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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담- 영구임대주택이 꿈인 사람들생이 다 할 때까지 이사 갈 걱정 없이 사는 게 꿈

집값의 등락, 1가구 2주택 그런 말은 남의 이야기

조용연 주필 

‘아파트 거래허가제’를 발표했더니 틈새 아파트는 일주일 사이 2억이 올랐다고 한다. 서울 아파트 매수세의 주력이 30대라더라. 달랑 아파트 한 채인데 재산세가 올라 죽을 지경이다. 전망 좋은 아파트 분양 기회 놓치지 말라는 광고, 그런 건 남의 이야기인 사람들이 있다. 영구임대주택에 들어가는 것이 꿈인 사람들이다. 영화 ‘기생충’이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가운데 ‘코리아의 반지하’는 관심의 지상으로 잠시 올라왔다. 기생충 가족은 햇빛이 드는 곳에서 살고 싶어하는 227만 주거빈곤가구의 한 형태다. 몸 하나 누일 곳 없는 사람들이 그나마 보증금 없이 살아가는 고시원, 그 입주민은 가난이 몸에 절은 사람에서부터 주거 빈곤에 내몰린 청년 세대까지 삶의 형태도 갖가지다. 이들의 희망은 공공임대 입주희망이 절대적이다. 현재 전국 공공임대는 136만여 가구로 전체 가구의 6.7%에 불과하다. 이 공공임대도 주거비용이 높은 행복주택이나, 10년 후에는 분양 전환되는 물량, 임대료 지원에 국한되는 전세 임대 등을 빼면 순수한 공공임대는 97만 가구에 불과하다. 그래도 문재인 정부가 9%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국정 목표 속 고령층 맞춤형 임대주택 2만 가구, 청년특화주택 8만 가구 등 공급 플랜에 희망을 걸어 본다.

저렴한 도심 택지 공급을 위한 발상 전환은 기대돼

LH공사나 SH공사가 한정된 재정으로 많은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토지공급비용을 줄여야 가능하다. 서울의 사례지만 서울 송파구의 한 동사무소(주민센터)가 재건축을 하면서 20층 이상의 고층건물을 신축해 청년임대주택이 함께 입주하는 것으로 설계한 예는 깜짝 놀랄만한 일이다. 서울 ‘신내동 컴팩트 시티’ 계획 중에 북부간선도로 왕복 8차로 도로 위에 대규모 인공부지를 만들어 공공주택을 건설하겠다는 계획도 획기적이다. 도심에 위치한 공공기관이 이전해간 부지는 공원과 청년 주택 등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하는 마인드로 주거빈곤 세대의 문제를 하나하나 풀어나가야 한다. 역세권 청년주택의 문제는 ‘집이 없어 떠도는 청년 세대’에게 제1의 과제다. 서울 충정로의 한 아파트의 경우, 역세권 청년주택청약에 286:1의 경쟁율, 그나마 총분양 499가구의 10%물량이니 ‘미끼물량’이라는 비판도 일리가 있다. 비단 서울에만 국한하는 사례가 아니다.

영구임대주택은 주거최빈곤계층에게 마지막 희망의 사다리

현재 영구임대주택은 1989년 언저리에서 집중적으로 19만 호가 공급되고 그 이후에 2만4천 호 정도가 추가 공급된 것이 전부다. 그나마도 노후되어 있다. 사실상 정부의 주택정책이 중산층, 집으로 집을 늘려가는 투자수요에 뒤따라가면서 만들어진 채 진짜 어려운 세대에 대해서는 버려두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들 ‘주거최빈곤’ 세대는 보증금의 장벽에 가로막히는 세대다. 몇백만 원의 보증금도 마련하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다. 대부분 영구임대주택은 40평방미터(12평) 이하다. 가난한 다자녀 가구가 살아가기에는 비좁은 데다 그나마 공급도 턱없이 부족하다. 오죽하면 “탈북민들이 정착하면서 바로 배정받는 임대주택이 부럽기 짝이 없다”고 할까. 김현미 국토부장관의 말에 희망을 건다. 2025년까지 240만 가구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하는 발표가 이루어지는 이유는 사회적 통합의 가장 근저에 ‘우선 눈비를 가리고, 추위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내 집’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잇달아 21번이나 쏟아낸 부동산대책이 “백약이 무효하다”고 비판받고 있다. 아파트로 대표되는 집값 술래잡기는 한 시절 유행했던 유원지 놀이터의 ‘두더지 잡기’와 판박이다. 정부의 집요한 추적과 신출귀몰하는 돈주들의 민첩한 작전이 ‘대치중’이다. 튀어나오는 대로 두드려 잡으려다 보니 피로도 하겠다. 그래도 이 술레잡기가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넓은 의미의 공공임대주택은 살림살이가 나아져 계층의 사다리를 반납하고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설계도 필요하지만 도저히 그 여력을 갖지 못한 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주거극빈층의 꿈을 이루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그것이 한 도시가 참된 마을로 어울려 살아가는 기초가 될 것이다.

조용연 주필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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