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이 말을 걸다- 기억의 삭제

조용연 주필 

2019-11-04     편집국

어느 한적한 민박집 벽에 붙어 있는 장치,

“여기서 아픈 기억은 지우세요.”

“버릴 기억은 이곳에”

손을 갖다 대는 위치는 회로기판과 연결되어 있었다.

딜리트(delete) 한 번 누르면 다 날아가는 컴퓨터 자판 위의 세상,

우리 인간사 고달픈 기억도 저렇게 손바닥 한번 대고 다 지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펜션 주인의 기발한 상상력에 쓴 웃음을 지으면서도 다시 생각해 본다.

“사람은 기억이다”라는 명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