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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과 은의 차이

을과 은의 차이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6.08.19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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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경(여주심리상담센터장)
어느 사람이 말한다. 나는 살면서 받은 게 하나도 없다고, 어느 사람이 말한다. 나는 받을 것이 하나도 없다. 무슨 차이일까? 결과로는 두 사람 모두 아무것도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다른 것이 느껴졌다. 받은 것이 하나도 없다는 사람은 갈구 하는 것이 있다.


받은 게 없으니 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는 것이련만 받을 것이 없다는 사람은 더 이상의 기대가 없다는 뜻이다. 받을 것이 없으니 기대도 없고 희망도 없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점점 화려해진다.


오색이 찬란하다 못해 색들이 쉴 사이 없이 전등 위와 아래서 번쩍이며 시선을 잡는 복잡하고 화려함에 눈과 입이 벌어진다.


이전에는 무엇을 가지고 싶으면 상상을 하고 그려 보기도 하고 오로지 한 가지를 생각했다면 현대는 원하는 한 가지 안에 또 다른 상자들이 줄을 서 있어서 그 중에 또 골라야만 한다. 연휴에 터미널에 누구를 보내 드리려고 갔다가 주차비를 아끼려고 매장에 들렸다.


그곳에는 물건들이 종류를 헤아리기가 힘들게 다양한 모양들을 하고 ‘이래도 당신이 원 하는게 없어’라며 구매를 유혹한다.


그런데 고르려고 하니 너무 종류가 많아 오히려 나의 선택을 혼란스럽게 하고 정말 내가 무엇을 원했는지를 망각하고 말았다.


잠시 지친 눈동자와 다리를 쉬게 하고서야 겨우 이곳에는 단지 주차비를 좀 아껴 보려고 들어왔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고 지친 발걸음으로 그냥 주차비 내지 뭐라는 심정과 함께 나의 하루 중 소중한 시간을 낭비한 후 손실만 보고 돌아 왔다.


우리들의 일상을 돌아보면 이러한 본질을 잊고 겉의 화려한 포장이 본연의 역할보다 상위에 있는 경우를 무진장 많이 만난다.


이전에는 소박하던 종이들도 이제는 종이에 금을 입힌 듯이 화려하다. 광고지를 받으면 버리기가 아깝다. 좋은 종이에 각 기관들의 소식지 역시도 그렇다.


원 본질이 이러한 종이의 옷 자랑이었는지 싶을 정도로 두껍고 화려하다.


그 안의 내용에 들이는 공보다 종이의 화려함으로 꾸미는데 들이는 돈과 시간들이 진정으로 자신들이 해야 하는 기관 역할, 업무들과 걸 맞는지도 한번은 챙겨볼 일이다.


우리는 서로 살면서 본질이 무엇인지를 너무 쉽게 잊고 사는 것 같다. 사람이 산다는 것이 비교를 하기 위해 사는 것도 아니고 싸우고 경쟁하고 인정받으려 사는 것도 아닌데 산다는 순수한 그대로의 언행길이 너무 자랑에 무게를 싣다보니 거만해지게 되고 남을 쉽게 대하게되는 것 같다.


모집단에서 나오는 말 가운데 가장 화가 날 때는 자신을 존중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이란다. 무시란 존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자신 스스로 존재의 가치를 손상시키지 않도록 노력해야하는 중요한 선행 작업과 함께 같이 마음을 나누는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화려함보다는 생색내지 않는 소박함이 더 나을 것이다.


이득을 따라 움직이는 약삭빠름보다 그냥 둔하나 소박한 사람들이 그립다. 투박한 한지 내음이 나는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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