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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우와 직녀

견우와 직녀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4.08.11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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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용진(시인, 전 미주한국문인협회 회장, 미국 샌디에고 거주, 여주출신)
직녀야
오늘이 칠월 육석이다.
내가 너에게 거의 다 왔다.
내일이면 만나겠구나.


수줍어
구름 면사포로
얼굴을 가리지 말고
네가 정성껏 짠 명주 필
진홍 저고리, 옥색 치마로
곱게 단장하고 달려오려무나.
아무리 기쁘더라도
눈물일랑 옷고름에 감추고
초생 달 미소로 맞아다오.


나는 너를 내 등에 업고
신나서 춤을 추며
별과 별 사이를
어두움과 빛 사이를
하늘과 땅 사이를
마구 건너뛰리라.


네 할아버지 옥황상제가
우리 둘의 만남을 훼방하여
목동인 나는 동쪽에
손녀인 너는 서쪽에 갈라놓아
해마다 칠석날만 만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나의 사랑 직녀야!
어서 사뿐 사뿐
오작교를 건너오너라.
우리의 행복한 만남을 위하여...


오늘 밤은
은하수로 하늘에 장식을 하고
나는 노래를 부르고,
너는 춤을 추고
합환주(合歡酒)를 서로 나누며
달이 서산에 기울도록
단꿈을 꾸자꾸나.


내일은 칠월 팔석
너와 내가 흘린 눈물이
연우(烟雨)가 되어 내리리니
이도령과 춘향이가 만나듯
너와나의 만남을 위하여
오작교(烏鵲橋)를 놓다가 머리가 벗겨진
까마귀와 까치들을 불러서
위로의 잔치를 벌이고,
춤과 노래로
축제의 향연을 베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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