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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3.07.2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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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 31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월상계택(月象谿澤)이란 이른바 조선 중기를 대표하는 4대 문장가를 일컫는 말이니 월사(月沙) 이정구(李廷龜), 상촌(象村) 신흠(申欽), 계곡(谿谷) 장유(張維), 택당(澤堂) 이식(李植)이 그들이다.
 

이식(李植 1584-1647) 본관은 덕수(德水), 자는 여고(汝固), 호는 택당(澤堂), 남궁외사(南宮外士), 택구거사(澤癯居士), 일표거사(一瓢居士). 좌찬성에 증직된 이안성(李安性)의 아들이고 어머니는 공조참판 윤옥(尹玉)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병약하여 13세에 외가댁이 있는 여주로 내려와 요양과 함께 글공부를 병행하였다. 외삼촌인 윤백순(尹百順)의 지도를 받던 그는 1610년 생원시에서 3등을 하였고 그해 별시 문과에 급제하였다. 1626년 대사간, 대사성을 지내고 1638년 대제학, 1643년 대사헌, 형조·이조·예조판서를 역임하였다.
 

이식의 생애는 크게 3부분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 혼란한 전쟁기를 거치면서 학문을 배우기 시작한 학문입문기, 과거에 급제한 직후 벼슬을 버리고 여주와 지평에 은둔하면서 ‘수상칠인(水上七人)’들과 어울리며 학문에만 전념하던 학문성숙기, 인조반정·이괄의 난·정묘호란·병자호란 등 병란 속에서 자신의 정치철학을 국정에 반영하고자 했던 정치활동기가 그것이다. 파란만장했던 이식의 정치역정을 살펴보면 광해군 때는 영창대군의 죽음과 폐모론이 일어나자 스스로 면직을 청하고는 “세상에 도가 없을 때도 나는 숨지 않을 것이며(無道吾不隱), 세상에 도가 있어도 나는 나가지 않겠다(有道吾不出)”며 자신의 의지를 피력했고, 반정 이후 인조의 아버지인 정원대원군(定遠大院君)의 추숭문제가 논의되자 반정공신들의 찬성론에 맞서 반대하기도 하였다. 인조 때 서인과 남인으로 붕당이 갈라져 있었는데 율곡 이이의 문묘 종사문제를 두고 찬성하는 서인과 반대하는 남인이 대립하고 있을 때 “이는 나라의 대사이니 마땅히 온 나라의 정론을 기다려야 한다. 율곡의 도학이 부족한 바가 있어서가 아니라 지금 나라 사람의 반수가 따르지 않는데도 억눌러서 시행하려 한다면 이는 공평한 것이 못된다”며 당론에 휩쓸리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일을 처리하였다.
 

어려서 임진왜란을 겪었고 관직에 있을 때 정묘호란을 겪은 이식은 청나라가 곧 군사를 일으켜 다시 쳐들어 올 것을 확신하고 이에 대한 대비책으로 전국민을 대상으로 군대를 조직하는 이른바 국민개병제(國民皆兵制)에 바탕을 둔 양병설을 주장하였다. 병자호란이 발발하기 3개월 전에는 조선에 산성방어 전략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양반이나 양인 및 노비에 이르기까지 모든 백성이 혼연일치되어 전쟁에 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상소를 올렸다. 그러나 “이미 성지(城池)를 쌓았으니 적의 침입을 차단할 수 있고 이미 군사를 뽑았으니 횡행할 만 하다. 오랑캐의 후미를 제어할 수 있고 요동을 회복할 수 있다. 다시 병제(兵制)를 논의 할 필요도 없이 이것으로 충분하다”는 강경한 척화론자들의 주장에 밀려 이식의 의견은 채택되지 못하였다. 결국 조선의 전략을 간파한 청나라는 조선의 주요 방어거점인 산성을 우회하여 한양으로 진격함으로써 손쉽게 조선을 굴복시키고 말았던 것이다.
 

실록에 그의 졸기가 전한다. “인조 25년 6월13일 전 이조판서 이식이 죽었다. 소탈하고 빼어나며 통명하였고 전아하고 고상하며 검소하였다. 어려서부터 박람강기(博覽强記)하였고 문장이 절묘하여 한 시대에 우뚝하였다. 혼조(昏朝:광해군시대)에는 여강(驪江)에 물러나 살면서 임숙영(任叔英), 여이징(呂爾徵), 정백창(鄭百昌), 조문수(曺文秀)와 더불어 글짓고 술마시는 모임을 만들어 강호사이에서 노니니, 많은 사람들이 흠모하였다. 반정하게 되자 청현(淸顯)의 직을 두루 거쳤고 세 번이나 문형(文衡)을 맡았다. 병술년에 시제(試題)의 일로 죄를 얻으니 모두가 원통하게 여겼다 …” 이식의 시호는 문정(文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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