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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식의 노자와 평화 <연재를 마치며> 만족할 줄 알면 삶이 황홀하다
장주식 작가

강석범 감독, 김래원 주연으로 2006년에 개봉한 영화 <해바라기>에 보면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꼭 그렇게 다 가져가야만 속이 후련했냐!”

조직폭력배 두목이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람 죽이는 일도 하고, 약한 사람들 작은 보금자리마저 다 빼앗아 갔을 때 주인공이 하는 말입니다. 치열한 싸움 끝에 주인공도 두목도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인용한 말은 ‘많이 가지고도 자꾸만 더 가지려고 하는 욕심을 탓하는’ 겁니다. 그런데 ‘속이 후련했냐?’라고 묻는데 그럴 리는 없을 것 같아요. 한번 발동한 욕망이 가라앉을 리가 없으니까요. 건물 하나를 가지면 두 개를 갖고 싶고 두 개를 얻게 되면 또 몇 개를 더 가지고 싶을 테니까요. 땅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더 조금 더’ 하게 될 테니까요.

하지만 이런 욕망의 끝은 행복일까요? 평화일까요? 영화 해바라기에서는 ‘공멸’하는 참담한 비극으로 끝납니다. 물론 욕망의 끝에서 행복과 평화를 누리는 사람도 있을 수는 있겠지만, 노자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노자는 평화로운 삶의 태도로 ‘지족(知足)’을 권합니다. 만족할 줄 아는 삶을 살라는 것이죠. 노자는 81장으로 나눠 쓴 도덕경 이야기에서 다양하게 ‘지족’을 변주합니다. 그 변주는 여러 가지 도(道)와 덕(德)으로 표현됩니다. 도로 말하면 대표적인 것이 제1장의 도인데요 ‘이름 지을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다’라고 시작합니다. 도는 ‘황홀(恍惚)’하기 때문에 딱히 뭐라고 이름 지을 수 없다는 겁니다. 빛이 극도로 밝은 뒤 흐릿해져 가는 모양을 ‘황’이라 하고 어둠이 극도로 짙어져 어슴푸레 밝아오는 것을 ‘홀’이라고 합니다. 그러니 황홀은 밝음과 어둠이 갈마드는 형상입니다. 사람의 삶도 결국 ‘황홀’하다는 것인데요, 서로 대척점에 있는 것들이 뒤섞이고 오고 가고 서로 균형을 이루는 것을 뜻한다고 하겠습니다.

덕으로 말하면 대표적인 것이 제38장의 ‘상덕부덕(上德不德)’이란 말입니다. ‘최상의 덕은 덕이 아닌 것 같다’라는 말입니다. 상덕이 구체적인 삶의 현장에서는 ‘믿음직한 말을 하고, 말로 다투지 않고, 지식을 자랑하지 않고, 쌓아 두려 하지 않고, 남을 이롭게 하려는’ 태도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결국 이런 삶의 태도는 ‘만족할 줄 아는’ 힘이 바탕이 되어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삶이 황홀하다”

나는 이 말로 노자 도덕경 81장 연재를 마칠까 합니다. 그동안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평화로운 날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지족황홀(知足恍惚)!  

편집국  yeoju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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