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 사회는 포노 사피엔스 세대가 만든 새로운 문명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아니, 아주 많이 불편해합니다. … 스마트폰에 기반한 새로운 문명과 변화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도 매우 보수적이고 불만투성이입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기업이 파괴되고 있다는 건 물론이고, 피폐해진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 일자리가 줄어드는 이야기, 잃어버린 많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언론을 통해 아주 흔하게 접할 수 있습니다.”(77쪽)

이 책에는 ‘포노 사피엔스’시대가 적어도 목전에 있고, 발 빠르게 적응하지 않으면 퇴행할 것이라는 조바심이 담겨 있습니다.

저는 2022년 현재, 한국사회가 ‘포노 사피엔스’시대로 이행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종의 과도기인 것 같습니다.

최재붕(최재천, 장하준,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공저)이 「코로나 사피엔스」(인플루엔셜, 2020)에서 언급했듯,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우리는 의료, 교육, 먹거리 등 필수 노동의 중요성을 체감했습니다. 배달이나 택배 뿐만 아니라, 보육, 요양 업계에서 사람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습니다.

물론 이런 필수 노동 분야도 ‘포노 사피엔스’ 시대로 이행하면서 노동의 형태, 산업 구조 등이 크게 바뀔 것입니다. 문제는 그 과정 중에 어쩔 수 없이 비자발적 이탈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포노 사피엔스’ 시대에 어려움을 격게 될 ‘Non-포노 사피엔스’들 대개는, 아마도 고령층, 저학력, 노동자 계층이 주를 이룰 것입니다. 문명의 진화 과정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이 만드는 문명의 가치는, 격변 속에 함께 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지 않을까요?

‘포노 사피엔스’시대는 진행되고 있고, 언젠가는 전 인류의 생활양식이 될 것입니다. 그것이 더디 올지, 아니면 빨리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문명의 변화에 대한 적대적 외면과 부정도, 장밋빛 전망도 아닙니다. 현실을 직시하고 ‘포노 사피엔스’와 ‘Non-포노 사피엔스’가 서로 공존할 수 있는 기술과 사회체계에 대한 고민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이미지=(주)쌤앤파커스)

 

■ 도서정보
포노 사피엔스
지은이: 최재붕 지음
출판사: 쎔엔피커스
출판일: 2019년 03월12일
책크기: 153*224*26 / 336쪽
ISBN...: 9788965707691(8965707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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