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을 튕겨내는 브라스밴드는 멋이었다
금속의 결을 타고 흐르는 음률이
우리 푸르던 날을 감싸던 기억의 주인이다
대고(大鼓)잡이의 방망이질에 떨리던 가죽의 파동 끝
시월의 축제를 달구던 기억이 눈을 뜬다
그러고 반백의 시간을 뛰어넘어
다시 기억을 음악으로 합성하는 자리다
오랜 밥벌이 곁에 넣어주던 장단
|새벽이슬 내릴 때 돌아오는 골목길까지
이명처럼 따라오던 밤의 노랫가락
다시 가슴에다 훈장처럼 다는 아코디언
다시 바람을 부풀려 흔드는 앨토 색소폰
모로 누워 잠자던 그 시절의 노래가 눈을 비빈다
취하지 않고 견딜 수 없던 날이 화음 위에 떤다
* <대중가요의 골목길> 유튜브를 만든다 하니, 중·고교 6년을 한 반이었던 친구들이 모였다. 밴드부를 하며 실력을 갈고 닦은 그들이다. 동창들의 삶을 평생 가까이서 지켜본 아코디언과 색소폰, 아이들 키워내고 가족을 건사한 노래와 연주다. 큐 사인이 들어오고 녹음이 시작되자, 열정을 모아 선율을 타는 그들은 젊은 날 못지않았다. 아예 10여 곡을 잇달아 연주하며 희열도 함께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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