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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한국교육을 바라며

아름다운 한국교육을 바라며

  • 기자명 권동수(본사 객원논설위원)
  • 입력 2009.02.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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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해 10월에 치러진 전국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발표한 것과 관련하여 사회 전반이 떠들썩하다. 결과가 좋지 않은 시·도교육청 관계자들은 해명을 위한 결과 분석으로 우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 일에 정작 필요한 신학기 준비 업무는 미뤄진 상태다. 심도 있는 분석을 근거로 차분한 대책이 필요함에도 책임 추궁의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대책은 고작 교원 인사 불이익 방침을 통한 학교 책임 전가 뿐, 창의적이고 효율적인 학력향상 대책이 수립되지 못하고 있다. 일제 고사 형식의 금번 평가는 시행 방법, 과정, 결과 분석에 대한 총체적 문제점을 지적함에도 국가의 교육을 책임 있게 담당하는 교육과학기술부조차 지역별 서열 공개만 했을 뿐, 나타난 결과에 대한 다양한 원인 분석에서부터 문제점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가 전혀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올 10월 평가에서는 정교한 대책 수립을 약속하고 있지만 구체적 준비가 되었는지 궁금할 뿐이다. 교육과학기술부의 평가결과 발표에 대한 국민들의 관점도 뚜렷이 대비된다. 진보에서는 서열화로 인한 사교육 열풍 현상에 따른 공교육의 붕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고, 보수에서는 상향평준화 유도를 통한 공교육 강화라는 긍정적 시각을 피력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교육 현장에서 일제식 국가 수준 전국학업성취도평가가 시행되고, 평가 결과가 공개되는 제도가 정착되면 교육 발전을 위한 순수한 평가라기보다 정치 도구화되는 평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나아가 교육을 정치의 시녀로 만들 소지를 우려하고 있다. 이는 올 4월에 실시할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벌써 평가 결과가 표심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 감지되고 있고, 성취 수준이 하위인 시·도 교육청에서의 평가 결과에 따른 교원 인사 불이익 방침 대책은 결국 학교 현장에 학력 위주의 강제적 교육을 강요하여 교육의 공공성을 훼손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교육은 학력 신장 외에도 교육정책과 철학을 바탕으로 한 바람직한 인성의 조화로운 전인적 인재 육성이 목표임에도 인지적 측면으로 국한하여 편협한 교육 평가로 흐를 위험성을 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교육 전문가와 시·도교육청 학업성취도 평가 담당자들의 평가 결과 공개 반대 의견을 밝혔음에도 무시하고 공개를 강행함으로써, 학력 격차에 대한 원인 분석과 교육정책 등의 개선을 통한 대책 마련을 하지 않은 책임을 오롯이 학교에 전가하여 정부 교육 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수용시키려는 의도가 의심된다. 교과부에서 16일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공개에서 학력 수준이 차이가 나는 이유를 단지 ‘교장의 리더십’이나 ‘교사의 열정’ 등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검증되지 않은 분석은 이런 의도를 반증하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교육전문가들은 평가의 순수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통제 변인을 통한 신뢰성과 타당성을 마련하고 정부에서 먼저 부모의 소득 등 학생의 사회경제적 배경, 지역의 교육 인프라, 교육예산의 투입 정도, 학생 규모 등 학력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를 고려하여 진단하고 분석하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또한 평가원이 최근 낸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체제 개선연구’ 보고서에서도 교육 전문가들은 “학업성취도 평가는 표집으로 하는 것이 적합하며, 평가 결과를 교사의 책무성을 묻는 자료로 활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음에도 이번 공개는 현 정부가 많은 교육 정책을 의견 수렴 없이 강행하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의 행보라 의심할 수 있다. 세계 속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국내의 선의의 경쟁이 필요하다. 하지만 인지적 측면만 경쟁의 전부인 양 확대하는 해석은 바람직하지 않다. 성적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획일화된 평가보다 다양한 방면에서 발현되는 창조적인 능력을 평가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평가 결과에서 학력미달 학생을 도울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상향평준화로 이끌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교육 정책에 반영할 때 평가가 추구하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금 국제적 영향으로 국가적 난관에 봉착해 있다. 많은 국민들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실감을 하고 있다. 당연히 정부에 대한 신뢰성과 지지가 낮아지고 비판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정부대로 국민의 지지가 없다보니 정책의 추진력이 미약하다. 그렇다고 국민의 시선을 분산시켜 정책을 검증받지 않고 강행하는 오류는 범하지 않았으면 한다. 교육의 여러 요소 중 학업성취도 평가가 인지적 능력의 상향평준화를 목표한다면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결과의 객관적 분석을 통하여 구체적 방안을 수립하고, 타당한 추진 방법으로 순수하게 접근할 때 우리가 바라는 아름다운 교육은 성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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