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주의 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의견

여주의 마이스터고등학교 설립에 대한 의견

  • 기자명 권동수(본사 객원논설위원)
  • 입력 2009.03.30 09:3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거 당시 공약으로 제시한 ‘고교 다양화 300’ 프로젝트 중 산업체가 요구하는 중견기술인력 양성·육성을 목적으로 전문계 특성화 고등학교인 마이스터고등학교(이하 마이스터고)를 50여개 육성할 계획을 밝히고 2008년 10월에 9개교, 2009년 1월 12개교를 선정 발표하였다. 선정된 마이스터고는 2009년 10월에 신입생을 모집하여 2010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그리고 교과부는 2011년 개교를 목표로 올 하반기에 마이스터고 3차 선정을 계획 중이며, 2011년까지 마이스터고를 50개교까지 확대, 지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마이스터고 선정에 많은 전문계 고등학교가 사활을 거는 이유는 그만큼 매력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막대한 예산 지원과 전국단위 모집을 원칙으로 일정비율 해당지역 학생을 선발하는 학생선발권, 교육과정의 자율적 편성권, 교장공모, 재학생에 대한 수업료 전액 면제, 졸업 후 연계된 산업체 취업, 최대 4년간 입대 연기, 입대 시 특기병 복무, 제대 후 산업체 복귀 등의 혜택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 실정을 감안할 때 마이스터고의 성공 여부는 불투명하다. 많은 전문가들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나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발표된 「한국형 마이스터고 도입·육성방안」은 기간산업의 기능장·장인을 육성한다는 근본 목표에 도달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고교에서는 취업보다 진학을 우선하는 교육풍토 개선, 체계적으로 기능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 인력 확보에 어려움이 없는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의 마이스터고 육성사업 참여 확산, 전문계고 서열화 타파 등 산재한 과제를 어떻게 해결하는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했다. 이미 마이스터고 육성과정과 유사한 산학협력연계과정, 기업공고 맞춤형 과정, 전문계특성화학교, 전문계특수목적고 등을 육성하는 제도가 실시되었으나, 학생들의 실제 취업률은 과거보다 낮아지는 현실은 마이스터고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지게 한다. 이에 대안으로 제시하는 것이 5년제 교육과정 운영, 마이스터대학이나 대학원과 연계할 수 있는 교육과정 마련, 산업현장이 요구하는 현장체험적 교육과정 반영, 산업인력 소요수 산정 등이 마이스터고의 안정적 정착을 담보할 수 있다고 한다. 여주의 명문고교인 여주자영농고도 농업전문기능인을 육성할 목적으로 2차 마이스터고 선정에 참여했지만 선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3차 선정에 참여할 계획이다. 누구나 현재 농업전문인력 육성이 필요함은 인정한다. 그리고 여주자영농고는 학교의 규모나 농업교육 시설, 5년제 교육 과정을 운영할 수 있는 전문경영학교를 보유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극복할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그러나 여주자영농고의 최근의 교육성과를 살펴보면 선정 탈락은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지금까지 여주자영농고는 실업계고, 특성화고, 특수목적고의 변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특성화고나 특수목적고로서 창조적인 학교경영을 통한 농업분야의 우수한 인재육성이라는 교육목표에 발전적으로 부합했는지 반문해 보면 과거 여주농고로서 인재 육성과 비교하면 너무나 참담한 결과였다는 사실 뿐이다. 막대한 예산 지원과 교육과정 운영의 자율권, 학교경영 자율권이라는 혜택에도 교육 내용면에 창조적 경영 마인드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반증의 결과를 보면, 혜택에 비해 교육적 효과를 기대만큼 창조하지 못했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이에 대한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학교경영에 있어 지역 유관 기관의 협조와 지역주민의 참여를 등한시했다는 것이다. 학교도 지역사회의 일부이다. 학교교육 발전이 지역사회의 발전이라는 의식을 지역주민이 공유할 때 교육효과는 극대화될 것이다. 그리고 투명한 학교경영이 확보될 때 학교에 대한 신뢰성이 생기게 마련이다. 여주자영농고가 마이스터고의 선정을 위해 우선 시급한 해결과제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투명성 확보이고, 더불어 산업 협력체와 공고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자 하는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단순한 외연적 확장을 위한 교육행정적 접근은 실효가 없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다. 현재 전문계 특목고로서 전국적으로 벤치마킹할 수 있는 독창적인 교육프로그램이 있는지 의심스럽다. 이런 측면에서 여주자영농고도 우선 현재의 특목고 자격에 부합하는 교육적 성과를 축적하는 일에 창조적 학교경영 마인드가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과연 여주자영농고가 마이스터고의 취지를 살리고 발전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는지 선정에 관계하는 모든 분들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교육업적을 꼼꼼히 따지고 미래를 예측해야 할 것이다. 혹여 명성이나 분위기, 인정의 발상으로만 선정이 된다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 교육예산의 낭비라는 지탄을 피해갈 수 없을 것이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