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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의

빙의

  • 기자명 채규창(여주군 정신보건센터장)
  • 입력 2008.08.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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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운 여름이 되고 열대야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이 되면 TV에서 단골로 방영되는 여러 가지 납량특집 가운데 반드시 한 몫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빙의’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사전적인 뜻을 살펴보면 빙의란 다른 것에 몸이나 마음을 기댐 혹은 영혼이 옮겨 붙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TV에서는 주로 몸이나 마음을 기대는 행위로서의 빙의보다는 영혼이 옮겨 붙는 현상의 빙의를 다루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TV 프로그램을 보면 빙의라는 현상을 논리적이고 이론적으로 바라보기보다는 감정적이고 흥미 위주로 다가가는 경향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기는 합니다. 그러나 어찌 보면 이런 흥미위주의 접근방법을 이용하여야 시청자의 눈과 귀를 잡을 수 있다는 면을 생각하면 그런 면들이 이해되기도 합니다. 정신과적으로 빙의를 바라보면 사전적인 의미와는 기본적인 접근에서 많이 다른 면을 보입니다. 즉 사전적으로 빙의의 의미를 보면 영혼이 옮겨 붙었다는 빙의의 원인적인 측면이 정의에 포함되어 있는 반면, 정신과에서 말하는 빙의는(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빙의장애는) 의식의 변화된 상태로서 환경으로부터의 자극에 대한 반응이 감소된 상태로서 특정 지역이나 문화권에서만 나타나는 삽화적 의식변화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제 질병 코드에서는 황홀경과 빙의장애라고 명명되어 있습니다. 간단하게 빙의장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빙의장애 환자는 개인적 정체성과 주위에 대한 충분한 인지능력을 모두 일시적으로 상실합니다. 또한 환자는 다른 인격, 영혼, 신 또는 ‘힘’에 사로잡힌 듯이 행동합니다. 주의력과 인지능력은 인접한 환경의 한두 측면에 국한되거나 집중되고 반복되는 일련의 행동, 자세 및 발성을 볼 수 있습니다. 기타 종교적 엑스터시, 신비주의적 경험, 귀신들과 유사합니다. 이 상태는 환각제 중독상태나 어린이가 학대당한 후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동적 쓰기 또는 환시가 동반된 수정구슬 쳐다보기도 이 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평선만 바라보고 똑바른 길에서 오랫동안 운전할 때 몽롱상태에 빠지는 수가 있는데, 이를 highway hypnosis라고 합니다. 이러한 황홀경 유사상태는 비행기 조종사들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주의집중을 강하게 할 때 나타나는 환각, 마비, 감각장애 등 무의식적 반복행동 등도 이에 해당합니다. 정신과적으로 말하는 빙의장애의 개념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적고자 하는 내용은 빙의라는 개념에 대한 찬반에 대한 의견은 아닙니다. 다만 정신과적 빙의장애의 내용에 대한 소개라고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마치 TV에서 빙의에 대해 감성적인 면에서 접근했다고 하면 우리는 좀 더 정신과적인 면에서 접근했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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