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눈앞에 다가온 인구절벽과 경쟁 없는 사회로의 전환

눈앞에 다가온 인구절벽과 경쟁 없는 사회로의 전환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0.05.25 13:22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관우 편집국장

베이비부머 65세를 맞다

여주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은 만 59세에 해당하는 1961년 출생자들이다. 2020년 태어난 아이들이 557명인데 올해 육순을 맞는 이들은 2400명이니 4배가 훨씬 넘는다. 흔히 6.25전쟁이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데 여주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는 18,604명이고 1955년 출생한 1919명이 올해로 만 65세를 맞게 되었다. 

만 65세는 초고령화사회를 구분하는 나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이 얼마나 되는지를 두고 구분을 하는데 20%이상이면 초고령화 사회라고 한다. 이미 작년에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여주시이지만 특히 베이비부머인 1955년생이 만 65세를 맞게 되면서 앞으로 초고령화는 급격하게 가속이 붙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같게 나타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1968년부터 1974년까지 태어난 2차 베이비부머 세대가 더 많기 때문이다. ‘신세대’라는 말과 ‘오렌지족’같은 단어들을 만들었던 이들은 1998년 IMF 이전 초고도 경제성장기에 가장 자유로운 20대 초반을 보낸 세대다. 

실제로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출생자 수를 기록한 해는 1971년으로 102만 4770명이 출생했다. 올해 태어난 출생자 수가 28만 9274명인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다가올 ‘인구 절벽’을 실감할 수 있다.

여주시의 문제는 초고령화 사회가 1차 베이비부머 세대들과 함께 왔고 15년 후면 2차 베이비부머들이 65세가 되면서 인구의 절반이상을 차지하게 되는 것으로 이는 전국적인 인구위기보다 10년 이상 일찍 겪는 것이다.

경쟁할 수 없는 시대

중세시대 페스트가 휩쓸면서 하느님의 사도로 여겨졌던 성스러운 카톨릭 사제들이 쉽게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 교회의 권위는 무너졌다. 카톨릭 사제들도 페스트 앞에서는 “하나님 빽”이 소용없음을 알게 된 중세 시민들은 자유로운 르네상스 시대로 옮겨간다.

우리 세대에 닥친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바이러스 앞에서는 부자도 성스러운 사람도 쓰러져 버렸다. 그가 가진 수많은 돈과 권위도 무너져버렸다. 

사람들은 그동안 귀중하고 고귀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제대로 살아왔나?”

국민연금은 만 65세부터 지급한다. 65세 이상은 사회적으로 은퇴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은퇴한 세대가 전체인구의 절반이 넘는다는 것은 경제활동인구가 대폭 감소하는 것을 말한다. 다른 말로는 그동안 그들이 해왔던 사회적 경쟁도 사라지는 것이다. 100만 명 가까운 동료들과 대학을 가기 위해 경쟁을 하고 온갖 시험과 경쟁 앞에서 승자와 패자로 갈렸던 베이비부머들의 경쟁이 물리적으로 사라지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기존 권위의 몰락을 경험하게 해준 코로나는 당연히 여겨왔던 경쟁사회의 허상을 보여주었고 그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올라가려던 관리자가 필요 없음을 보여주었다. 사무실로 출근하지 않아도 불편함이 없었다. 이것을 못 견디고 중간 관리자들만 출근했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 관리자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드는 시기이고 경쟁을 왜 한 것인가 의문이 드는 ‘언택트’시대이다. 

65세 이상 인구가 절반을 넘게 되는데 기존의 경쟁사회가 가능할까? 기존의 경쟁을 우선하는 사회가 유지될까?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독일은 대학까지 무상교육을 실시하는 나라다. 경쟁이 없다. 독일은 최고의 선진국이고 부자나라다. 경쟁을 해야 잘 산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일시적으로 자본주의 초기에 필요할지 모르지만 일상적인 경쟁이 사회를 건강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미국이 잘 보여주고 있다. 

새로운 시대는 질문한다. 

“2020년 태어난 20만의 아이들도 우리처럼 경쟁해야 하나요?”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