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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3.10.25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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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유중 - 42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대동기문(大東奇聞)에 나오는 옛이야기 한토막이다. 병자호란이 일어나 백성들은 피난길을 떠나기에 정신이 없었다. 조정이 수도를 강화로 옮기려 하자 대부분의 백성들도 ‘강화는 천연의 요새라 믿을 만한 곳이니 피난을 강화로 가자’고 하였다. 그러나 아직 나이 어린 민유중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임금님이 가시는 곳에는 으레 적군이 따르기 마련이라고 들었습니다. 강화로 가는 것은 반대입니다.” 결국 민유중의 가족은 영남으로 피난을 갔고 일가가 모두 안전할 수 있었다. 이때 민유중의 나이 겨우 일곱 살이었다고 한다.
 

민유중(閔維重 1630~1687)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지숙(持叔). 호는 둔촌(屯村). 아버지는 강원도 관찰사 민광훈(閔光勳)이고 민정중의 동생이다. 1649년 진사가 되고 1651년 증광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병조좌랑, 사헌부 지평, 경성판관을 거쳐 전라도관찰사, 이조참의, 충청도관찰사를 지냈다. 이후 형조판서, 한성부판윤, 호조·공조·병조판서가 되었으며 1681년 3월 딸이 왕비에 책봉되자 여양부원군(驪陽府院君)에 봉해지고 이어 돈녕부영사(敦寧府領事)가 되었다.
 

이듬해에 금위영(禁衛營)의 창설을 주도하여 병권과 재정권을 모두 관장하였는데 외척이 벼슬을 하여 국가의 변란을 초래하였다는 교리 이징명(李徵明)의 상소가 있자 관직에서 물러나 두문불출하다 죽었다.


1657년 민유중이 사헌부 지평으로 있다가 함경도 경성판관으로 체직될 당시 사건하나가 연루되어 있었다. 종친인 낭선군(朗善君) 이우가 “동생 이간이 저의 종을 빌려 임금의 거둥에 참여하러 가던 중 이간의 말이 민유중의 말과 대궐 문밖에서 서로 싸우자 양쪽의 종들이 싸움을 벌이게 되었는데 이때 민유중의 종이 저희 형제의 이름을 들먹이며 방자하게 욕을 하였습니다”라는 단자를 종부시(宗簿寺)에 올렸다.
 

이 사건은 민유중이 이우의 종을 잡아가두고 형신(刑訊) 끝에 죽게 한 일로 발전되었고 이것이 종실을 업신여긴 괘씸죄로 확대되어 장령 오두인(吳斗寅)은 북청판관으로, 민유중은 경성판관으로 쫓겨가게 되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의 실상은 이러했다. 1657년 2월 말경에 무뢰인들이 칼을 빼들고 서로 싸운다는 말을 듣고 오두인이 그들을 붙잡아 들였는데 이들은 낭선군의 하인으로 홍귀종(洪貴宗)과 강시망(姜時望)이었다. 원한을 품은 이들은 3월4일 민유중의 종을 오두인의 종으로 착각하고 피를 토하도록 마구 때리며 사헌부 관리들을 욕했다.
 

당시 주변사람들의 증언을 들은 오두인과 민유중은 이들을 잡아다가 형신을 가하고 옥에 가두었는데 며칠 뒤 한사람이 죽었던 것이다. 이일로 3정승까지 나섰으나 왕손(王孫)이 사노(私奴)에게 치욕을 당했다고 느끼고 있던 효종임금의 마음을 돌이킬 수는 없었다. 민유중은 억울하게 경성으로 쫓겨갔지만 백성들을 잘 다스렸기에 그가 떠나올 때 어린아이로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모두 수레를 가로막고 눈물을 흘리며 이별을 슬퍼하였고 비석을 7개나 세워 그의 덕을 칭송하였다.
 

민유중은 둘째딸 인현왕후(仁顯王后)가 폐위되기 2년 전인 1687년 6월에 죽었다. “여양부원군 민유중이 졸했는데 나이가 58세였다. 민유중은 성격이 강직하며 방정하고 총명하여 통달했었는데 형 민정중(閔鼎重)과 함께 경술(經術)을 가지고 진출하여 사람들의 두터운 인망을 받았다. 조정에 벼슬을 함에 언론이 준엄하고 단정하여 업적이 융성하게 나타났고 집에 있을 때에는 행의(行誼)가 독실하여 예법으로 자신을 제어하였으니 임금이 왕비를 그의 가문에서 정하였음은 대개 그의 가법(家法)이 올바름을 살폈기 때문이다. 이때 민유중이 서전(西銓)의 장관으로 있으면서 위계가 보국(輔國)에 올랐으므로 아침저녁 사이에 대배(大拜)하게 되었었는데 국가의 제도에 얽매여 기밀한 요직을 모두 내놓고 마침내 등용하지 못하게 되므로 여론이 애석하게 여겼다. …” 시호는 문정(文貞). 묘는 능현동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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