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세요

코끼리가 어떻게 생겼는지 아세요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2.12.07 14:3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윤희경(여주정신건강센터장)
며칠 전 한 프로에서 청주에 있는 맹학교에서 미술 기부봉사를 하는 화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코끼리에 대해 알려주고자 한 번도 코끼리를 보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코끼리를 만져보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여 실행해보는 프로그램을 보며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아이들이 상상하는 코끼리는 아주 작아 초등학생 키보다도 작다고 상상하기도 하고, 어느 아이는 자신의 팔이 늘어 날 수 있는 최대한을 늘려 클 것이라고만 상상하기도 한다. 나는 코끼리를 보려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구석구석을 세심히 볼 수도 있건만 나의 눈을 감고 코끼리를 생각하니, 커다란 덩치와 길다란 코만 생각나고 자세한 코끼리에 대해서 만지고 고민하며 알고자 애쓰던 아이들보다도 모르는 것이 아니겠는가, 우리는 스쳐 지나가는 많은 관계 속에서도 이것과 같이 대충 훑어 보고 안다고 하는 것이 너무 많다. 눈에 인식된 형상만으로 우리는 그것을 안다고 하지 않았는지를 뒤돌아보고 생각해본다.
 

시간의 흐름 속에 우리는 참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살아가고 있다. 시간이 흘러 돌아보는 순간 내가 그의 다리를 잡고 그는 이런 것이라 아는 척을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것이 좋은 이야기라 해가 되지 않는 이야기라면 큰 허물이 되지 않겠으나, 그 말이 상대의 인생에 독을 주는 말이라면 어떠하겠는가, 그런데 참으로 안타까운 일은 인간관계에서는 좋은 일 보다 남의 가십거리가 오히려 더 힘을 가지고 흠집을 낸다. 그래서 아픈 것이다. 자신이 아픈 것이 아니라 처음엔 남이 아프지만 남이 받은 독이 오래 품어 역으로 반향이 되면 독을 뱉은 자신이 아프게 되는게 세상의 이치라 했다.
 

나도 너도 우리 모두 좋은 마음으로든 좋지 못한 마음으로든 실수를 하고 살아간다. 실수를 한다는 것이 문제 되는 것보다, 실수 후의 나의 태도가 더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실수를 남의 탓으로 하여 화나고 속상함을 키울 것인지, 아니면 이러한 기회에 나를 돌아보고 왜 그런 실수를 하게 된 것인지를 성장의 기회로 가져 갈수 있다면 이것은 절대로 손해 보는 실수가 아니라 실수에게서 성장을 배우는 공부를 한 것이다.
 

벌써 12월 시간을 한정지어 둔 것은 아마 이러한 우리들의 모습을 시간의 경계를 지어두고 돌아보며 스스로를 성찰 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보게 하기 위한 유한한 시간의 지혜이지 않을까 싶다. 달력을 한 장씩 넘기며 보내온 일년이라는 가운데 한 고개를 남겨두고 주변을 정리해보고 부족 했던 것과 잘 한 것들을 정리해 보게 하는 참 좋은 기회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시간은 어찌 이리도 빨리 가는지 늘 어딘가에 흔적을 제대로 옹골지게 묻혀 두지도 못하였건만 하루라는 시간의 더하기에 묻어서 벌써 12월의 정리를 해야 할 시간이 온 것이다.
 

올해는 코끼리를 제대로 보고자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잘 믿는 편이라 자주 사람에게 상처를 받는다. 이것이 장점이기도 하지만 어느 경우엔 아주 단점으로 오기도 한다. 믿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나와 나눈 이야기들로 나의 발등을 지긋이 밟아 올 때면 난 어찌 해야 하나 순간 당황한다. 정신 건강을 하기위해 남들보다 빨리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어느 땐 서운함이 꽤 오래 가기도 한다.
 

나의 인생관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세상에 사랑하는 사람을 많이 가지더라도 미워하는 사람 단 한사람이라도 갖지 말자이다. 오늘을 또 그렇게 나는 살아보련다.


<본지에 게재되는 모든 외부기고의 논조는 여주신문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