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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하혈

기어이 쏟고 말았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폭우가 살을 파고 들었다
모기도 비껴가게
피도 묽어졌다

드디어 해가 났다
너희만 햇살 끝에 매달렸구나
그래도 대롱대롱
싱싱해 참 다행이다

너희 키운 피가 쏟아진 자리
질펀하나 이내 마를 것이다
내가 죽어 너희가 산다면
다시 엎드려 긴 폭우 속에
통곡으로 기도하리라
빈 몸까지 다 내어주고

 

* 참, 전에 없이 긴 장마였다. 비도 비도 무심하게도 내렸다. 국토의 여기저기 생채기가 한  두 군데가 아니다.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게 산 사람의 몫이 아닌가.

텃밭에 매달려 있던 붉은 토마토는 물을 이기지 못하고 터져버렸다. 새끼를 키우는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아낙의 하혈을 닮았다. 아랫단에 달린 어미는 터져 쭉정이만 남고, 젊은 것들은 꼭대기에서 철없이 당당하다. 자연의 이치라고는 해도 서글픈 건 어쩔 수 없다. 가죽만 남은 어미의 통곡을 기도로 기억할 일이다.

조용연 주필  yeojup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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