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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여주 세종대왕 뮤지컬 ‘1446’ 성공하려면

<기자의눈>여주 세종대왕 뮤지컬 ‘1446’ 성공하려면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7.09.28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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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방송국장)

군산에 가면 이성당 이라는 빵집이 유명하다. 단팥빵과 야채빵을 먹기 위해서는 아침부터 긴 줄을 서야한다. 속초에는 닭강정이 유명해 손님들이 지인들에게 나눠주려고 몇 개씩 구입한다. 마찬가지로 지방마다 줄을 서야만 먹을 수 있는 맛 집들이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세계화의 여파로 장벽이 많이 무너지긴 했지만 세계 각국의 대표적 문화예술은 전통에 바탕을 두고 발전하고 있다. 가우디와 피카소를 만나러 스페인에 가고 베토벤을 만나러 독일로 간다. 세익스피어의 영국과 버나드 쇼의 아일랜드, 헤밍웨이와 체게바라의 쿠바 그리고 가부끼하면 일본, 중국하면 경극이다.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린 대표적인 전통예술이 사물놀이와 판소리다. 사물노리안 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사물놀이를 배우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찾아온다. 유명한 프랑스 태양극단을 비롯해 무수한 외국인들이 사물놀이를 배운다. 태권도를 배우기 위해 국기원에 찾아오듯 사물놀이를 배우기 위해서 부여군의 교육원을 찾는다. 외국인들에게 부여군은 사물놀이의 성지다.

세종대왕을 주제로 한 뮤지컬 ‘1446’의 갈라쇼가 시민의 날 경축음악회에서 선보였다.

일단 여주시를 상징하는 세종대왕이라는 주제는 좋다. 영릉이 있는 지역이고 대한민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아하는 임금이 세종이기에 주제 선정에 이견은 없다.

그러나 뮤지컬이라는 장르이기에 음악에 대해서는 몇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먼저 1446년이라는 시대배경을 구현하려면 한국적인 정서가 담겨야 했다. 기존 뮤지컬 선법이 아니라 전통음악 선법을 따라 작곡이 되어야 세종이라는 인물과 조선이라는 시대 상황을 부각시킬 수 있었다. 앞에서 길게 이야기 했지만 성공하는 예술작품은 그 나라 민족의 특성을 담아야만 세계 시장에서도 성공을 한다.

예를 들어 수많은 걸그룹이 명멸하는 대한민국에 아프리카나 동남아에서 급조한 걸그룹이 온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겠는가?

만약 해외시장에서도 통하는 작품을 만들어 브로드웨이에 진출해서 성공하려는 생각이 있다면 자기 정체성이 뚜렷해야 한다. 특히 음악 작곡과 창법이 한국의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면 외국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일부 국악기의 사용이 있었지만 한국적인 느낌이 들지는 않았다. 단조로운 피아노와 드럼의 구성 또한 아쉬움을 남겼다. 신디는 어쩔 수 없다 해도 선율을 가야금이나 해금으로 바꾸고 드럼 또한 전통 타악기로 바꾼다면 강렬한 사운드를 구현할 수 있었을 것이다. 베이스 또한 아쟁을 사용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다. 또한 미디로 찍은 느낌의 악기들은 과감하게 실연으로 녹음하고 다이나믹을 살려야 한다. 배우들의 창법 또한 전통음악 창법을 익혀서 공연이 진행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세종대왕은 음악에 조예가 깊은 임금이었다. 세종시대의 음악은 민족 역사에서 중국음악에 종속된 우리음악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바꾼 시대다. 역사적인 배경과 세종대왕이 차지하는 음악사적 가치를 생각할 때 이번 갈라쇼는 아쉬움이 남는다.

마지막으로 여주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제작하는 뮤지컬이 성공하길 기원한다. 그러나 세종대왕에 어울리는 음악 작업이 이루어져야 뮤지컬‘1446’은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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