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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3.18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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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덕연 이포초 하호분교장 교사

옛날에 골목에서 울려 나오는 ‘아이들 웃음소리, 글 읽는 소리, 밥 끓는 소리’가 행복한 소리라고 했다. 가난했지만 행복했던 옛날 마을 풍경이 그려진다. 그런데 여주시에서 이런 소리가 점차 줄어들고, 간헐적으로 들리고, 아예 안 들리기도 한다.

올해 여주에 있는 초등학교 중 5학급으로 출발한 학교가 생겼다. 한 학년에 한 학급으로 편성되지 못한 것이다. 학생 수가 급감하여 두 학년 합해 학생수가 9명이 되지 않으면 복식수업을 해야 한다. 복식수업은 두 학년이 한 선생님께 한 교실에서 배우는 것을 말한다. 두 학년 교육과정을 연구해서 가르쳐야 하는 선생님도 고생, 학생들도 고생이다. 학교가 5학급이 되면 교감선생님이 없다. 그러니 교감선생님 하는 일을 교사 누군가 대신 해야 한다. 이 일을 맡은 교사는 아이들에게 더 시간을 나눠주기보다는 행정 일을 처리하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할 형편이다. 아이들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산부인과 병원이 폐업한다고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여주에 있는 초등학교 절반이 복식수업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떤 학교들은 하나 둘 폐교가 될지도 모른다.

여주시내 큰 학교 서너 곳 말고는 학생 수가 모두 감소하고 있다. 사실 여주시에 있는 서너 개 큰 학교는 학생들이 많아서 문제다. 학교건물도 고층이고, 학급당 학생 수도 많고, 특별실도 헐어내어 교실로 만들고 있다. 조금만 학생 분산 정책을 쓴다면 여주시내 학교도 주변학교도 모두 행복해 질 수 있다고 본다. 학구를 새로 나누고 강제로 전학을 가게 할 수는 없지만, 학부모님이 자녀를 데리고 찾아가게는 할 수 있다. 학부모님이 자녀를 데리고 찾아갈 수 있는 특색 있고 차별화된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이다. 일선 학교에게만 떠맡기지 말고 여주시와 지역교육청이 T/F팀이라도 꾸려야 한다, 고 본다.

여주에는 분교가 몇 개 있는데 교사의 분교 근무는 3년이다. 3년 지나면 좋든 싫든 다른 학교로 가야한다. 학생들은 6년 동안 학교를 다니는데 교사들은 해마다 두세 명씩 바뀐다. 작은 학교에서 이런 잦은 교사이동은 어린 학생들과 학부모 교육 정서에도 아주 안 좋다. 외골짜기 학교도 아니고 인근에 고속국도가 교차하고, IC가 있는데도 한번 정해진 벽지지정은 좀처럼 해제되지 않는다. 몇 년 계속 민원을 넣어도 어찌된 이유인지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주지 않고 있다. 여주지역 학교 벽지해소나 분교 3년 근무사항은 지역교육청이 나서서 학부모와 학생의 바람을 내 일처럼 여겨주었으면 좋을 것 같다.

여주 금사면에 있는 하호분교는 올해 봄에 멀리 다른 지역에서 3명씩 자녀를 가진 두 가정이 이사를 오셨다. 하호분교에 자녀를 보내고 싶은 마음에 여러 가지 사정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오셨다. 여주시에서 이사 축하 화장지라도 사서 찾아갔는지 모르겠다. 여주교육지원청에서 ‘자녀를 모시고 여주에 잘 오셨다.’라며 그 흔한 세제비누라도 사가지고 인사를 했는지 모르겠다. 찾아가지는 못할망정 지나가다가 빈 악수라도 할 생각이 있는지 모르겠다.

다른 일로 무척 바쁘겠지만, 여주에 이사 와서 살겠다는 분들 앞에서 바쁘다는 핑계는 대지말자. 이사 오든 말든 관심이 없으면 모를까 누가 이사 오는지 모른다고는 하지말자. 이사 오면 면사무소에 전입신고를 하지 않는가! 전입신고가 되면 바로 면장은 면장실로 안내하고 차 한 잔 내주며 여주에 오신 것을 축하해야 한다. 바로 시에 보고하고 시에서도 적정한 축하가 이어져야 한다. 인구가 증가하는 면의 면장에게는 인사고가를 주고, 주민수를 증대한 실적이 좋은 면장을 여주시청 과, 실장, 국장으로 임명해야 한다. 맨날 정년퇴임을 앞 둔 면장들만 시골 변방으로 내보내는 것은 문제가 많다.

고령화시대에 어른신 복지 정책과 더불어 청년들이, 새롭게 인생을 출발하는 신혼부부들이 살고 싶은 곳을 만드는 정책도 중요하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40대 중년들이 여주에 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들이 여주에서 행복한 미래를 설계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동네 어르신들과 이야기 하다보면 아주 멀리도 아니고 이천이나 양평에 나가 사는 자녀가 많다고 한다. 왜 그들은 여주에 살지 않고 이천이나 양평으로 가서 살까? 젊은이들이 살기 편한 곳이기 때문이다. 여주도 젊은이들이 찾아와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강이 보이는 좋은 곳에 멋진 전원주택도 젊은이들에게는 꿈이다. 그런데 너무 비싸다. 이미 올라 갈대로 다 오른 땅값이며 집값까지 생각한다면 4-5억대가 넘어간다, 시에서 주변 지역의 헌 집을 조사하고, 적당한 가격에 인수하여 새로 집을 지어 장기임대를 한다든지, 이사 오는 분에게 리모델링비를 지원한다든지 한다면,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여주에 살면서 이천이나 양평으로 출퇴근해도 될 만큼 교통이 편리해졌다. ‘사는 곳은 여주에서 살자’ 라는 의식과 가치를 갖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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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숫자는 2018년 합계출산율이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15~49세) 1인이 평생 낳은 아이 수다. 홍콩, 싱가포르 같은 도시국가가 이러한 수치를 보인다. 우리나라도 이미 도시중심 국가인지도 모른다, ‘아들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가 산아제한정책이 아니라 산아장려정책이 되어야 할 구호가 되었다. 여주시가 인구정책을 다른 지자체보다 선진적으로 펴서 아이들 웃음소리, 글 읽는 소리, 쌀밥 끓는 소리가 행복하게 들리는 곳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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