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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하청업체 후려치기’식 복지정책 바꿔라
이장호 여주신문 대기자

문재인 정부가 올해 1월부터 내놓은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정책의 방향성은 노인이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노후를 보내기보다는 생활근거지에서 지낼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고 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올해 1월 정부는 이런 정책개선으로 서비스 대상자가 10만 명 확대됐다고 밝혔다. 물론 일자리도 그만큼 늘어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노인맞춤돌봄서비스’ 또한 정부의 정책, 특히 사회서비스 관련 정책은 대부분 저임금과 종사자의 봉사 열정을 바탕으로 한다는 정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좀 더 촘촘하고 노인들의 형편에 맞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새로운 서비스 또한 이 사업에 종사하는 수행기관과 사회복지사, 생활지원사들에게 주는 것은 최소한의 재원이고 요구하는 것은 친절하고 정성스러운 돌봄 뿐 아니라 ‘정부스러운’ 각종 보고서와 운영자료들이다.

6개의 사업을 통합해 하나로 묶다 보니 이런저런 돌봄 사업에서 제출받던 보고서에 추억대로 각종 서류 제출을 요구하니 현장 수행기관의 고충은 말이 아니다. 

여기에 더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에 종사하는 생활지원사와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는 최저임금에서 생활임금 수준이니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은 하나둘이 아니다.

시 지역이라지만 전형적인 농촌인 여주에서 서비스 대상자의 병원 동행을 하려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 경우 생활지원사의 교통비도 대상자인 노인이 부담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시내버스 운행 간격이 3~4시간인 지역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병원에 다녀오면 1일 5시간 30분 근로시간이 정해진 생활지원사가 하루에 단 한 사람을 위해 모든 시간을 할애해야 하니, 결국은 생활지원사 1명이 18명을 담당하도록 설계된 현재 구조에서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결국 생활지원사가 자기 차량을 이용해 대상 노인과 함께 병원을 방문해야 하지만, 병·의원 하나 없는 산북면, 금사면, 흥천면 등 무의촌에서 가까운 의료기관을 방문한다고 해도 왕복에만 1~2시간을 길에서 소비해야 한다. 또 대상자의 상황에 따라 안부 전화를 진행하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받을만한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전화하거나 불안감에 직접 방문하는 일도 다반사다. 본인의 휴대전화로 안부확인을 하다보니 업무시간이 아닌 시간에도 서비스 대상 노인으로부터 걸려오는 전화를 받아야 한다는 업무 스트레스도 있다.

이 제도가 많은 장점과 올바른 방향을 가졌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국적으로 불만과 개선 요구가 높은 것은 서울이라는 주거밀집지역을 모델로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역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인해 대중교통인프라가 열악한 지방 소도시와 여주시와 같이 면적이 넓은 농촌 지역에서는 보건복지부가 제시한 생활지원사 1명이 18명을 담당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현장 종사자들의 주장이다. 1일 5시간 30분의 근무시간을 이동에 상당시간 할애해야 하고, 자기 차량이 아니면 제 때에 도착하기 어려운 교통여건 등은 고려하지 않은 결과다.

같은 여주시라도 동지역과 읍면지역의 상황을 또 다르고 같은 면 지역이라도 이동거리가 먼 지역, 또는 의료기관은커녕 약국조차 없는 지역이 있는 농산어촌 지역의 특성에 맞는 서비스 모델이 아니다보니 노인에게는 맞춤형이지만 종사자에게는 강제형 정책이 됐다.

정부는 속칭 ‘가성비’ 높은 정책을 하고 싶겠지만 잘 뜯어보면 자본주의 시장에 가성비 좋은 상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정책임에도 수행기관과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를 보면 정부가 설계한 이 사업은 이전의 여러 사회서비스와 마찬가지로 마치 대기업의 ‘하청업체 단가 후려치기’와 닮아있다.

내년에는 바꾼다고 하지만 임금으로 살아가야 하는 종사자에게 내년은 멀기만 하다. 착취에 가까워 보이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과 생활지원사, 사회복지사에 대한 처우개선은 곧 노인에 대한 복지 확대라는 인식으로 중앙정부가 못한다면 여주시라도 당장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이장호 기자  yeojup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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