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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이천화장장 철회는 시민주권의 회복이다

시론- 이천화장장 철회는 시민주권의 회복이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21.03.0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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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규명 / 이천시 화장장 추진반대 범 여주시민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경규명 / 이천시 화장장 추진반대 범 여주시민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2월 25일 경기도 투자심사위원회가 이천시립화장장 건립사업에 대해 조건부 승인하였습니다. 조건은 주민반발에 대응하여 갈등해소 방안을 마련한 후 추진하라는 것입니다. 이 조건의 이행여부에 대해 내년부터 3년간 사후평가를 한다고 합니다. 이천시 부발읍 수정리 산 11-1번지 일대에 화장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는 이천시민들과 여주시민들의 간곡한 반대의견을 고려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추진했던 이천시의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되면 당분간 시간을 벌 수는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온전한 문제해결은 아닙니다. 조건부 승인도 결국은 승인이기 때문입니다.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의 본질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화장시설이 필요한 이천시는 시립화장장 건립계획을 추진하였고, 공모방식에 의해 6곳의 신청을 받아, 최종심사결과 부발읍 수정리를 낙점하였습니다. 교통의 요충지로 발전 가능성이 큰 이 지역은 여주시 능서면과의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매화리, 용은리 마을회관에서 직선거리 1.5km에 불과하고, 학교도 2개나 근접해 있습니다. 이천 부발읍 주민들과 여주 능서면 주민들을 중심으로 반대대책위가 구성되어, 혐오기피시설 입지에 따른 지역 발전가능성 저해, 재산권과 건강권 침해, 심리적.물리적 불안감 조성, 지자체간 갈등 심화 등을 우려하며 해당 부지의 선정 철회를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여주시의 경우는 70여개 사회단체들이 총 연합하여 범시민 대책위까지 구성하며 반대의견을 절실하게 피력하였습니다. 이천시청을 방문해 항의도 하였고, 시위도 하였고, 읍소도 하였습니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해당마을 수정리에서도 이장과 노인회장이 중심되어 입지신청을 철회하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천시청은 주민들의 타당한 반대여론을 무시하고 지난해 말 공유재산관리계획변경안을 제출하였고, 이천시의회는 이를 가결하였습니다. 결국 조금의 배려나 고민도 없이 무리한 계획을 마음껏 강행하였던 것입니다. 경기도 투자심사위원회의 단서조항을 받아들고 약간의 계획차질과 불편한 절차는 있겠지만 본질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입니다.

이천 시립화장장의 수정리 설립계획이 철회되고, 설립장소가 재고되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주민주권이 회복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화장장의 설립은 그 자체만으로도 당연히 많은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한국문화에서는 누구에게나 기피혐오시설인 것이 맞고, 아무리 신형기술이라고 해도 유해하지 않을 수 없으며, 화장장 근처가 개발될리 없고, 장사시설을 끼고 산다는 게 즐거울 수는 없는 것입니다. 바로 전국의 모든 화장시설이 공통적으로 산속이나 외딴 곳에 입지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이천시의 시립화장장만 유독 사통팔달 교통의 요지, 평야지대 한가운데, 보란 듯이 위치시키고자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화장시설은 당연히 필요합니다. 어느 지자체든 이 문제는 필수적으로 해결해야만 합니다. 그러니 이천의 화장시설 설립 자체를 반대할 수도, 반대할 이유도 없습니다. 다만 왜 하필, 생뚱맞고 시민들이 반대하는, 그 장소여야만 하는지가 문제인 것입니다. 그래서 이천, 여주시민들이 결사반대하는 일을 강행하려고 하는 이천시에 주민의 주권을 무시하는 독선과 오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상을 구현하는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난국을 이겨내고 공동의 번영을 만들어 가는 힘도 연대와 협력입니다. 서로 믿고 의지하며 신념과 희망의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지방자치는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한 것이지,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지역 간 상호 존중하고 신뢰하며 공존하지 못한다면 이는 역사와 대의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남의 의견을 묵살하고 독선으로 일관한다면 불화만 싹트게 될 것입니다. 더구나 자기지역 주민의 반대여론에도 귀를 닫고, 해당마을 주민들의 철회신청 마저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전형적인 주권탄압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시민의 손에 의해 선출된 시장과 의원들이 시민의 요청을 무시하고, 책정된 계획만을 고집한다면 이 보다 더한 비민주는 없을 것입니다.

이천 여주 시민들에게 피해와 상처를 주고, 여주시와 반목과 갈등을 빚는 화장장 계획은 반드시 철회되어야 합니다.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화장장 설립은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재고되어야 하고, 저지되어야만 합니다. 한 자치단체장의 고집이 두 지역 모두를 병들게 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점을 경기도 투자심사위원회도 인정한 것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은 이제 이천시가 마무리 지어야 합니다. 이 중차대한 시기에 공영과 발전을 저해해서는 안됩니다. 독선과 지역이기주의로 아름다운 전통이 깨지고 분열과 반목으로 시간을 보낼 수는 없습니다. 이천시 당국은 향후 3년을 갈등해결이라는 이름으로 허비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수정리 말고도 적합한 후보지들이 이미 5곳이나 있습니다. 다른 대안도 많습니다. 유휴시설로 남아 있는 화장로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부디 현명하게 판단하고, 공정하게 행해 주시기를 촉구합니다.

화장장의 수정리 설립계획 철회는 바로 무시된 시민의 주권을 회복시키고, 진정 시민의 권리를 존중하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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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섭 2021-03-06 13:19:08
부발읍 수정리 화장장 설치를 반대합니다
주변도시 원주도 충주도 화장장이 있지만
모두 외곽에 위치하고 있으며

산속으로 한참 들어가고
마을과 동떨어져 있습니다

이천시가
여주시와 협의없이 동의없이
시 경계지에 설치하려 하는 계획은
반드시 철회 되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