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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담 “이런 여주를 소망한다”

여강여담 “이런 여주를 소망한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8.12 09:08
  • 수정 2019.08.1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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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 시대 여주는 기회의 땅이길,

정치와 행정이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길

조용연 여주신문 주필

창밖으로 보이는 오학리에 빌딩이 훌쩍 자라있다. 강 건너 스카이라인은 발전하는 여주의 상징이다. 1995년 만난 나의 여주는 25살을 더 먹었다. 여주신문의 나이가 내가 만난 여주의 나이와 같다. 짧지 않은 시간 돌고 돌아 이런 인연 곁으로 왔다. 그때 기고했던 “내 사랑 여주”라는 한 문장의 기억이 나를 불러 세운다. 그 짧은 제목을 아직도 기억하는 분이 살고 계신 여주는 내게 살만한 동네가 아닌가.

그 사이 여주의 인구는 12만으로 불어났다. 세월을 비껴간 원도심의 건물들은 예나 제나 정겹도록 고만고만하다. 여주에서 태어나도 부모가 타관에서 흘러들어 왔다고 ‘우리 동네’에 끼워주지 않는 잣대가 설마 여태껏 살아 있지는 않겠지. 여주에 살면 모두 여주사람이지 여주사람과 타관바치로 갈라야할 ‘청군·백군’인가. ‘진짜 여주 사람’이라 자부하는 사람들의 폐쇄가 ‘고리타분한 우리’쪽으로 시야의 각도를 고정한 것이 아니길 소망한다.

주변 시군에 비해 이렇다 할 공장이 들어서지 못했다고 그저 낙망만 할 일인가. 촘촘히 묶인 수도권의 규제가 세월이 지나고 나니 오히려 난개발을 피해 가도록 한 긍정의 얼굴은 없는지. 서울의 강력한 자장권(磁場圈)에서 청정여주를 이만큼이라도 지켜낼 수 있었던 여주시민은 존경받아 마땅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굴뚝 없는 공장’의 최적지로서 여주가 살만한 전원도시라는 이미지와 조화롭기를 소망한다

여주에게 ‘100세 시대’는 분명 기회의 땅이 될 것이다. 실버는 흰머리만을 상징하는 퇴행의 의미가 아니다. 인생의 완숙이 더 빛나는 시대를 구가하는 사람들의 빛깔이다. 여생을 의미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여유를 선사하는 대지가 여주이길 갈망한다. 대한민국 경제와 교육의 1번지 강남으로 이어지는 경강선의 중심역이 여주역이길 소원한다.

저마다 인문학을 말하는 시대에 정말 여주는 인문학의 도시가 적격인 입지에 걸맞는 인문의 토양을 비옥하게 갈아가고 있는가 묻고 싶다. 지나온 시대의 살아있는 궤적을 모아놓은 곳이 박물관이라면 여주가 ‘수도권의 박물관 도시’를 만들어 가길 청원한다.

진정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시대가 강요하는 ‘정치의 단절’을 넘어서기를 소망한다.

4대강 사업이 지난 정부의 치적이라고 애써 외면하는 ‘외눈박이’ 정치와 행정이라면 우리의 여주는 갈 길을 찾기 어려워진다. 왜 사람들이 섬진강을 포함한 5대강의 자전거종주 스탬프를 기어이 찍고야 마는지, 무거운 가방을 자전거에 매달고 한강을 달려가고 있는 이국인(異國人)의 환호를 이해해야 여주의 새로운 길이 보인다. 잡초 무성한 강변의 공원이 대도시의 삶에 지친 사람들의 발길로 채워져야 여주는 사람 사는 맛이 나는 동네에 더 다가서게 된다.

풀뿌리민주주의가 굳건해 지고, 건강하게 자랄 때도 되었건만 이념으로 갈라선 ‘적대의 상처’는 선거가 끝나고도 소금을 뿌려 덧나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 한 표의 이합집산이 만들어 구겨진 선거지도는 선거벽보를 철거하는 그날, 시민 모두의 이름으로 말끔하게 다림질하여 ‘애향의 지도’로 다시 내걸리길 소망한다.

여주의 세수(稅收)와 주민 복지의 밑거름이 될 대규모 공장이나 기업 유치를 위한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물도 없는 ‘법대로’의 규제 앞에 신음하면서 떠날 채비를 하는 기업은 없는지 그 짙은 그늘도 살펴봐야 한다. 재빠른 산토끼를 잡으려고 잘 키운 집토끼를 놓치는 어리석음이 없기를 소망한다.

살아가는 일이 유달리 어깨에 무게가 느껴질 때 ‘영월루’에 올라 보리라. 대자연을 흔연히 맞아들인 선현들처럼 깊은 숨 갈아 쉬고 다시 여강(驪江), 그 유장한 물길을 가슴에 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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