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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문화

아파트 문화

  • 기자명 유지순(본사 객원논설위원)
  • 입력 2009.05.1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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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도시는 물론이고 시골 구석구석에도 수없이 많은 고층아파트가 우뚝 서 있다. 현재 우리나라 아파트가 전체가구수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땅은 좁고 인구는 많으니 국민의 안락한 주거를 위해 당연한 귀결이다. 동남아나 중국 같은 나라에서도 우리나라의 아파트가 본보기가 되어 있다고 한다. 1958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손으로 처음 지어진 것이 서울의 종암아파트다. 종암아파트를 시작으로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아파트가 건축되기 시작한 시기가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걸쳐서다. 5.16 이후 정부의 경제개발과 함께 주택대량 공급으로 아파트 붐을 조성하게 되었다. 그동안 오래되어 낡은 저층이었던 아파트가 고층으로 재건축 된 곳도 많다. 이렇게 아파트의 역사도 수십 년이 되었고 아파트의 수도 많으니, 아파트는 이제 근대화의 산물을 넘어 대다수 국민의 삶의 모습이자 하나의 문화가 되었다. 이 시점에서 아파트 문화도 고차원적으로 정착을 해야 한다. 도회지에 사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시골에 살던 사람들도 모두 살기에 편리한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다. 아파트가 들어선지 몇 십 년이 되었다고 하지만 아직도 아파트문화는 바꾸어야 할 것이 많다. 아파트에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될 예의이며 이웃 간의 배려다. 눈만 뜨면 마당 쓸어야 되고, 철철이 마당과 집주변 관리와 풀 뽑기, 수선이 필요한 집안의 크고 작은 많은 일, 집을 비울 수 없는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는 이런 것들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니 살기에 편리한 것이 사실이다. 또 아파트는 단독 주택과 달리 쓰레기 처리를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만든 재질에 따라 분리해 넣을 수 있는 통이 마련되어 있고, 재생이 되지 않는 쓰레기는 종량제 봉투에 넣어 아무 때나 수거함에 버리면 된다. 그 중에 제일 비중이 큰 것이 쓰레기 버리는 문제다. 재생 쓰레기는 버리는 시간이 정해져 있는데다 분리할 때 대개 아파트 경비원들이 도와주어 잘 처리가 된다. 음식물은 비료를 만들어 사용하려면 비닐 조각 같은 것이 들어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 음식물 쓰레기는 물이 흐르므로 비닐봉투에 넣어 수거함에 넣어야 하는데 개중에는 음식물 쓰레기가 담긴 비닐봉투를 그대로 수거함에 넣는 사람이 꼭 있다. 음식물 수거함 속에 음식물이 들어있는 채 버려진 비닐봉투를 보면 왜 그리 화가 나는지 모르겠다. 쓰레기 문제뿐이 아니다. 지하 주차장의 주차예절도 꼭 지켜야 할 덕목이다. 여기저기 써 붙인 주차법칙을 무시하고 아무렇게나 대 놓는 바람에 벽이 새까맣게 끌렀다. 수십 대의 차들 중에서 규칙대로 주차한 차는 몇 대 밖에 되지 않으니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장애인이나 물건을 나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입구에도 차를 대고 소방차전용도로라고 씌어 있는 길 위에도 버젓이 차를 대 놓는 사람들이 있다. 꼭 안면을 몰수하고 사는 사람들의 행동 같다. 이웃에서 울리는 소음도 참기 힘든 일이다. 아이들이 뛰는 것을 어떻게 막을 수는 없겠지만 공동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뛰고 싶어도 참고 자제하는 힘을 길러 주어야 한다. 아파트 정원에 핀 꽃을 아무 생각 없이 꺾는 아이들도 문제다. 예쁘게 핀 꽃을 엄마 따라 나온 아이들이 재미 삼아 꺾는다. “꽃을 꺾으면 안 된다”고 말하면 “많이 피어 있는데 조금 꺾으면 어때서요” 하고 아이를 말리기는커녕 오히려 잔소리 한다고 싸우러 덤비는 엄마도 있다. 맑은 날 베란다 물청소를 해서 밑에 층에서 널어놓은 빨래나 말리던 호박 가지 등을 적시는 경우 밑에서 물벼락을 맞은 집은 화가 나지 않을 수 없다. 베란다에 나와서 담배 피워 피해를 주는 경우, 아무 때나 이불을 털어 먼지를 날리는 일, 아파트에서 살면서 지켜야 할 일이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반 이상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남을 더 배려하는 문화로 정착되어야 한다. 앞으로 점점 아파트의 역사는 길어가고 아파트의 수는 더 많아지는 이 때 보기 좋은 아파트의 문화를 만들어서 후손들이 안락하고 편안하며 즐겁게 살 수 있는 아파트로 확실히 정착 시켜야 하는 것이 우리가 지금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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