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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2.12.17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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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희(徐熙)-②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서희는 이천에서 태어나 여주(산북면 후리 상두산)에 묻혀있다.
 

한때의 생(生)은 이천에서 받았으되 영구한 생을 여주에 의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서희의 생애를 조망하는 1천주기 추모행사가 여주를 배제하고 열린 것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이 아쉬움의 한 자락을 밑바닥에 깔고 서희의 생애를 들여다보자. “국초(고려초)에 서신일(徐神逸)이 교외에 살고 있었는데 하루는 사슴이 화살에 맞은채 달려왔다. 신일이 그 화살을 뽑고서 숨겼더니 사냥꾼이 찾지를 못하고 돌아갔다.

꿈에 한 신인(神人)이 나타나 ‘사슴은 나의 자식이다. 그대의 힘을 입어 죽지 아니 하였으니 마땅히 그대의 자손을 대대로 재상이 되게 하리라’며 사례하였다. 서신일이 나이 80이 되어 낳은 아들이 필(弼)이고 필이 희(熙)를 낳고 희가 눌(訥)을 낳았는데 과연 계속해서 태사내사령(太師內史令)이 되었고 묘정에 위패를 모셨다”-역옹패설 이제현
 

서희(徐熙 942-998) 본관은 이천(利川).
 

자는 염윤(廉允). 서필의 둘째 아들이었는데 성격이 위엄이 있고 바르며, 삼가하고 상대방을 공경하였다.


서희의 아들 눌은 수상인 문하시중을 지냈으며 눌의 딸은 현종의 비가 되었다. 성종 12년(993)에 거란이 침입하자 서희는 중군사가 되어 시중 박양유, 문하시중 최량과 함께 군사를 이끌고 북계에 나아가 적에 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전세가 불리해 지자 조정 안에서는 항복하자는 주장과 대동강 이북의 땅을 내어주자는 할지론(割地論)까지 나오기에 이르렀다. 성종은 땅을 내어주자는 주장을 쫓아 서경의 창고 곡식을 백성에게 나누어주고 남는 양곡은 적이 이용할까 두려워 대동강에 던져 버릴 것을 명하였다. 이때 서희가 “식량이 넉넉하면 성을 지킬 수 있고 싸움에서 승리할 수도 있습니다. 전쟁의 승패는 병력이 강하고 약한데 만 달린 것이 아니라 적의 약점을 잘 알고 행동하면 되는 것입니다. 더구나 양식은 백성의 생명과 같은 것입니다. 설령 적에게 이용될지언정 어찌 헛되이 강물에 버릴 수 있겠습니까?” 하니 성종이 그의 의견을 옳게 여겨 그만두게 하였다.
 

거란의 장수 소손녕이 “80만 명의 군사가 도착하였다. 만일 강변까지 나와서 항복하지 않으면 섬멸할 것이니 군신들은 빨리 우리 군영 앞에 와서 항복하라”고 위협하며, “고려가 신라 땅에서 일어났으나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고구려 땅을 침식하고 있고 우리 거란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바다 건너 송나라를 섬기는 까닭에 정벌하러 왔으니 땅을 떼어 바치고 국교를 회복하면 무사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에 서희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는 고구려의 후계자라, 그러므로 나라 이름을 고려라 하였다. 그리고 경계를 가지고 말한다면 귀국의 동경이 우리 국토 안에 들어와야 한다. 또 압록강 안팎도 우리 땅인데 지금 여진이 가로막고 있다. 그러니 국교가 통하지 못하는 것은 여진 탓이다. 만일 여진을 구축하고 우리의 땅을 돌려주어 길이 통하게 되면 어찌 국교를 맺지 않겠는가?” 하고 당당히 맞섰다.
 

더구나 소손녕이 대국의 귀인으로 자부하고 하대(下待)하려 하자 이를 거부하고 동등한 예를 주장하며, 화를 내며 숙소로 돌아와 누워 움직이지 않아다. 마침내 소손녕은 거란의 임금 성종의 지시를 받아 철수하였다. 서희는 거란의 80만 대군을 혼자서 물리친 외교가다. 외교담판에서 서희가 거둔 승리는 개인적인 차원에서 보면 그의 외교적인 승리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고려란 민족국가의 역사성, 고려의 국력에 기초한 고려외교의 자주성과 유연성이 뒷받침된 승리라 할 수 있다.
 

거란의 1차 침입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면서 강동 6주의 영토를 확장한 서희의 외교술은 통일을 갈망하면서 새천년, 세계로 뻗어가려는 우리에게 타산지석의 교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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