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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人의 세계여행기 - 서종훈의 네팔여행⑦

여주人의 세계여행기 - 서종훈의 네팔여행⑦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06.19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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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탕을 나서며

 

처음 밤브를 방문할 때에는 수쿠 아주머니가족을 만나고 나서 히말라야 랑탕지역 트레킹을 계획 했었으나, 지진복구가 덜되어 숙소를 잡기가 어렵고, 심할 경우에는 추운 겨울에 밖에서 야영을 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걱정을 한다.

무리하게 욕심을 부려가며 트레킹을 하다 자칫 위험한 상황에 처하기라도 하면 비비나 수쿠 가족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일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 트레킹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밤브에서 샤브로 베시로 발길을 돌렸다. 선도스 따망과 수쿠 아주머니의 배웅을 받으며 아쉬운 이별을 했다. 밤브 주변에는 지진으로 굴러온 커다란 바위들이 듬성듬성 널려 있고 그사이를 비집고 하산 길에 접어들었다. 비비는 샤브로 베시까지 나와 함께 동행을 했다.

하산을 하는 도중 도멘이라는 마을에 들려 다와 어머니와 동생들을 만났다. 

다와의 어머니는 연세가 많으셨지만 정정 하셨다. 기억력도 좋아 지난번에 방문했던 일들을 기억 하시는 듯 했다. 랑탕 트레킹 코스에는 비비의 친척들이 곳곳에 살고 있었고 우리는 친척 집들을 골고루 들러 이 마을 저 마을의 소식을 전했다. 가는 곳 마다 친척들은 차와 음식을 내어 주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비비가 친척들과 이야기하는 내용을 알 수는 없었지만 가끔 나의 네팔 이름인 히말빠니나, 까끼 가족이 나를 부를 때 사용하는 한국말인 아버지란 말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 나의 이번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도 하는 것으로 미루어 짐작 할 수 있었다.

샤브로베시에 가까워지자 우리는 랑탕 콜라(강보다 작고 개천 보다 큰 하천)주변으로 걸었다. 지난번 방문 했을 때는 밀림 지역으로 울창한 숲이 빼곡 하여 하늘이 보이지 않았고 습한 기운과 시원한 바람이 흘러 땀을 식혀 주었는데, 지금은 도로 공사를 한다고 아름드리 큰 나무들을 모두 잘라내어 길가에 나뒹굴고 있었다.

인간의 편리함을 위해 수 십 년, 수 백 년 이어온 정글을 없애는 것이 옳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비도 잘려나간 그루터기에 앉아 쉬면서 훤하게 속살을 드러낸 작은 길을 바라보고 있었다. 샤브로 베시를 지나온 랑탕 콜라는 생활 폐수와 쓰레기들로 채워져 걷는 동안 많은 아쉬움이 남았다.

샤브로 베시 입구에는 랑탕 콜라를 가로 지르는 구름다리가 있다. 이 다리를 건너면 큰 도로가 나오는데 북쪽으로 몇 킬로미터 안가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다. 이 도로로 중국의 물건들이 육로를 통해 네팔로 들어온다고 한다. 샤브로 베시에서 중국으로 가는 길은 중국의 원조로 도로가 만들어 졌다. 중국과 인도의 사이에 있는 네팔은 양쪽의 강대국 사이에서 어려움도 있겠지만 외교적 역량을 잘 발휘해서 양국의 원조도 잘 받아 내는 것처럼 보였다.

도로 양쪽길가에는 샤브로 베시에서 물건을 사가지고 산골 마을로 돌아가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다. 샤브로 베시는 우리나라 면소재지 정도 규모의 마을로 랑탕 트레킹 코스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근처 마을주민의 생필품을 비롯해 등산에 필요한 것들과 관광 기념품들까지도 팔고 있었다. 배낭을 메고 숙소로 가다 한 상점 앞에 베틀을 놓고 천을 짜는 아주머니를 보았다. 우리나라의 베틀과 거의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베틀로 천을 짜는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이곳에서 베틀을 보니 반가워 한참동안 구경을 했다. 비비는 한참을 구경하는 나에게 전에는 집안에서 천을 짜서 상점에 가지고 나왔는데. 요즈음에는 직접 베틀을 가게 앞에 놓고 관광객들에게 보여주며 장사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우리나라 관광지에서 호객하는 모습보다는 나아 보였다. 나는 가게에서 파는 장갑 하나를 사며 구경 값을 대신 했다.

샤브로 베시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한일은 카트만두에 가는 차표를 예약 하는 일이었다. 카트만두에 가는 교통편은 대중교통 버스와 지프가 있다. 버스는 승객도 많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지프는 한번 타면 휴게소에서 잠시 쉬는 것을 제외 하고는 카트만두 까지 빠르게 갈 수 있다. 하루 종일 버스를 타고 가는 고단함을 알고 있기에 지프로 예약을 했다.

차표를 예약 하고 나마스테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 이름은 호텔이라고 하지만 시설 등이 열악 한곳이 많았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다.

여러 날을 산속 마을에서 지내다 보니 제대로 샤워를 하지 못했는데 샤워를 하고나니 한결 마음이 가벼웠다. 샤워를 마치고 가볍게 샤브로 베시 시내를 산책하는 여유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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