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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들의 고통과 우리의 고통은 같은 것이다

당신들의 고통과 우리의 고통은 같은 것이다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0.06.2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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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편집국장

얼마 전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수도권 규제완화 내용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 발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비수도권 지역 언론들에서는 일제히 비판기사가 실렸다.

전북일보에서는 6월 1일 “선거 끝나니 되살아난 ‘수도권 규제완화’ 망령”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고 경북도민신문은 “수도권 규제완화 더 이상은 안된다”는 사설을 실었다.

이와 함께 양향자(광주 서구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법안 발의에 참여 했다가 철회했고 충북일보에서는 “이낙연 ‘수도권 규제완화 법안 계획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의 주장은 수도권으로 집중된 경제력을 해소해야 국가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기에 수도권 규제를 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와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해외공장을 철수하고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기업이 수도권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고자하는데 목적이 있다.

생산시설이 있는 수도권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중되는 산업화 시대가 있었고 부작용으로 지방은 인구고령화현상까지 겹치면서 붕괴위기를 겪는 지자체도 많다. 젊은 사람들이 사라져 아기울음소리가 멈춘지 오래고 노인들만 남아 농촌을 지키고 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여주시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여주시 산북면에는 올해 태어난 아이가 한 명도 없다. 1월에 한 명 태어난 강천면은 그 이후 아이울음이 멈추었다. 작년 여주시 전체에서 태어난 아이는 609명이다. 그런데 올해 육순을 맞는 1961년생들이 2400명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여주시의 미래는 없다. 이미 작년에 여주시는 65세가 전체인구의 20%를 넘어서 초고령화 사회가 되었다. 삶의 질도 안좋아져서 1인가구가 40%가 넘는다. 금사면은 평균연령이 54.9세다. 

그렇다고 인프라가 구축된 것도 아니다. 인구 2~3만 명인 지방농촌도시에도 정부는 수천억 원 가까운 돈을 들여 문화예술회관을 지어주었지만 여주시에는 없다. 시청은 말 그대로 건물이 썩었다. 

지방은 중앙정부에 균형발전을 해달라며 수 조원짜리 공항을 만들고, 공단을 만들지만 여주시에는 그런 것도 없다. 

바로 옆에 상류인 강원도 문막에는 수 많은 공장들이 들어서 있지만 하류인 여주시는 물이 더러워진다고 온갖 규제를 해놓았다. 수도권이라는 혜택은 없이 피해만 온전히 받고 있는 것이다. 

어찌보면 진짜 수도권 지역이 혜택을 받는 1등 국민이라면 지방은 2등 시민이고 여주시는 3등 시민인 셈이다.

우리는 지방의 소외와 붕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 고통과 공포를 잘 이해한다. 우리가 그들보다 더 절실하게 겪고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는 진짜 혜택을 보는 수도권과 피해를 보는 수도권이 있다.

수도권이 아닌 지방정부와 언론들의 주장에 동의하는 부분이 많으면서도 틀리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이것이다. 

왜 당신들만 아프다고 하는가? 

당신들이 아픈 만큼 우리는 더 아프다.

함께 아픔을 나누는 동지여야 하는데 당신들의 주장은 여주시를 3등 시민으로 만들고 있다.

당신들의 고통과 우리의 고통은 같은 것이다.

여주시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지방소외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당신들의 주장은 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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