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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식의 노자와 평화23. 믿음이 부족하면 일마다 불신이 생긴다
장주식 작가

문재인 정부가 집권 2년에 국정신뢰도 50%를 밑돌고 있습니다. 초기엔 80%를 상회한 적도 있었죠. 30%는 처음부터 문재인정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지지자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일화를 들어 보일게요.

어떤 마을에서 울력을 합니다. 한가위를 앞두고 마을 안길 풀을 베고 청소도 하는 일입니다. 마을 사람들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토요일에 하는데요. 두 사람 A와 B가 불참합니다. 마을 사람들이 이장에게 두 사람 불참 사유를 물었습니다. 이장이 대답합니다.

“A는 서울에 급한 일이 있어 가야 한답니다. B는 아무 말이 없네요.”

그러자 사람들 반응이 이렇게 나옵니다.

“흥. 서울은 무슨. A가 또 핑계를 대는 군.”

“B는 어디 아픈가? 안 나올 사람이 아닌데.”

A와 B에 대한 사람들 반응이 완벽하게 갈립니다. A는 평소 마을 사람들에게 준 믿음이 아주 부족하다는 사실이 드러납니다. 실제로 A는 서울에 급한 일을 보러 갔다고 해도 그 사실은 불신의 대상이 되는 것이죠. 반면 B는 평소 마을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고 있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위 일화로 보면 A는 어떤 일을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신뢰를 얻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평소에 믿음을 주는 언행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믿음을 주는 언행을 노자는 ‘동(同)’으로 얘기합니다. 동은 ‘같다’는 뜻이니 함께 하는 것, 동화되는 것, 어울리는 것이 다 됩니다. 노자는 세 가지 예를 듭니다.

먼저 도동(道同)입니다. 도를 같이 한다는 건 함께 길을 걷는 일입니다. 길은 다양하지만 같은 길을 함께 걸으면 즐거움이 생기고 신뢰도 따라올 수 있지요. 그러나 함께 길을 걸으면서 오히려 신뢰를 잃을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두 번째 덕동(德同)과 세 번째 실동(失同)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덕(德)은 크다는 뜻이 대표적이지만 ‘얻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러니 덕동은 얻음을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실동은 글자그대로 잃음을 함께 한다는 뜻입니다. 얻음과 잃음은 길을 함께 가다보면 수시로 생겨나는 일입니다. 이때 언행이 문제가 되는 것이죠. 나만 얻고 상대는 잃으면 즐거울 수 있겠어요? 얻음도 잃음도 함께 해야 상대가 얻고 내가 잃어도 즐거울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역도 가능합니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서로에 대한 신뢰는 쌓일 수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세 가지 동(同)이 가능하려면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 할까요? 여기에 대해서도 노자는 제안을 합니다.

“회오리바람은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온 종일 내리지 않는다.”

회오리바람과 소나기가 은유하는 것은 덕이기도 하고 실이기도 합니다. 문득 나타나는 희열, 실망, 슬픔, 감동 같은 것들이 다 포함됩니다. 그런데 우리 삶속에서 반복되는 이런 일들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습니다. 회오리나 소나기처럼 말이죠. 그런데 마치 그런 감정 상태가 영원할 것처럼 매여 버리면 심각한 일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아주 부자연스러운 상태가 된다는 것이죠.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뭔가 회피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이 또한 의미는 있습니다. 어떤 한 가지 감정 상태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선언에 있어서는 말이죠.

인간은 자연을 신뢰합니다. 자연이 생명을 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엄혹한 재난을 주는데도 그렇습니다. 왜 그럴까요? 기본적으로 자연은 인간과 함께 길을 걷고 얻는 것도 잃는 것도 함께 하기에 그렇습니다. 아마도 다른 이에게 신뢰를 얻는 길은 이러한 자연의 모습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도덕경 23장 : 希言自然(희언자연)이라! 故飄風不終朝(고표풍부종조)하고 驟雨不終日(취우부종일)이라. 孰爲此者(숙위차자)오? 天地(천지)로다. 天地尙不能久(천지상불능구)한데 而況於人乎(이황어인호)아? 故從事於道者(고종사어도자)는 道者同於道(도자동어도)하고 德者同於德(덕자동어덕)하고 失者同於失(실자동어실)하니라. 同於道者(동어도자)는 道亦樂得之(도역락득지)하고 同於德者(동어덕자)는 德亦樂得之(덕역락득지)하고 同於失者(동어실자)는 失亦樂得之(실역락득지)하니 信不足焉(신부족언)이면 有不信焉(유불신언)하니라.>

드물게 말함이 자연이라! 회오리바람이 아침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가 온 종일 내리지 않음과 같다. 누가 이렇게 하는가? 하늘과 땅이다. 하늘과 땅도 오히려 오래가지 못하는데 하물며 사람이랴. 따라서 도에 종사하는 이는 이렇게 한다. ‘도는 도와 하나 되고 덕은 덕과 하나 되고 잃음은 잃음과 하나 된다. 도와 하나가 되면 길 역시 즐겁게 걷고 덕과 하나 되면 덕 역시 즐겁게 얻고 잃음과 하나 되면 잃음 역시 즐겁게 잃는다.’ 이러한 사실을 믿어야 하는데, 믿음이 부족하면 역시 불신만 있을 뿐이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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