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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선거 때만이라도 겸손한 정치인이 되길

기자의 눈- 선거 때만이라도 겸손한 정치인이 되길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0.03.30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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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편집국장

선거철이면 정치인의 인사는 90도를 넘어 신발이 다 보일 지경이 된다. 그러다 선거가 끝나면 빠르게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이런 모습을 위선적으로 보는 사람도 있지만 선거 기간만이라고 낮은 자세를 취하도록 하는 훈련 정도로 보면 그럭저럭 봐줄만하다.

정치인들은 우리나라의 엘리트들이다. 대부분 교수나 박사 아니면 한 분야의 일가를 이뤄 사회에서 성공한 사람들이다. 굳이 따지면 상위 1%의 사람들인데 그런 사람들이 유권자인 일반 시민들의 표를 받아야 하니 여간 기분이 상하는 일이 아니다. 

평소 같으면 만날 일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야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눈앞에서 자신의 명함을 찢는 매너 없는 유권자라도 만나면 “이걸 내가 왜 하고 있나?”하고 좌절을 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쳐 당선이 되면 얻는 것이 엄청나다. 5천만 명 가운데 선택된 300명이니 이들의 권력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여러 명의 보좌진과 높은 급여와 법률을 만들 수 있는 권한과 이로 인해 따라오는 여러 가지 부가적인 이익이 많다.

유권자들이 후보자들에게 “초심을 잃지 말아 달라”고 부탁하는 이유가 이런 까닭이다. 상위 1%의 사람들이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 선거에 나서면서 자신에게 투표해 달라고 유권자들에게 낮은 자세를 보이지만 당선되면 결국 그 정치인만 좋은 일이 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선거기간 어리석은 유권자들은 그들의 정치프레임에 빠져 춤을 추지만 눈치 빠른 사람들은 나하고 상관없는 시끄러운 날들로 기억한다. 냉소적일지 모르지만 정치인의 성공이 내 성공과 같지 않다는 점이 민주주의의 비극이다. 유권자들은 선거 때만 잠시 필요한 객체로 대상화되어 버렸다. 여기에 소수의견을 대표하는 비례대표마저 거대양당이 빼앗아버린 상황에서 이번 선거 또한 주류가 아닌 비주류 편에 선 사람들은 투표장에 가기 싫은 선거가 되어 버렸다.

정치와 선거에 희망을 잃은 사람들에게 선거란 “덜 나쁜 사람을 뽑는 거야”라고 말하기에 낯 부끄럽지만 그래도 투표는 해야 한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이론적으로 분모가 작아진다. 분자에 해당하는 투표하는 사람의 힘이 투표하지 않는 사람이 많으면 많아질수록 더 커진다. 당신이 싫어하는 사람들의 힘이 더욱 커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투표장에 가야만 한다.

그러면 투표에서 우리는 누구를 뽑아야 하나?

당연히 좋은 후보를 뽑아야 한다. 국가의 근간인 법질서를 다루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이니만큼 그 사람의 정책과 공약을 살펴야 한다. 그런데 그 전에 사전조사처럼 사람됨을 살펴야 한다. 

기본적인 사람됨이 제대로 된 사람인지? 유권자에 대한 태도는 제도로 갖추었는지? 살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공약을 말해도 사람 됨됨이가 잘못되었다면 뽑으면 안 된다. 

유권자들의 선택이 거대 정당의 이념논쟁으로 사람됨이나 정책보다 보수진보 논쟁으로 흘러가면 정말 쓰레기가 뽑힐 수 있다. 4년 아니 수십 년간 진영 논쟁으로 잘못된 사람이 우리 지역의 왕처럼 행세할 수도 있다. 

벌써부터 당선된 것처럼 거들먹거리거나 겸손하지 않은 사람을 유권자들은 골라야 한다. 사람 됨됨이를 살피고 살아온 바를 살피고 그리고 정책과 공약을 살펴야 한다.

선택의 시간이 다가올수록 하던 대로 투표하지 말고 부지런히 정보를 찾아봐야 한다. 유권자가 부지런해야 좋은 사람이 당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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