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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힌 실타래 풀기

얽힌 실타래 풀기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3.07.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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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경(여주 심리상담센터장)
비가 심하게 퍼붓고 물에 거친 흙과 돌까지 섞여 사람들이 다니려고 만들어 놓은 도로를 들추며 흘러내리는 물줄기를 보며 사뭇 두려움이 앞섰다. 마치 그동안의 사치스러운 구조물들을 쓸어 가려는 기세로 꽐꽐 성난 소리를 낸다.
 

나는 북내에 산다. 앞에 산이 있고 옆은 새로운 전원주택 단지를 조성한다고 몇 해 전부터 쓸쓸한 포크레인 한대가 열심히 산을 파고 있었는데, 이번 장마에 몇 해의 공보다 빠르게 흙더미를 해체시켜 놓아 나는 출근길에 돌 더미를 건너야만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순간 ‘왜 이런 허가를 하지? 물길하나 터놓지 않고, 기본적인 안전장치도 없이 이건 말도 안되는 일이야’라는 마음이 들면서 어디에라도 알려야 할 것 같은 생각이 스쳤다.
 

우리는 살면서 어처구니 없는 일을 보면 어딘가에 신고하고 싶다. 나의 안전에 문제가 생기고, 순간 두려움이나 공포가 찾아오면 인간은 방어라는 반응을 하게 된다.
 

많은 연구가들은 인간의 역사에 대해 늘 궁금해 하고 인간의 시작이 언제부터 였는지, 어떻게 진화 되어 왔는지 무엇이 인간을 발전시키고 살게 만드는지를 연구해 왔다. 즉 공포심에 대한 반응이라는 연구가 있다. 1800년대 인간의 역사연구를 살펴보면 매우 섬세히 작업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윈이라는 분은 종의 기원에서 단순히 생물학적 종족 보존에 대한 연구를 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감정에 대한 연구를 더 섬세히 하면서 그 단어를 ‘표현’ 이라고 1872년에 불렀다. 그는 인간의 감정 표현과 동물의 감정 표현에 대해 연구를 하면서 인간의 역사는 공포와 두려움에 관심을 가진다.
 

나는 자주 강의 때나 상담에서 다루는 주제가 우울이나 슬픔에 관련된 것을 다루면서, 공포 두려움에 대한 표현을 ‘불안’이라는 주제로 많이 다루는 편이다. 이는 안전하게 살고자하는 방어막으로 자신에게서 일어나는 불안과 공포를 잘 다루면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하는 열쇠를 알 수 있게 된다.
 

얼마 전 이야기이다. 시골에서 토박이로 오래 살던 분이, 지역 주변 개발로 인해 보상금이 지역에 지급되면서 동네사람들 사이에 갈등이 생기고, 이러한 불만을 민원으로 내는 과정에서 억울한 사연이 생겼다. 말로 억울함을 하려니 서류로 해야 하고, 증명을 해야 하고, 그래서 많이 억울함이 쌓이고 화로 병이 난 것이다. 꼬이고 꼬인 것이다.
 

상담을 오는 사람은 두려움과 공포, 불안이라는 얽힘에 무기력함이나, 오히려 분노와 화라는 감정의 보자기에 마음을 싸서 온다. 우리가 얽힌 실을 다시 쓰려면 어떻게 하는가, 정성을 가지고 실의 흐름을 따라가야 얽힌 것이 풀리듯이, 서로 마음의 흐름이 있으면 지금 내리는 장마비도 넘치지 않고 자신의 길을 찾아 흘러 갈 것이다. 넘침에는 과함이 있고 부러짐에는 서로의 고집이 있었기에 물소리가 거친 숨소리를 내리고 순하게 흘러가길 기대한다. 상담은 마음을 키우고, 교육은 뿌리를 성장 시키는 것 이여야 한다는 기본적 생각으로 상담센터를 하면서 세월의 역사 안에서 순해짐을 배운다.
 

<본지에 게재되는 모든 외부기고의 논조는 여주신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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