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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에 새끼 두루미가 오고 생겨난 놀라운 광경

여주에 새끼 두루미가 오고 생겨난 놀라운 광경

  • 기자명 최새힘
  • 입력 2021.03.01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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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두루미는 색에 따라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로 나눈다. 옛날에는 여주에도 다양한 두루미가 찾아왔겠지만, 최근에는 재두루미가 겨울을 보내는 곳으로만 남았다. 그런데 올해는 매우 걱정스럽게도 제 부모와 떨어진 새끼 흑두루미가 한 마리의 새끼를 키우는 재두루미 가족과 함께 겨울을 무사히 났다. 운이 좋게도 남의 가족 틈에서 혹독한 겨울을 살아낸 것이다. 그도 여주의 겨우살이를 마치고 고향까지 무사히 되돌아가기를 바란다.

▲흑두루미 무리 /촬영 손승호
▲흑두루미 무리 /촬영 손승호

올해 새롭게 알게 된 놀라운 한 가지는 여주가 두루미의 이동 경로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간혹 흑두루미 한 가족이 잠시 쉬었다가 가는 것은 관찰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특별히 스무 마리 정도씩 무리를 이룬 재두루미와 흑두루미를 볼 수 있었다. 이곳에서 온전히 겨울을 나지는 않더라도 우리 고장이 두루미들에게 중요한 길목이라면 생태적 가치는 매우 크다고 하겠다.

두루미는 여름을 보내는 북쪽 땅에서 새끼를 까서 키우고, 날이 추워지면 부부가 한두 마리의 새끼를 데리고 남하하여 겨울을 보낸다. 겨울을 나면 새끼들은 부모에게서 독립하고 무리를 지어 청소년기를 보내게 되며 부모는 새로운 번식을 준비한다. 부모와 헤어진 새끼들은 무리 안에서 충분히 자라면 제 짝을 찾아 다시 부부 단위로 독립한다. 아무래도 부모의 곁을 갓 떠난 후에는 생존과 짝짓기를 위해 무리생활을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무 마리씩 짝을 지었다는 것은 이들은 완전한 어른 두루미가 아니라 청소년기에 해당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마도 북쪽으로 서서히 이동하면서 여주에서 겨울을 보낸 새끼들을 무리로 끌어들이기 위해 여기에서 시간을 더 보내는지도 모르겠다. 만일 이런 방식으로 이들이 봄을 준비한다면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재두루미와 흑두루미 무리가 여주에 머무는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재두루미가 성공적으로 새끼를 여주로 데려와 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여러 마리의 청년 두루미가 무리를 지어 여주의 하늘을 나는 역동적인 모습을 볼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재두루미 무리 /촬영 최새힘
▲재두루미 무리 /촬영 최새힘

모든 새가 그렇듯이 두루미들도 사람이 멀리에서 나타나는 것에도 매우 민감하다. 하지만 청년 두루미들은 아직은 어려 조심성이 덜 하기도 할는지 모르겠지만 체력소모가 큰 긴 여행을 해야 하므로 충분히 먹는 것도 중요한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찻길과 가까운 논이더라도 낱알이 떨어져 있다면 과감하게 들어가 먹이활동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먹이의 양뿐만 아니더라도 조용한 먹이터는 애초부터 터를 잡았던 부모들의 영토이므로 이들은 사람의 간섭이 많은 자리도 어쩔 수 없이 이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이유로 새끼를 기르는 두루미가 있으면 동행하고자 하는 청년무리들을 위해 더 넓은 논이 필요하다.

비닐하우스와 같은 늘어나는 농업시설물은 두루미에게는 큰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 주변까지도 접근하기를 꺼려하기 때문에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땅은 더욱 크게 줄어든다. 실제로도 농업시설 때문에 두루미가 버린 뜰을 관찰하기도 하였다. 또한 벼를 베고 땅이 얼기 전에 논을 갈아엎는 농가가 대부분이라 두루미가 살기에는 그리 녹록하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날씨가 따듯한 날이면 농로로 걷기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 이를 피해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크다. 이러한 까닭으로 두루미를 지키는 일은 사회적 몫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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