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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진의 食의학⑦ 겨울의 종합 비타민 감

정경진의 食의학⑦ 겨울의 종합 비타민 감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2.12.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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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진(한의원 원장)
감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시골의 어느 집을 가보더라도 감나무와 대추나무를 종종 목격할 수가 있습니다. 필자는 언젠가 하필이면 왜 감나무와 대추나무인지를 생각해 본적이 있었습니다. 알게 된 순간 저는 유레카를 외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대추나무의 대추는 한약처방에 거의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약재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여성의 불면이나 신경피로에 쓰이곤 하는 약재이기도 하구요. 이렇게 자주 이용하는 대추의 쓰임새를 볼 때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정상비약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감은 이보다 더욱 다양하게 쓰이곤 합니다. 감꼭지를 가지고 약을 쓰기도 하고 곶감의 겉에 붙어있는 하얀 가루를 약에 쓰기도 합니다. 물론 감은 물론이거니와 감잎차도 많은 질환에 응용됩니다. 이렇게 감은 어느 하나 버릴 것이 없는 민족의 전통적인 과실입니다.


감의 효능을 한 번 보자면 여느 과일보다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입니다. 비타민의 보고라 할 만큼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한 필수적인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감기예방이나 피로회복 그리고 노화방지에 탁월한 과실이기도 합니다. 떫은맛이 가지는 수렴성이 설사나 배탈을 치료하기도 하구요. 섬유질이 풍부하여 변비를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혹 탄닌의 성분 때문에 변비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변비를 예방하기도 한다는 사실도 알아두었으면 합니다. 감이나 감잎차를 상시 복용하게 되면 혈압이나 혈당관리도 가능할 수 있다는 연구보고가 있는 걸로 봐서 혈관질환이나 성인병질환에도 좋은 효과가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소화도 용이하고 칼로리도 적으면서 비타민 등 미네랄이 풍부하여 추운 겨울철 자신의 몸과 마음을 지키는 중요한 영양자원이자 종합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약이 없었던 그 옛날 그 시절, 아니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자연에서 얻어가는 생태친화적인 의학에 적응, 진화한 시스템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우리 몸을 위한 감과 우리 마음을 위한 대추가 이렇게 가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새삼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자연에서 얻는 귀한 물질들이 이제는 공장에서 얻어지고 물과 공기처럼 향유되었던 그 무엇들이 이제는 상품이 되어 사고 팔리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 것이죠. 새로운 시스템으로 대체되었다지만 그 물질 안에 들어있는 영혼은 이제 한낱 귀찮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치환되어 감사와 고마움이란 인간의 보편적 가치마저도 무시되고 쿨한 세상에 편입되어 각자가 분절되게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요. 그 옛날 추억이 돈으로 살수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금은 체험여행이라는 형태로 부활하고 시골의 어느 냇가에서 볼 수 있었던 고기잡이가 하나의 상술로 재배치되는 세상에서 감과 대추가 가지는 의미가 모든 것이 연결되고 순환한다는 생태시스템으로 전환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새삼 느끼곤 합니다.


과음한 다음날 숙취해소를 위하여 감을 복용하면 술이 깨기도 하며 이뇨작용을 돕기도 합니다. 딸꾹질이 멈추지 않을 때나 어린이들이 밤에 오줌을 싸는 경우라면 감꼭지를 다려 먹으면 효과가 있습니다. 더구나 감 과육보다 껍질에는 미네랄이 더 많이 들어있고 암 등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떫은 감은 변비가 있는 분들에게는 적당치 않습니다. 소화기능이 약한 분들도 피해야 하고요. 철이 결핍된 빈혈환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합니다. 가을과 겨울철의 종합 비타민제인 감을 자주 먹음으로써 추위와 피로를 예방하고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겠습니다.

사단법인 경기도한의사회 정경진 회장 (정경진 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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