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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견- 두루미와 함께 사는 여주가 되어보자

독자의견- 두루미와 함께 사는 여주가 되어보자

  • 기자명 임덕연 / 금사면 농부
  • 입력 2021.09.14 11:30
  • 수정 2021.09.14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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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연 / 금사면 농부
임덕연 / 금사면 농부

여주에 두루미가 온다. 가을걷이 끝나고 찬바람이 불면 두루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누구나 한두번쯤은 두루미를 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한번도 못 본 사람이라면 올해는 눈여겨 볼만한 새다.

두루미는 새중에서 가장 크고 멋있다. 그래서 그런지 두루미는 우리 조상들과 함께 살아왔다. 옛날 벽화에 두루미가 있고, 청동거울이나 고려청자에도 있다. 조선시대 임금님 흉배나 관복에도 수 놓았다. 한번 혼인한 두루미가 평생 같이 살아 혼수감에도 많이 수놓았다. 또한 새중에서 오래 사는 새라 장수를 상징하여 십장생에 있으며, 불로초를 물고 있는 두루미를 많이 볼 수 있다. 새해 연하장에 늘 있던 새가 두루미다. 신선이 청학을 타고 다닌다는 새가 두루미다. 그런 길조가 여주에 산다.

여주에 두루미가 사는 이유가 있다. 두루미는 습지에서 산다. 얕은 모래톱이나 물가에서 잠을 잔다. 아마 두루미를 먹이로 노리는 야생동물이 물을 첨벙거려 접근하는 소리를 듣고 빨리 피하기 위해서 그런 것 같다. 4대강 사업으로 남한강가에 모래톱이 많이 사라지기는 했어도 여주에는 모래톱이나 물가가 많다. 새는 잠자리가 편해야 한다. 불안하면 잠을 잘 수가 없다. 새끼를 한두 마리 낳는 두루미는 개체수가 전세계적으로 매우 적다. 그런 두루미가 겨울에 여주에 날아온다는 것은 참으로 복이라 생각한다.

겨울철 여주에 사는 두루미는 10여 마리다. 그리고 더 남쪽으로 내려가거나 일본까지 날아간 두루미가 쉬었다가 가는 것도 있다. 그 숫자가 5,60마리정도 된다. 아침에 먹이를 먹으러 가는 두루미 편대를 보거나 노을진 하늘을 배경으로 두루미가 날아가는 모습을 본다면 여간 멋있지 않다.

경남 순천에는 온몸이 검은 흑두루미가 자료에 따라 2500마리에서 많게는 7천 마리까지 날아와 겨울을 지내는데, 순천시는 이 흑두루미가 날아올 수 있게 많은 노력을 했다. 논에서 나락을 먹는 두루미를 위해 비행에 방해가 되는 논둑마다 심어 논 농업용전기 전신주를 모두 철거하고 지중화 작업을 했다. 또한 농민들이 차량접근을 막고, 논에 볏짚을 그대로 깔아놓았다. 더구나 한발 더 나아가 추수한 벼를 몇 십톤 구매해 먹이로 농로에 깔아주기도 한다. 경남 순천시는 처음에 10여마리 흑두루미가 날아올 때 두루미와 함께 사는 정책을 펼친 결과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흑두루미를 보러오는 관광상품로 만든 것이다. 순천 흑두루미 라고 정보검색을 하면 얼마나 순천시가 흑두루미를 자랑스럽게 여기는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여주시와 환경단체와 농민들도 이제 두루미가 여주에 더 많이 날아오게 할 정책을 펼칠 때이다. 여주는 입지가 순천보다 더 좋다. 수도권이라 서울 등지에서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두루미를 보러올 수 있다. 철원이나 순천, 천수만까지 갈 필요없이 가까운 여주로 생태관광을 올 것이다. 강원도나 충주, 제천으로 여행했던 사람들이 여주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한번쯤 두루미도 보고, 여주쌀밥도 먹고 좀 쉬어갈 수 있는 계기도 될 것이다.

겨울이 오기 전에, 두루미가 오기 전에 할 일이 있다. 두루미가 불안해하지 않게 두루미를 볼수 있는 탐조대를 만들어야 한다. 탐조대라 해서 여기저기 가보니 가림막이다. 너무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곳에 가림막을 만들어 놓으면 자연스레 여기서 탐조하라는 안내가 될 것이다. 안내판도 몇 개 세우면 좋을 것이다. 농민회나 환경단체에서는 나락을 거둔 논에 볏짚을 그냥 깔아두고나, 논에 물을 대 놓게 농민들을 설득하는 일이다. 볏짚을 미리 사주는 일도 해볼만한 일이다. 또, 나락을 몇 톤 사서 논이나 농로에 깔아놓는 일도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많은 나락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여주에 살던 두루미가 두루미 친구들에게 여주가면 먹이가 충분하다고 소문내어 좀더 많이 날아오면 그때 좀 더 필요하다. 환경을 생각하는 교사들은 두루미 이해증진 수업을 하여 두루미 수업을 하면 좋겠습니다. 우리 전통놀이패들은 학춤을 추고, 학교에서 학춤을 배우는 동아리가 생겨도 좋을 것이다. 더 나가서 평화의 상징 장수의 상징, 금술의 상징 두루미를 친환경 좋은 쌀 이미지로 내세워도 좋을 것이다.

여주에 두루미가 온다. 가장 멋진 새가 곧 온다. 두루미와 함께 사는 여주시민이 자랑스러워질 것이다. 두루미가 올 때까지 시민이 함께 한걸음만 더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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