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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책 속으로 떠나는 여행-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 기자명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 입력 2022.04.19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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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보다 개인”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김수영  /여주시청 전략정책관 정책2팀장

첩보 장르 소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는 영국 첩보원 출신 작가 존 르카레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작품은 20세기 중반인 1960년대, 동과 서가 이념으로 뾰족하게 대립하던 시절, 영국과 동독간 스파이들의 활동을 긴밀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밴턴급 권투 선수와 같은 군살 없는 문장은 상황의 긴박함을 고조시킵니다.

동독 공산당 고위 간부가 베를린 장벽을 통과하다 총에 맞아 죽습니다. 사망한 그 동독 고위 간부는 사실, 영국이 동독에 심어놓은 스파이였습니다. 영국의 동독 첩보 책임자인 리머스는 그 광경을 그저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리머스는 자신이 책임지던 독일 첩보망을 잃습니다. 리머스를 곤경에 몰아넣은 것은 동독 정보부의 실권자인 문트입니다. 〈관리관〉은 리머스에게 이 사건을 역으로 이용해 문트를 제거하자는 계획을 제안하고 리머스는 수락합니다.

리머스는 작전을 위해 정보부 내에서 전락(轉落)을 연기하며 적의 스파이가 본인에게 접근하도록 유도합니다. 정보부에서 쫓겨난(것처럼 꾸민) 리머스는 자신에게 접근해 온 소련 스파이에게 조작된 정보를 흘립니다. 아슬아슬한 고비를 넘기며 이중 스파이 작전을 수행하던 리머스는 결정적인 순간에 전혀 예상치 못한 진실과 마주하게 됩니다.

존 르카레가 이 첩보 소설을 통해 말하고자 했던 것은 “개인이 사상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관념”(314쪽)입니다.

리머스가 조작된 정보를 넘겨주는 동독 스파이 피들러는 이런 말을 합니다. "…어떤 로마인은 이렇게 말했지요. 당신네 기독교 성경에도 나와 있듯이, 많은 사람의 이익을 위해 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온당한 조치라고 말입니다."(171p)

이 소설에서 영국과 동독은 분명 다른 체제이지만, 운영방식은 유사합니다. 이념의 지향과 조직(상부) 결정에 따라 ‘개인’은 희생됩니다.

냉전시대 동․서가 극단적으로 대립했으나 근본적으로 두 체제 모두 ‘개인’과 사람의 복락을 위한 가치를 지향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두 체제 모두 기본 가치를 잃어버리고 체제 유지가 도그마(교조)가 되면서 ‘개인’을 부속품처럼 취급한 게 아닌가 하는 질문을 이 소설은 던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시대를 묘사하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스파이 브릿지」(2015)라는 영화를 같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념과 진영의 시대에서 어떠한 모습이 체제의 정의로움, 법과 상식의 기품, 개인의 가치를 증명하는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 도서정보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046 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

지은이: 존 르카레(John Le Carre)
옮긴이: 김석희
출판사: 열린책들
출판일: 2009년 11월 30일
책크기: B6 견장정 / 288 면
ISBN...: 978-89-329-0963-9 03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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