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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잃은 흑두루미 올겨울을 날 수 있을까?

부모 잃은 흑두루미 올겨울을 날 수 있을까?

  • 기자명 최새힘 작가
  • 입력 2020.11.27 17:07
  • 수정 2020.11.30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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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두루미와 함께 겨울을 나는 흑두루미 새끼 암컷(사진=손승호 제공)

매년 두루미들은 몰아치는 매서운 추위를 피하려고 남쪽으로 내려와 겨울을 보낸다. 여주보다 더 남쪽으로 일본까지 내려가는 두루미도 많다. 여주는 주된 남하 경로는 아니지만, 중간휴식지의 역할을 하기도 해서 간혹 며칠 머물다 다시 길을 떠나는 두루미들도 있다.

우리 지역은 재두루미의 월동지로만 남아 있으나 흑두루미가 간혹 지나갈 때는 있었다. 그런데 올해는 어쩐 일인지 여기에서는 볼 수 없었던 부모와 떨어진 흑두루미 새끼 한 마리가 함께 머물고 있다. 처음에는 돌봐주는 부모가 없어 추워지면 얼어 죽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앞섰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다른 재두루미를 따라다니며 천적을 피하고 잠을 자고 먹이를 먹고 있었다.

재두루미는 몸통이 희고 날개 끝이 검은 두루미와 경쟁 관계로 한곳에 머무르지 않으나 흑두루미와는 거리를 두지 않는다. 그런 까닭으로 흑두루미 새끼는 재두루미를 따라다니며 생활을 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 없는 서러움이 어디 가겠는가! 완전한 가족은 되지 못하고 주변에서 얼쩡거리는 정도이다. 한 가족을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고 번갈아 가며 무리를 짓는다. 다른 어른들의 도움을 받아 주위를 경계를 할 수 있으니 무리를 짓는 것은 생존에 꼭 필요하다.

두루미는 겉모습이 우아하여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제는 지구에 얼마 남지 않은 대형조류가 되었다. 이번에 우리 고장을 찾아온 흑두루미 새끼가 부모 없이 겨울을 나고 무사히 돌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부모의 돌봄을 받지 못해도 스스로 자라 어른이 되고 짝을 맞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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