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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처한 여주시 문화재를 찾아서문화재는 유산인 동시에 미래 여주시민의 재산

 

숙종 시대의 문신 민진후 신도비

용왕의 아홉 자식 중 하나로 거북의 등딱지에 용의 몸을 하고 무거운 것을 짊어지는 것을 좋아한다고 전해지는 중국 전설 속의 비희의 모습을 한 거북 모양의 석비 받침돌 귀부(龜趺)와 개석(蓋石)의 조각이 매우 정교하다. 귀부의 몸집에 비해 크게 만들어진 용머리는 입안에 여의주를 문채 송곳니를 드러내며, 우측으로 고개를 돌리고 있으며 발가락은 야무지게 땅을 딛고 있다.

여주시 가남읍 안금리 124-1번지에 있는 조선 숙종 시대의 문신이며 인현왕후의 오빠인 민진후(1659~1720) 선생 신도비의 모습이다. 1732년에 건립된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 총 높이 약 425㎝에 이르는 거대한 신도비의 조각은 당대를 대표할 만한 걸작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 앞은 농사용 프라스틱 드럼통과 퇴비가 잔뜩 쌓여있고, 신도비 안내판은 페인트가 벗겨진 채 녹이 슬어 있으며, 그 아래 신도비 울타리도 녹이 잔뜩 슬어있다. 울타리 안의 신도비 주변은 풀이 마구잡이로 자라난 채 방치되어 있으며, 비신에도 풀이 자라고 있다. 이곳에서 100여m 떨어진 안금리 쇠푸리 마을의 서측 구릉에 자리 잡은 민진후(1659~1720) 선생 묘는 여주시청 홈페이지에 여주시지정 향토유적 제6호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신도비 안내판에는 향토유적 제4호로 적혀있어 방문객을 혼란스럽게 한다.

성종 시대의 문신 임원준 묘

 

여주시 능현동 산 25-5번지에는  시와 문장이 뛰어나 명성이 자자했던 성종 시대의 문신 임원준(1423~1500) 묘가 있다. 아들 임사홍이 성종의 총애를 받고 손자인 임광재와 임숭재가 각각 예종과 성종의 부마가 되어 한때의 부귀영화를 누렸으나 중종반정으로 몰락했다.

여주시 홈페이지에는 그의 묘역 좌우에 시립한 육중한 몸집의 무인석은 머리에 투구를 쓰고, 양손을 갑옷의 소매 속에 넣고 있다. 얼굴의 윤곽선이 뚜렷하고 카이젤 수염을 기르고 있어 호인(胡人)을 묘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초기의 무인석을 대표할만한 우수한 작품이라고 적고 있다.

하지만 한가하던 그의 묘 주변은 앞에 새로 주택들이 들어서고 인근 밭에 철제 울타리가 설치되어 접근이 어려웠다. 다만 먼발치에서 보기에도 무성한 풀이 세월의 무상함을 갖게 한다.

세종대왕릉 망배소

조선시대 예종 1년인 1469년 세종대왕릉이 지금의 위치로 천장하면서 여주목으로 승격하고 역사에 처음 ‘여주’라는 고장이름을 갖게 된 이래 여주사람들은 세종대왕을 찬양하고,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 사적 제195호인 세종대왕 영릉은 1469년 헌릉(태종의 능) 서쪽 산줄기로부터 옮겨온 이후 1970년대 성역화 사업을 거쳐 여주의 대표적인 명소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은 여주에 세종대왕 관련 유적으로 영릉을 떠 올리지만 세종대왕 원찰인 신륵사와 함께 또 하나의 작은 유적이 있다. 바로 능서면 번도리 산3-15번지의 ‘영릉 망배소’다. <여주신문 인터넷판 2018년 3월 19일 ‘여주에서 세종대왕님 만나기 어렵네요’>

‘영릉 망배소’는 조선시대에 길을 가던 백성들이 세종대왕릉을 바라보며 참배한 곳이다. 이곳의 정북 방향 1km에 영릉 능역이 있으니, 세계문화유산인 세종대왕릉을 멀리서도 참배할 수 있도록 설치한 문화유적이다. 

지난 2009년 민선4기에 특별한 시설이 없던 이곳에 1천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관광객들의 참배를 위해 가로·세로 3m의 석축을 쌓아 100㎡ 규모의 망배소를 복원했다.

하지만 이후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면서 세종대왕릉을 멀리서 참배하는 본래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게 됐지만, 세종대왕릉과 관련된 유적지로서의 가치는 크다는 것이 지역 문화계의 생각이다.

그나마 논의된 것은 지난 2014년 12월 능서면 번도리 공군부대 이전에 따른 활용방안을 설명하면서, 옛 세종대왕 참배 길을 조성하여 관광 상품으로 만들자는 의견이 나왔을 뿐이다.

문화재사업소 설치 시급하다

잘 관리되고 있는 충희공 이인손 묘

여주시는 국가지정문화재 26건, 경기도지정문화재 44건, 여주시지정 향토유적 20건, 등록문화재 3건 등 모두 93건의 유무형 문화재가 있다. 동산 및 무형문화재로 분류된 문화재는 제외해도 경기도에서 가장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경기도는 문화재청의 ‘문화재 돌봄사업 추진지침’에 의거해 경기도 내 국가지정문화재 108개소, 등록문화재 24개소, 도지정문화재 383개소, 비지정문화재 327개소의 현장관리 및 경미한 범위 내 보수를 실시하여 소중한 문화재의 훼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경기도문화재돌봄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또 여주시도 관련부서에서 마을과 협업한 문화재 돌봄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문화재 훼손 예방뿐 아니라 상시적인 문화재 관리시스템 구축으로 소중한 역사문화유산이 여주시민들의 자랑인 동시에 여주시 문화관광산업의 자원으로 제대로 활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일부 유형문화재의 경우 문중에서 관심을 가지고 관리를 잘하는 곳은 국가지정사적지에 버금갈 정도로 단정하게 관리되고 있으나, 문중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지역에 연고자가 없어 관리가 부실한 일부 문화재는 탐방객들의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문화재는 조상들의 유산인 동시에 우리가 다음 세대에 온전하게 넘겨줘야 하는 우리 후손들의 재산이라는 점에서 여주시 문화재 정책의 새로운 발상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장호 기자  yeojupen@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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