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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촌에 사는 사람도 국민입니다

칼럼- 농촌에 사는 사람도 국민입니다

  • 기자명 김지현 /여주 가남농협 조합장
  • 입력 2022.02.0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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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남농협 김지현 조합장
가남농협 김지현 조합장

명절이 지나니 입춘이고, 정월대보름이 다가오니 지금 농가에서는 영농 준비로 분주합니다.

올해 농사를 준비하다보니 정월대보름이 그래도 우리민족 고유의 명절이라는 생각과 함께 어린 시절 이웃과 함께 나누고 베풀며 온 마을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했던 옛 생각이 납니다.

지금이야 모두 사라졌지만 사물놀이패와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가가호호 돌며 지신밟기로 마당과 부엌, 광과 장독대 등을 돌며 흥을 돋우고, 집 마당에서 수수대를 엮어 거북놀이를 하고, 사물놀이와 지신밟기, 거북놀이가 펼쳐진 집에서는 음식과 술을 대접해 함께 했습니다.

당시 농촌 마을 구성원도 어르신부터 청년, 아이들까지 모두 함께 어우러져 인산인해를 이루었던 대동 지신밟기가 제일 생각나네요.

꼬맹이인 저도 수수대로 만든 거북이 옷을 등에 입고 마을 집집마다 돌며 사물놀이 하는 어르신들과 함께 마당에서 거북이 춤을 추기도 하고, 어르신 목마에 올라타 춤을 추었던 기억이 아직도 또렷이 떠올려 집니다.

뭔지도 모르며 그냥 신이나 놀던 그 기억의 거북이놀이가 잡귀를 몰아내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날에 치러진 놀이였습니다.

아이들은 낮에는 가래떡 내기 자치기도 하고, 저녁에는 친구들과 깡통에 불을 담아 돌리는 ‘망우리’라는 놀이를 하고, 친구네 사랑방에 모여 밥 훔쳐 먹기를 모의한 일 등 너무나 많은 추억이 그려집니다.

요즘에는 안되는 일이지만, ‘밥 훔쳐 먹기 놀이’가 허용됐던 당시 정월대보름 하루 전에 이웃집 부엌 가마솥에서 돼지족발과 찬장에서 반찬 등을 가져다 친구네 사랑방에 옹기종기 앉아 큰 냄비에 쓱쓱 비벼먹던 비빔밥은 지금 생각해도 동무들과 함께한 최고의 환상적 만찬으로 기억 됩니다. 너무 심하게 놀 때는 아버님께 혼도 많이 맞았지요.

하지만 현재 농촌은 고령화에 어린아이가 없는 인구 절벽에 이르러 소멸될 위기에 처한 마을들이 많아졌습니다.

지금 농촌의 모습을 보면서 산업화가 만들어낸 폐해 가운데 제일 큰 것이 농촌의 노동력을 헐값에 유입해 대한민국은 급격한 산업화로 선진국 반열에 올랐지만, 그로 인한 최대의 피해는 농촌과 농민이 고스란히 떠맡게 되었다는 사실이 참으로 안타깝기만 합니다.

대한민국이 선진국이 되기까지 수십 년간 물가안정이란 명목으로 자행해 온 여러 정책으로 피해를 본 농촌과 농민에게 적정한 지원과 보상이 따라야 한다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라고 봅니다.

도시나 농촌의 생활수준과 복지수준이이라는 삶의 질은 온 국민들이 공정하게 받아야 합니다. 형편에 따라 살아도 불편이 없도록 하는 대책들이 제대로 마련되어 시급히 추진돼야 소멸 위기에 처한 농촌의 현실을 극복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농촌과 농업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과 식량안보, 지하수와 식수 확보 등 다양한 공익적 역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음에도 농촌과 농업의 공익적 가치에 대한 최소한의 농촌 보존 유지와 농촌을 지키는 농촌 국민을 위한 보상과 지원이 시급히 따라야 하는데 표가 적다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적다고 대권주자 아무도 농촌과 농업을 위한 책임있고 실현가능한 공약을 내놓지 않는 것이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선진국이 되기까지 농민의 희생을 강요한 국가와 정부는 현재의 농촌과 농업인의 희생과 헌신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지원으로 ‘돌아오는 농촌’을 만들기 위한 강력한 대책을 실행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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