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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꾀 부리지 않는, 선 굵은 정치인 어디 없소?

잔꾀 부리지 않는, 선 굵은 정치인 어디 없소?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9.01.2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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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여주신문 편집국장

개혁은 어려운 길이다. 차라리 혁명은 쉬울 수 있다. 프랑스혁명의 로베스피에르처럼 정적을 단두대로 보내 버리고 철권통치를 한다면 잠시 공포에 두려워 빨리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역사는 이를 다시 되돌리려는 힘이 강하다. 자석의 에스 극과 엔 극을 임의로 자르더라도 에스 극이나 엔 극이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다시 작아진 자석이 에스 극과 엔 극으로 또 나뉜다. 언제나 강, 온 양 측면은 있게 마련이다.

결국 민주주의 과정에서 정책을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면 설득과 협의 그리고 합의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것은 힘을 바탕으로 할 수도 있고 정치적 거래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합의에 의한 개혁이다. 사회적 합의인 법이나 조례의 제정이 대표적이다. 하나의 법이 만들어질 때 수많은 반대와 논란이 벌어지는 것도 사회 구성원 각자의 이해관계와 요구사항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상태를 유지해서 이익을 보는 집단과 현재 상태를 변화시켜야만 이익을 얻는 집단, 또 다른 요구사항을 내세우는 집단 등 각각의 집단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치인들을 움직이고 정치인들은 이들을 대변한다. 그러다 보니 합의가 쉽지 않고 개혁이 어렵다.

특히 심각하게 악화되는 상황은 정치인들이 시민들의 이익을 위하기보다는 차후 선거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정쟁을 일삼을 때다. 개혁은 늦기는 하지만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그러나 정쟁으로 나라가 어지러울 때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역사를 살펴봐도 이러한 정쟁의 폐해는 무수히 많다.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 장군은 문신들의 논공행상 희생양으로 탄핵을 받았다. 명나라에서 항왜(抗倭)의 민족영웅으로 불리며 왜구를 토벌했던 척계광도 말년에 조정 관료들의 모함으로 병마에 시달리다 죽는다. 이순신 장군도 조정 문신들의 파벌싸움 희생양으로 고문을 당하고 고초를 겪었다.

민주주의는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런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시민들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시민을 향한 정책을 연구하고 파벌싸움에 휩싸이지 않고 오직 시민만을 바라보고 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지난 6.13 지방선거후 여주시에서도 많은 정치인들이 물러나고 새로운 정치인들이 탄생했다. 이제 6개월이 지났으니 아직 비판하기는 이른 시기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예상대로 일반 시민에서 의원으로 신분이 바뀌면서 ‘내가 누군지 알아’등의 교만을 부리는 의원도 눈에 띈다. 흔히 인정투쟁이라고 부르는 몽니다. 선거 때를 잊고 목에 힘이 들어간 것이다. 또 행정의 내용을 모르고 무조건 비판부터 하는 의원들도 있다. 공부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벌써부터 국회의원 선거에서 자신의 정당이 유리하도록 무조건 상대방 비판에 나선 의원들도 눈에 띈다. 그리고 진실을 찾기보다는 누군가의 솔깃한 모함에 부화뇌동하는 의원들도 보인다. 전체 시민을 위하는 방향이 아닌 상대방의 약점과 허물을 물어뜯어 공격에만 집중한다면 소통은 있을 수 없다. 판이 깨지는 것이다. 요즘 정확한 사실 파악보다는 소문이나 여론으로 포장된 황당한 내용을 자주 듣게 된다. 상대방을 비판하려면 정확한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작은 사실을 크게 만들거나 평소 잘 알지도 못했던 사람들을 측근으로 엮어 무고한 사람을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요즘 여주정가를 보면 세 사람의 말이면 호랑이를 만든다는 삼인성호(三人成虎) 라는 고사성어가 생각난다. 측근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 같은 경우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오랜 기간 같은 뜻을 갖고 함께 지내온 사람이다. 전혀 개연성이 없는 사람들을 측근으로 몰아 공격을 하는 것을 보면서 황당함에 쓴 웃음이 지어질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시장과 의장은 자신들이 정책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의무가 있다. 시민들의 우려에 대해 왜 설명하지 못 하는지 의아하다. 잘못이 있다면 잘못했다고 밝히고 잘못이 없다면 해명을 해야 하는데 그냥 넘어가고 있다. 당연한 반론권이 있음에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 결국 무고한 사람들이 헛소문에 의해 측근으로 몰려 피해를 보는 것에 일조하고 있는 것 아닌가? 명확한 잘못이다. 그리고 왜 관련 공적 조직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의문이다. 비에 젖은 낙엽처럼 꼼짝하고 있지 않다. 답답하다.

여주시에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해 소통과 타협으로 우직하게 소처럼 쟁기를 끌며 한 고랑 한 고랑 쉼 없이 나아가는 정치인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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