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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사랑의 불시착

안개도 길을 잃었다
모든 게 쓸려가고 나니
|벌판이 제 것 같았는데
안개가 허허에 걸렸다

내 사랑이 앉아야 할
보이지 않는 활주로
다시 상승하는 수밖에
계기 비행을 하리라
젖은 정신줄 놓지 않고
한동안 허공에 그려야 할 그림
강 건너 색소폰 부는 사내집
바위 언덕을 조심하는 수밖에

안개가 찾아온 제 집이다
말갛게 닦인 자갈밭 활주로다
안개를 붙들어 맬 데가 없다
햇살이 고개 들 때까지 그냥 둘 참이다

 

*여러 날 잠겨 있던 비내섬에 들어가 보았다. 쇠말뚝까지 뽑혀 나간 큰물에 <사랑의 불시착>을 촬영했다는 표지는 그대로였다. 안개는 자욱해 앞이 안 보이고, 강물이 여여하게 흐르는 소리만 가득한 우윳빛 천지다. 문득 불시착한 사랑은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제 것인 것 같아도 제 것은 없다. 안개 속에서는 더욱 그렇다. 계기 비행도 믿을 게 못 된다. 하여간 정신줄 똑바로 잡고 안개의 종점을 기다릴 수 밖에...

조용연 주필  yeoju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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