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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민 모두가 리더이며 팔로워입니다

칼럼- 시민 모두가 리더이며 팔로워입니다

  • 기자명 편집국
  • 입력 2021.07.12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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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숙 박사 / 여주시 갈등·리더십 정책자문관
고명숙 박사 / 여주시 갈등·리더십 정책자문관

고대 그리스에 뿌리를 둔 직접민주주의는 정치공동체의 규모와 공간이 커지고 시민들의 일상이 정치와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하면서 점차 대의민주주의로 전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의민주주의는 20세기에 치열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착하기 시작한 이후 경제의 급성장, 다원적인 문화 등과 더불어 한국 시민사회 곳곳에서 많은 갈등을 경험하고 있다. 

갈등으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고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는 우리 주변의 다양한 문제에 시민들의 참여와 소통구조를 통해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성숙한 민주사회로 발전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성숙한 시민사회로의 발전은 또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리더들의 리더십역량도 요구된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세계 여러 나라 리더들의 리더십이 화두에 오른 적이 있다. 코로나로 인한 경제·정치적 위기상황에 대처하고 극복하기 위한 리더들의 전략과 노력들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보도되고 분석되어 적나라하게 리더십이 평가되었다.

대의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참여와 숙의로 사회가 발전하는 성숙한 시민사회로 전환하기 위한 첫 단계로 여주시는 7월 1일부터 8회에 걸쳐 여주시민자율조정교육을 진행한다. 주민자율조정교육은 시민역량강화를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여주시민자율조정교육은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공공부문과의 갈등부터 이웃의 분쟁·갈등 등 다양한 문제를 지역사회의 자발적 화해역량강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도록 시민 조정가를 양성해 자율적인 시민조정으로 갈등을 해소하는 지역사회 구축을 위해 실시하는 것이다. 

사실 갈등은 우리사회가 다원화되고 민주화되면서 발생하는 자연스러운 사회현상이고 어떤 면에서 매우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상적인 갈등을 적절하게 풀어 낼 시민들의 주체적인 역량과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보니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매우 크다. 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갈등지수는 OECD 국가 중 ‘매우 심각’으로 나타났으며, 갈등으로 인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비용은 1년에 적게는 80조 원에서 많게는 246조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현실은 사회 전체는 물론 시민 개개인의 삶에도 고스란히 적용될 수 있다. 문제는 우리 사회가 이웃 간,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대화나 협의, 조정 등 이해와 배려를 바탕으로 하는 주민자율적인 방안을 모색하는데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동안 잊고 있었던 ‘신뢰와 지혜’를 회복해야 할 때가 되었다. 

두레 협동정신과  이웃들이 지혜를 모아 마을의 갈등을 해결해 온 공동체 전통을 시민들의 참여와 숙의를 통한 ‘시민의 자발적 화해역량’으로 전환하여 성숙하고 평화로운 시민사회로 발전시켜야 할 때다. 

철새인 기러기는 바다를 건너 약 4만 킬로미터를 비행하는 동안 한 마리가 선두에서 이끌다 지치면 힘을 아껴둔 후미 기러기가 교대해 편대를 이끈다. 

함께 비행하는 기러기는 모두가 리더이면서 동시에 팔로워다. 

기러기는 강점을 최대화하고 약점을 서로 보완하며 모두의 힘을 모아 능력을 극대화하여 긴 여정을 거쳐 마침내 목적지에 다다르게 된다. 

또한 기러기 떼는 끊임없이 소리를 내며 날아가는데 이는 헌신하는 리더를 향한 응원의 신호로 아무리 강인한 기러기라도 혼자라면 쉽지 않은 장거리 비행도 든든한 팔로워가 있기에 가능하다. 

시민사회의 성장도 마찬가지이다. 여주시민자율조정교육을 통해 강화된 시민역량은 긴 여정을 떠나는 기러기들처럼 모두가 리더와 팔로워로, 모두를 바른길로 이끌어 가는 건강한 시민사회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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