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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경쟁의 의미는

한국에서 경쟁의 의미는

  • 기자명 권동수(본사 객원논설위원)
  • 입력 2008.10.17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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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텔레비전에서 가요 순위 프로그램이 유행한 적이 있다. 지금은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지만 공중파에서는 예전처럼 많지는 않다. 그러나 인터넷이라는 혁명적 도구가 유행하면서 인터넷은 실시간 검색 주제어까지 순위를 부여하여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킨다. 정보화 시대에 어울리게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순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최근에 부쩍 사회 전반에서도 각종 기준에 따라 서열을 부여하고, 순위에 밀리는 경우 낙오되거나 도태되는 현상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쉽게 말하면 우리 사회 곳곳에서 경쟁을 유도하여 살아남는 자와 죽는 자를 명확히 구분함으로써 약육강식의 사회질서를 만들어 종국에 모두가 도태되는 분위기로 치닫는 것 같다. 경쟁이 세상의 진리인양 분위기를 형성하는 최근의 모습에서 인류의 미래가 우려되는 것은 경쟁이 발전의 전부로 여기는 의식의 확산이다. 어느 시대나 어떤 사회에서나 현재에 안주하는 태도나 가치로 인해 낙오하거나 도태되는 것은 방지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경쟁은 필요하다. 경쟁이라는 무기는 함께 발전하기 위한 긍정적 무기로 활용되면 인류의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가치가 있지만, 경쟁만이 발전을 결정지을 수 있다는 맹신의 부정적 무기로 사용된다면 인류를 멸망시키는 덫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경쟁이 판치는 작금에서 우리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21세기에 접어들면서 모든 국가는 무한 경쟁의 국제 사회임을 강조하면서 경제에서까지 전쟁이라는 표현을 왕왕 쓰면서 남을 죽이지 않으면 결국 자신이 죽을 수 있다는 가정의 긴장으로 몰아넣어 삶을 사각의 링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편승해 우리 사회도 국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경쟁해야만 하고 우리 내부에서 경쟁력이 있는 자만이 살아남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여 국제적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분위기를 확산시키고 있다. 결국 이런 무한 경쟁의 가치를 강조하는 것은 경쟁이라는 참다운 의미로서 음미하기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한 목적만을 부각시켜 수단이나 방법, 과정을 무시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염려를 한다. 우리 사회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부패와 부조리, 부정 같은 문제점들이 사회의 도태를 반증하는 것이라 판단한다. 우리는 경쟁을 통해 전 세계 10위권이라는 경쟁국으로 일정 부분 발전을 이루었지만, 경쟁이 가지고 있는 부작용을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많은 사람들이 현재 사회가 살기가 힘들다고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닐까? 경쟁은 방법, 과정, 수단까지 경쟁의 가치로 인정받아야 하며, 나 혼자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함께 모두가 행복해지는 경쟁일 때 참다운 경쟁일 수 있다. 남을 도태시키는 것이 경쟁의 목적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상생하는 삶의 추구로 나타날 때 경쟁의 가치가 생겨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우리 사회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부정이나 부패의 부정적 현상의 팽배가, 경쟁이라는 참의미를 왜곡시킨 현상이라 감히 말한다. 경쟁은 발전, 사랑, 희망, 평화 등 긍정적 가치 개념에 어울려야 그 아름다움을 발할 수 있다. 역으로 낙오, 시기, 절망, 전쟁 등 부정적 의미와 어울리면 가장 추한 결말을 초래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 우리 사회의 경쟁의 개념을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8일 초등 3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국가차원의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실시되었고 15일 초등 6학년, 중등 3학년, 고등 1학년이 학업성취평가를 실시하였다. 표면적인 이유는 전체적으로 학습자의 학력 향상을 위한 맞춤식 학습을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과연 한국 사회의 경쟁의 의미에서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순수하게 그 평가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교육이 경쟁이라는 의미를 왜곡시키는 데 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닐까 염려된다. 이제 우리도 서열이나 낙오, 도태의 경쟁적 의미에서 행복, 사랑, 봉사, 희생의 가치를 담는 경쟁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모든 국민들이 참다운 삶의 발전을 위해 경쟁의 긍정적 의미를 새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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